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작가
2022 "딸에겐 아빠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저자
2020 '완벽한 하루' 저자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의미는, 두 가지로 나뉜다.

‘발신자의 의미’와 ‘수신자의 의미’다. 말하는 사람의 의미와 듣는 사람의 의미가 다를 때가 많다. 심지어 말한 사람의 의미는 관심인데, 상대방은 폭력으로 들을 때도 있다. 서로 말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가까운 사이일수록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내가 말한 의미를 정확하게 알려 줄 필요가 있고, 상대방은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가족도 그렇다.

가족은 오히려 서로 너무 잘 알고 있고, 어제든지 뭉친 마음을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심히 넘길 때가 많다. 하지만 가족일수록 더 예민하게 생각해야 하고, 한시라도 당겨서 서로의 뭉친 마음을 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더는 풀 수 없는 사이로 멀어질 수 있다. 평생 얼굴을 보지 않으면서 사는 관계도,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됐다.
 

발신자의 의미와 수신자의 의미가 다른 이유가 뭘까?

자기 처지에서만 말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혹은 ‘상대방의 의도가 뭘까?’ 하며 한 번 더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말하고 듣는 대로 받아들인다. 또 하나는 시점이다. 말하는 시점과 받아들이는 시점에 따라 그 의미도 매우 다르게 전달된다.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았는데 누군가 공부하라고 하면, 공부할 맛이 딱 떨어진다. 방을 정리하려고 하는데 누군가 정리하라고 하면, 정리하고 싶지 않게 된다. 시점이 시의적절하지 못하면 이렇듯, 반사(反射) 신경이 작동된다.
 

발신자의 의미는 중요하다. 

발신자의 의미가 있어야 수신자의 의미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발신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자기중심에 놓되, 전달하는 표현 방법이나 시점은 상대방의 처지에 맞춰야 한다. 그러면 자신이 전하고 싶은 의미를 온전히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 말하는 목적이, 자신이 말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공을 받을 사람의 상태를 보고 던져야, 상대방이 공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것과 같다. 상대방의 상태는 생각하지도 않고, 던지고 싶은 사람 마음대로 던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수신자의 의미도 중요하다.

어떻게 마음에 담느냐가 중요하다. 상대방이 전달한 의미를, 있는 그대로 살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섞어 그 색과 맛을 변형시켜서는,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한 색은 하얀색인데 검은색으로 바꿔서 마음에 담는 것이 그렇다. 상대방은 달달한 맛을 전달하고자 했는데, 쓰고 떫은맛으로 바꿔서 담는 것이 그렇다. 그렇게 귀와 마음으로 재해석한 색과 맛으로, 발신자의 의미를 받아들인다. 좋은 마음이 들 리가 있겠는가?
 

의미를 주고받는 과정은, 선순환 혹은 악순환으로 돌고 돈다.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는 몰라도 그것이 악순환이라면, 내가 그 연결고리를 선순환으로 바꾸면 어떨까?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으면, ‘에라 모르겠다!’라고 하면서 잘못 끼워진 순서대로 그냥 끼우지 말자. 앞은 잘못 끼워졌어도 내 순서부터는 올바로 끼워보자. 그러면 최소한 이후부터는 제대로 끼울 수 있다. 다 끼우고 나서는, 앞에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을 발견하고 다시 고쳐 끼울 수도 있다. 악순환의 시작을 고쳐 끼울 수 있다는 말이다. 그게 어렵다면, 최소한 악순환의 시작이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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