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한 일상 속 스트레스 관리...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출발일 것이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숨 쉴 공간”

들숨과 날숨을 통한 호흡은, 육체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 요소다. 생명 유지에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공기와 물인데, 물은 며칠 마시지 않아도 버틸 수 있지만, 숨은 몇 분만 막혀도 목숨을 잃는다. 그만큼 숨 쉴 공간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는 말처럼, 숨 쉴 공간도 단순히 생리적인 호흡만 필요한 건 아니다. 생리적인 숨 이외에 다른 숨 쉴 공간을 이렇게 표현한다. “숨 쉴 구멍”

마음이 숨 쉴 구멍이 필요하다.
빡빡한 분위기에서 조직 생활을 하는 사람은, 숨 막힌다고 표현한다. 살벌한 분위기는 함께 있는 공간의 공기를 무겁게 만든다. 무거운 공기는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마음을 짓눌러, 숨 막히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눈 돌릴 틈 없이 바쁜 일정도 마찬가지다. 좀 쉴만하면 찾고 하나 끝냈다 싶으면 다른 일이 던져지는 상황은, 정말이지 미칠 것 같다. 누구에게 대신 일을 시킬 수 없거나 미룰 수 없는 일이라면, 헉헉댈 수밖에 없다.

가장 빡빡한 조직은 뭐니 뭐니 해도 군대다.
훈련소에서부터 졸병을 벗어나기 전까지는 온 천지에 CCTV가 달린 느낌이다. 운이 좋으면 졸병을 빨리 벗어날 수 있지만, 재수 없으면 그 기간이 길어진다. 이것도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군 복무를 한 사람이라면, 졸병 때의 추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화장실에서 초코파이를 먹은 건 거의 공통적인 에피소드라, 새롭지도 않다.

너무 팽창한 풍선은 쉽게 터지게 마련이다. 
선임들은 그걸 잘 안다. 꽉 막힌 몇몇을 빼고는. 힘들어하는 후임을 몰래 불러 숨겨 둔 간식을 챙겨주기도 하고 사재 담배를 물려주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별거 아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든 힘듦을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숨 쉴 구멍을, 적절한 타이밍에 잘 마련해 줬다. 계급이 낮은 사람들이 사고를 치는 대표적인 이유는, 숨 쉴 구멍이 없어서일 가능성이 크다.

훈련소에서 숨 쉴 구멍을 잘 이용한 동기들이 있었다.
점호가 끝나면 슬그머니 소대장실을 찾아가는 동기들이 있었다. 매일 같은 동기는 아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돌아가는 순서가 있었다. 훈련 기간이 거의 끝날 때쯤 알게 되었는데, 이유가 대박이었다. 소대장실을 찾는 동기들은 상담을 이유로 들어간다고 했다. 정말 상담한 동기도 있었겠지만, 다른 목적이 있던 동기도 있었다. 담배였다. 

훈련소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었다.
골초인 동기들은 쓰레기 소각장에서 피다 남은 꽁초를 주워 돌아가며 피기도 했다. 그렇게 목마를 때 우물이 되어준 사람이 소대장이었다. 좋은 일을 상담하러 가진 않는다. 걱정거리를 가지고 들어간 동기에게 소대장이 주는 해법 중 하나가 담배였다. 절대 불가한 담배가 공식으로 허용된, 공간과 시간이었다. 이 정보(?)를 입수한 골초 동기들은 상담 거리를 만들어냈다. 없는 여자친구를 만들기도 하고, 건강하신 부모님을 환자로 만들기도 했다. 

숨 쉴 구멍은 누구나 필요하다.
조직 생활에서는, 선임들이 먼저 챙겨줄 필요가 있다. 자신도 경험했으니, 언제 어느 타이밍에 필요한지 잘 안다. 매번 그럴 순 없어도, 필요한 순간이나 상황에서는 만들어줘야 한다. 악용하는 후임이 없다면 선임의 이런 호의는 지속되리라 본다. 하지만 악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는 숨 쉴 구멍을 보장받기 어려울 수 있다. 배려가 지속되니 그게 권리인 줄 아는 사람은 좀 곤란하다.

숨 쉴 구멍은 개인이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다.
회사 생활도 스트레스를 잘 푸는 사람이 오래 남는다. 면접을 볼 때, 스트레스를 푸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도 그것이다. 어디라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순 없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잘 푸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마음을 억누르는 무게를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누가 대신 찾아줄 수도, 해줄 수도 없다. 다이어트처럼 그것을 찾아내고 실행한다면, 지금보다 조금은 가벼운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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