홍두희 원장 ㅣ 수원 센트럴요양병원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봄이다! 추운 것을 유난히 싫어하는 필자는 봄이 오는 것을 겨울이 시작할 때부터 기다린다. 그래서 2월 말이 되면 곧 다가올 봄 생각에 움츠렸던 어깨도 펴고, 바깥활동을 늘릴 궁리부터 한다.

오미크론 때문에 가뜩이나 위축된 사회 분위기도 한 몫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나마 야외활동은 감염 위험성을 줄이면서도 신체 활동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올 봄에 필자는 한가지 제안을 해보고 싶다. 그것은 ‘낯선 곳에 가서 운동하기’ 이다.

운동은 운동인데 왜 낯선 곳일까 하고 생각 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 운동을 하면서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 뿐 아니라 뇌 또한 운동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운동할 때를 생각해 보자. 잘 안 쓰던 근육을 스트레칭 하고, 평소보다 빠른 움직임으로 심박수를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평소와 다르게 몸을 단련한다. 그 모든 과정이 뇌에게도 자극이 되고, 규칙적인 운동은 세계보건기구에서 인지기능 저하를 줄이기 위한 예방 지침 1번으로 채택할 정도로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에 낯선 곳을 추가한 것은 바로 뇌를 좀 더 단련시키기 위함이다. 

내게 익숙한 곳은 많은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다. 매일 가는 동네 공원은 새로울 것이 별로 없다. 오가는 길에서 다른 생각을 하면서 걸어도 하나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만약 평소 안 가던 곳을 걷고 있다면? 내가 길을 잘 찾아 가는 것인지 주변 사물을 잘 살피게 되고, 혹시나 길을 잃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작은 이정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낯선 공간에 갔을 때는 모든 것이 새롭고, 흔한 철봉 하나도 평소랑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 놓여지면 본능적으로 약간의 긴장을 하게 되고, 평소 사용하지 않던 감각을 깨어나게 하며, 이 모든 자극이 뇌에 긍정적인 신호가 되어 뇌활동을 증가시킨다. 

우리가 어떤 작업을 함에 있어 처음에는 서툴다가 익숙해 지는 것은, 처음에는 뇌에서 각 근육을 움직이는 것이 하나하나 신호를 찾아가면서 이뤄지다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서 바로바로 움직임을 제어하기 때문이다. 이 때 강화되는 신호 전달 체계가 있다면 반대로 퇴화되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다. 평소 하지 않는 낯선 행동, 낯선 거리, 낯선 자극은 퇴화되는 뇌를 자극하고, 운동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생활속에서 뇌를 자극하는 좋은 방법 중에는 이전에는 너무나 당연했던 것인데 현재 사용하지 않는 것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하실 분들이 많을텐데, 일례로 전화번호 기억하기 이다. 핸드폰이 보편화되기 전 살면서 필요한 전화번호 10개 정도 기억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과연 몇 분이나 그렇게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또 하나는 네비게이션 없이 낯선 곳을 지도로 찾아가는 것이다. 복잡한 시내보다는 교외를 운전할 때 더 유용할 것 같다. 사전 준비가 아주 중요하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것은 없다. 만약의 경우 네비한테 물어보면 되니까. 필자도 가끔 해보는데, 목적지로 가는 길의 고속도로/국도의 번호를 기억하고, 몇 개의 랜드마크를 명심하도록 한다. 실제 운전할 때는 이정표 및 표지판에 주의를 기울이며 운전하면 훨씬 더 뇌가 자극이 되고, 잘 찾아갔을 때 뿌듯함이 있다. 다만 안전운전은 필수!  

생각해보면 어느 순간부터 많은 부분을 문명의 이기에 맡기고, 편하게 편하게 삶이 변화했다는 것을 느낀다. 그렇지만 적어도 인지 영역까지 기계에 맡겨만 놓으면 나의 뇌는 너무 편하게 있다 퇴화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생긴다. 오늘부터라도 근육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뇌 운동도 같이 하여 몸과 정신이 모두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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