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만족한 상태가 아닌, 하나라도 만족한 순간이 있다면,
그것을 '완벽한 하루'로 정의합니다.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면서, '완벽한 하루'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김영태 작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보의 홍수’라는 표현은 이제 한물간, 오래된 표현이 되었다.
음악 시장으로 치면, 테이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CD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스트리밍으로 듣는 시대가 되었다. 하루하루는 길게 느껴지지만, 한 달 일 년은 그냥 지나가는 느낌이다.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그때가 언제인지를 되짚어 볼 때, ‘벌써?’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올 때가 많다. 마음은 아직 수십 Km도 너끈히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몇 Km만 뛰어도 힘에 부친다는 것을 느끼면서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체감한다. 어쩌면 세월이 흘렀다는 표현보다 게을렀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겠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관리했으면, 체력이 떨어졌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세상에는 내가 이루고자 하는 방법에 대해 너무 잘 알려져 있다.
꿈을 이루는 방법부터 간단한 요리에 대한 방법까지, 너무 잘 알려져 있다. 마치 ‘내가 더 잘 알려줄게’라고 경쟁하듯, 다양한 수단으로 세상에 쏟아지고 있다. 이제는 방법을 몰라서 할 수 없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세상이 됐다. 핑곗거리가 없어진 거다. 집 짓는 방법까지 나왔으니, 할 말이 없다. 경제적 여건이나 기타 여건에 따라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것은 있지만, 마음먹고 실행할 수 있는 거라면 불가능하지 않다.

가장 간단한 예로, ‘미라클 모닝’이라는 것이 있다.
새벽 기상을 하지는 운동(?) 같은 건데, 말 그대로 새벽의 기적이다. 성공한 사람이나 무언가를 도전해서 성취한 사람들이 공통으로 한 것이, 새벽 기상이다. 24시간이 다 같은 시간 아니냐고 묻는 사람에게, 새벽 시간의 가치를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한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새벽 1시간은 오후 3시간과 맞먹는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오후의 시간은 내가 계획한 대로 온전하게 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화가 오기도 하고 누군가 말을 걸어오기도 한다. 갑자기 업무지시가 떨어지기도 한다. 

내 시간이기는 하지만,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 
직장인은 자신의 시간과 노동을 대가로 월급을 받는 사람이 아닌가. 온전한 내 시간이라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새벽 시간을 방해하는 유일한 한 사람은, 바로 자신뿐이다. 일어나기 싫다는 자신과 싸워야 하고, 이런저런 생각과 걱정으로 새벽 시간을 온전히 보내지 못하게 하는 것도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새벽 2~3시간은 자신이 계획한 대로 온전히 사용할 수 있다. 오후로 치면, 6~9시간을 말이다.

내가 후배들에게, 우리의 직업을 이렇게 표현한다.
“아무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고 싶은 사람은, 전공이나 학벌에 상관없이 시작할 수 있다. 신입 직원을 채용할 때도 그렇게 하고 있다. 나 역시 전공은 체육교육이고, 30세에 처음 이 일을 시작했다. 15년 동안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잘 이어오고 있다. 시작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꾸준히 이 일을 잘해나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여러 힘든 점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나 그렇겠지만.
 
‘미라클 모닝’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나 실천하지 못한다. 새벽에 일어나기 싫은 몸을 이끌고 일어나야 하는 싸움은, 자신과의 싸움 중 가장 힘든 싸움이다. 익숙하면 쉽지 않냐고 묻는 사람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매일 새벽에 장사해야 하는 분도,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오죽하면 알람시계 여러 개를, 머리맡부터 간격을 둬서 멀리 떨어트려 놓는다고 한다. 일어날 수밖에 없는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 정도로, 새벽 기상은 누구나 힘들다. 

힘들고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적다.
그래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출발점이 다르지만,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처럼, 좁고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이지만, 여기서 작아진다는 의미를 ‘도전’이라는 단어에 담아 본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내가 가야 할 길 그리고 이루어야 할 길에 대한 도전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통과한 좁은 문 뒤에 있을 달콤한 열매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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