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가마 로스팅 그리고 천연 미네랄이 듬뿍 함유된 온천수의 콜라보레이션 ‘전설의커피’
김진환 대표는 한돈 뒷다리를 이용해 염장으로 만드는 ‘K-하몽’ 계획중

▲ 커피의 전설, 미아몰리에
▲ 커피의 전설, 미아몰리에

여주 강천면으로 자리를 옮겨 신비감을 더하는 커피의 전설, 미아몰리에! 숯가마 로스팅으로 제대로 살려낸 커피 고유의 맛에 천연 미네랄이 듬뿍 함유된 온천수를 더하여 전설의 품격을 높이다.

미아몰리에(Mia Moglie)는 이탈리아어로 ‘커피는 나의 아내’라는 뜻이다. 커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듬뿍 들어간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겨보자.

제법 이른 아침 문득 길을 나선다. 남한산성에 있던 미아몰리에 커피가 여주로 옮겼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하몽 요리를 곁들였다는 소식이 있어 여주 방향으로 차를 몰아간다. 

급할 것 없으니, 가는 길에 손두부 전문점에 들러 아침 식사를 해결한다. 여주온천으로 향하는 드라이브길을 따라 한참을 가니 아침 안개 너머로 커피의 전설 미아몰리에 간판이 보인다. 

옅은 비가 내리며 안개가 깔리니 커피의 전설 미아몰리에 건물에는 한결 운치를 더한다. 김진환 대표는 카페를 정리하며 어떤 커피를 준비하면 될지 질문을 던진다. ‘산미가 좀 있는게 좋으세요, 구수한 맛이 좋으세요’ 카페 한켠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익숙한 듯 좋아하는 원두의 핸드드립 커피 두 잔을 주문하고 가게를 둘러 본다. 

남한산성에 있던 느낌을 그대로 살린 듯하다. 실제 인테리어의 일부는 남한산성점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자리를 일어나 커피를 준비하는 카운터로 옮겨 간다. 남한산성에 몇 번 갔었다는 이야기와 숯가마 로스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반가워하며 커피를 내린다. 

김영아 실장은 핑크커피로 자리를 옮겼고, 김진환 대표는 이 곳 여주시 강천면 강문로 864, 여주온천 입구 뚜갈봉 산아래로 옮겨 터를 잡았다. 수염을 좀 기른 건장한 풍채의 김대표는 커피를 내리는 모습은 그 자체가 전설이다.

남한산성을 떠나 이곳으로 옮겨온 사연들과 여기에 자리를 잡는 것을 결정하기까지의 고민들을 털어 놓는 사이 맛있는 커피가 준비되고 편안한 느낌의 인테리어는 쉼을 주기에 충분하다. 
 

▲ 숯가마 로스팅

매장 입구에 떡 하니 놓인 두개의 황토 가마, 한국 전통의 도자기를 굽는 방식에 착안하여 김진환 대표가 직접 개발한 황토 숯가마 로스터기다. 

두개의 숯가마는 황토에 배합한 재료들이 달라서 한쪽은 커피의 강한 맛을 잘 살리고, 다른 한쪽은 부드러운 맛을 살리도록 설계 되었다고 한다. 같은 커피 생두를 넣어도 다른 맛이 나도록 고안된 것이다. 황토 숯가마에서는 원적외선 등의 광물질들이 생성되어 한국인들의 취향에 맞는 커피로 재탄생하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커피가 가진 500여가지 맛과 향기, 그 중에서 사람이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약 40가지 정도인데, 핸드드립 커피 맛을 좀 아는 손님들은 약간의 신맛과 함께 향이 좋은 에티오피아 등의 아프리카 커피를 주문하고, 일반적인 손님들은 중남미의 구수한 맛을 선호한다고 한다. 비가 내려 커피 맛에 운치를 더하는 오늘 같은 날은 미아몰리에에 앉아 복잡한 생각들을 비워내도 좋을 것이다. 
 

▲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로스팅 된 원두들
▲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로스팅 된 원두들

간간이 손님들이 들어오고 일부는 로스팅된 원두를 구매해 간다. 이미 맛을 인정 받았다는 이야기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진한 에스프레소, 그리고 여기에 물을 더한 아메리카노는 커피 머신에서 짧은 시간에 커피 원액을 뽑아내는 반면, 미아몰리에에서 주로 판매하는 핸드드립 커피는 순수 우리말로 손흘림 커피라고도 하는데, 서구의 커피와 비교한다면 차를 마시는 느낌이 강하다. 

주로 싱글오리진 커피를 사용하여 그 원두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맛을 잘 우려 내기 때문이다. 커피를 내리는 방식도 다양한데 주로 칼리타나 하리오 그리고 고노 등의 일본 회사에서 만든 드립퍼들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데, 최근에는 국내 커피 명인들이 개발한 다양한 종류의 드립퍼들이 소개되고 있다. 물을 천천히 또는 빠르게 아니면 한방울 한방울 내리기도 하는데, 각각의 방식에 따라 같은 커피라도 맛이 달라지게 된다.
 

