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고난과 역경을 담대하게 마주할 수 있는 용기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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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박신양 배우가 ‘스타 특강’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한 말이다. 
자신이 러시아에서 유학했을 때, 처음 러시아 말을 배워, 담당 교수한테 힘들다고 말했단다. 담당 교수는 대답 대신, 러시아 시집 한 권을 주더란다. 시집을 읽는데 그 안에 이 말이 있었다고 한다.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던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을 이어간다. 

우리의 인생은 행복하고 힘들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언제부턴가 있었다.
힘들면 우리 인생이 아닌가? 가만히 생각해 보면 힘들 때와 힘들지 않을 때의 비율이 50:50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즐거울 때보다 힘들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나의 힘든 시간을 사랑하지 않으면 나의 인생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그러면서 이렇게 마무리한다.

“당신의 가장 힘든 시간까지 사랑하는 법을 배우세요.”
 
오래전에 봤던 영상인데, 다시 생각나서 보게 되었다.
처음 영상을 봤을 때 나도 살짝 움찔했었다. 지금도 편하게 사는 건 아니지만, 그때는 벼랑 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시기였기 때문이다. 집이 없어 아이들을 데리고 본가와 처가를 오가며 살기도 했고, 오래 다니던 직장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한창 커가는 아이 셋을 등에 업고 받은 백수라는 타이틀은, 그 어떤 힘겨움보다 무거웠다. 내가 할 수 있는 감당에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나만 참고 나만 힘들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한 청년이 쓴, 짧은 글을 본 기억이 난다.
‘신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시련을 주신다고 하는데, 날 너무 과대평가한 거 같다.’ 문장만 놓고 보면 웃음이 나올법한데, 그 이면에서 느껴지는, 버텨내고 있는 삶의 무게를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온다. 아픈 사람이 아픈 사람을 가장 잘 알아본다고 했던가? 그런 느낌이었다. 등산할 때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 건 어떻게든 버틸 수 있다. 조금 지나면, 숨이 안정적인 상태가 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힘겨움이 더 힘겹게 느껴지는 건 그 끝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있다면 지금의 무게를 어떻게든 버텨낼 힘이 생길 텐데 삶은 그렇지 않다. 힘겨움의 끝은 알 수 없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청년이 쓴 문장처럼,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면, 신의 기대가 크다는 말이 아닐까? 우리가 기대하는 사람은 곧, 사랑하는 사람이다. 많이 사랑할수록 기대도 크고 실망도 크다.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라면서 말이다.

인생은 육교나 지하도 같다고 생각한다.
처음 오르막을 올랐으면 내리막을 만날 테고, 처음 내리막을 내렸으면 곧 오르막을 만날 테다. 그렇게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이 인생이라 생각된다. 오래 살진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삶이 그랬다. 그러면서 조금씩 오르막을 오르는 방법을 알게 되고 내리막일 때 조심하게 된다.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다 내 인생이니 비켜 가길 바라기보다, 담대하게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청하는 게 어떨까? 내가 손을 놓지 않는 이상, 내 손을 놓친 않으실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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