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오면 어디로 떠나고 싶으세요? 봄의 끝자락이자 여름이 시작되기 전, 싱그러움을 가득 뽐내는 봄과 여름의 틈. 저는 6월이 되면 제주도로 떠나고 싶어집니다. 물론 제주도는 언제든 떠나고 싶은 곳이지만, 탐스러운 부케처럼 예쁘게 핀 수국이 가득한 제주도는 수국 성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산일출봉에서 그리 멀지 않은 구좌읍 종달리 해안도로에서는 바다와 함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수국들 사이로 소들도 평화롭게 쉬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제주에서는 소들도 오션뷰 꽃밭에서 힐링하는 모습 때문일까요. 그래서인지 6월만 되면 제주도 해안가 수국이 떠오릅니다.

수국은 중성의 꽃으로 진짜 꽃과 가짜 꽃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암술과 수술을 가진 진짜 꽃은 너무 작아서 곤충의 눈에 잘 띄지 않아 화려하고 커다란 가짜 꽃이 곤충들을 유인합니다. 그렇게 눈에 띄어 곤충이 짝짓기 중매 역할을 해주면 가짜 꽃은 제 역할을 다 했기 때문에 서서히 시들어 버립니다. 

그리고 수국이 처음 필 때는 흰색으로 피었다가 토양의 산도에 따라 꽃 색깔이 달라집니다. 수국이 심어진 토양에 알루미늄 성분이 많아 산성이면 안토시안과 결합하여 푸른색 꽃으로 변하게 되고, 반대로 토양이 염기성이면 알루미늄이 부족해 붉은색 꽃으로 피어납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수국의 꽃 색깔을 바꾸고 싶다면 꽃 주위에 백반을 묻어 두고 물을 주면 흰색이던 꽃 색깔이 차츰 푸른색으로 변하고, 달걀 껍데기나 석고가루 등을 뿌리고 물을 주면 분홍색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아서 꽃의 색으로 토양의 산도를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수국의 꽃말은 진심, 변덕, 냉정, 무정, 거만, 바람둥이인데요. 꽃의 색깔에 따라서 꽃말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분홍 수국은 소녀의 꿈과 진실된 사랑이고, 보라색 수국은 진심, 파란 수국은 냉담, 거만, 냉정, 무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하얀색 수국은 무심, 변덕이라고 하지요. 그래서 결혼할 때 꽃의 의미를 안다면 부케로는 사용하고 싶지 않은 꽃이기도 합니다. 

수국은 조금만 건조해도 바로 말라버리는 꽃입니다. 하지만 물속에 조금만 담가두면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살아나지요. 그래서 마치 변덕을 부리는 연인사이처럼 보이기 때문에 수국의 꽃말에 변덕이 들어있지 않나 싶습니다. 
 

▲ 카멜리아힐
▲ 카멜리아힐

제주도는 수국의 성지이자 명소들이 가득한 곳입니다. 동백꽃만 있을 것 같은 카멜리아힐에도 수국수국할 정도로 정말 많은 수국들이 있습니다. 수국차도 카페에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수국은 열을 내려주어 해열제로도 사용이 되었다고 하고 심장질환을 치료하는 효능도 있다고 하여 팔선화라는 한약재로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만약 카멜리아힐을 간다면 수국차 한 잔 마셔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롬왓 카페에서도 정말 넓은 규모에 피어있는 수국을 볼 수 있어 인생 샷을 남길 수 있는 수국명소로 유명합니다. 그 외에도 안덕면사무소, 산방산, 위미3리 수국길, 남국사, 안성리, 송악산, 우도, 휴애리, 한림공원, 절물자연휴양림에서도 수국은 만날 수 있습니다. 

제주도가 아닌 내륙에서는 전남 신안군에 3만 7천여 평에 달하는 수국 테마공원이 있습니다. 폐교된 초등학교에 조성하기 시작했는데 2019년 처음으로 열린 수국축제에는 1만2천여 명이 달하는 관광객들이 다녀갈 정도로 유명한 수국 명소입니다. 또 신안 도초도에는 3.2km의 팽나무 숲길아래에 수국을 심어 만든 환상 꽃길도 있습니다. 그 외에 인근 해남 포레스트수목원에서도 수국을 만날 수 있고, 태안 팜카밀레허브농원도 수국 명소로 빼놓을 수 없는 곳입니다. 한편 서울식물원에서도 수국을 좋아하는 관람객들을 위하여 5월 말까지 ‘낭만 수국전’이 열렸습니다.

6월이 지나면 볼 수 없는 수국을 만나러 수국명소로 떠나보는건 어떨까요. 수국수국한 이야기들로 멋진 추억을 만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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