 ▲ 더치커피
 ▲ 더치커피

이야기가 오가는 도중 문득 대량의 콜드브루(더치커피)를 만드는 기구가 보이고, 관심을 보이자 몇 년을 숙성한 것이라며 아끼는 더치커피 한병을 오픈해 준다. 숙성이 잘된 와인을 마시듯 더치커피의 부드럽지만 진한 질감과 입안 가득 풍기는 특유의 향을 맛볼 수 있어 좋다. 

커피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두어 시간이 흘러 점심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하몽에 관심이 많은 작가는  잘 절여진 하몽을 거치대에 걸고 얇게 썰어서 먹는 장면을 본 기억이 나서 조심스레 물어 보니,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한참의 시간을 지나고 주방에서 나오는 김대표는 잘 썰어진 하몽 한 접시와 거친 빵, 마늘 그리고 올리브오일과 발사믹 소스를 가지고 나오신다. 씨알이 굵은 마늘 밑동은 깊숙히 잘려져 있어 표면이 넓다 싶었는데, 빵하나를 집어 드시더니 잘려져 있는 마늘 밑둥 부분으로 빵을 쓱쓱 문지른다. 살짝 구워진 빵의 양면을 익숙하게 마늘로 문지르고 난 후에 올리브 오일을 바르고 하몽을 올려서는 먹어 보라며 한점을 건낸다. 
 

마늘향이 입혀진 빵은 거친 표면이 다져져서 부드럽고 하몽을 올리니 적당히 간이 맞다. 하몽을 올린 빵을 몇 점 먹으니 와인한잔이 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어떻게 알았는지 직접 담은 아로니아 와인을 한잔 건넨다.

아…그렇지 이 맛이야.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가고 어느새 제법 배가 불러온다. 맛만 보면 좋겠다고한 것이 김진환 대표님과 점심을 같이 한 것이다. 

하몽은 돼지 뒷다리의 넓적 다리 부분을 통째로 잘라 소금에 절여 6개월에서 2년 정도를 건조 및 숙성시켜 만든 생햄이다. 대표적인 스페인 전통 음식 중 하나로 얇게 썰어 먹거나 빵에 올려 먹기도 한다. 하몽은 흰돼지로 만든 하몽세라뇨(Jamon Serrano)와 흑돼지로 만든 하몽 이베리코(Jamon iberico)가 있는데, 숙성기간이 짧은 하몽세라뇨 보다는 하몽 이베리코가 상급이다. 

하몽 이베리코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국경지대에 있는 산간지방의 산악 지형에서 방목하여 키우는데, 도토리만 먹고 자라서 근육층이 잘 발달되어 있다. 이 지역은 날씨 또한 건조하고 추워서 숙성 기간도 오래 걸리는데, 이 덕분에 하몽 이베리코는 육질이 쫀득하면서도 질긴 특성이 있다. 

하몽 이베리코 중에서 발톱이 검은 파타 네그라(Pata negra)는 다른 하몽에는 없는 비타민 D와 E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서 하몽 중에서 최상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럽의 레스토랑을 가면 우리나라 전통 식당에서 메주를 벽에 걸어 두듯이 하몽을 걸어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고, 왠만한 식당에서는 하몽을 자르는 전용거치대를 두고 주문이 들어오면 즉석에서 잘라서 준다. 

요즘은 마트만 가더라도 하몽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포장해서 판매를 하는데, 통 하몽을 칼로 즉석에서 잘라 먹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김진환 대표는 K하몽을 계획하고 있다. 국산 돼지 뒷다리를 염장해서 하몽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아직은 계획을 구상하는 단계정도이나 곧 어떤 진전이 있을 것같이 이야기를 건네는 목소리에 힘이 느껴진다. 

필자도 출장길에 먹었던 즉석에서 잘라오는 하몽, 가격대별로 맛의 차이가 느껴지는 하몽에 대한 기억들이 가물거린다. 기회가 닿는다면 통하몽을 잘라 먹는 것에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단체로 모임을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카페 내부를 같이 돌아보며 커피 로스팅에 관한 이야기, 커피 산지별 맛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꽤 흘렀다.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는 것 같아 그만 일어서려고 카드를 내미니 커피 2잔 값만 결재를 했다. 먼 길을 일부러 찾아주어 고맙다고 커피 두 잔 값이면 된다고 한다. 

친절한 설명과 함께 메뉴에도 없는 하몽을 곁드린 점심까지 대접 받았는데…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에 원두 두어 봉을 구매하여 나온다. 고마운 마음 오래 간직하며 당분간은 집에서도 커피의 전설, 미아몰리에 숯가마 로스팅 커피를 맛볼 수 있다는 설레임을 간직해 본다. 

파나마 팔미라 카투아이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커피다. 같은 맛이 나도록 내릴 수 있을까 하는 기대반 걱정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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