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에 오른 프라하 성과 소지구는 프라하 방문의 하이라이트!
신비의 카를교를 넘어 중세시대 이야기를 들으러 프라하 성으로 가보자

 

 

늦은 시간까지 프라하의 야경을 둘러 보았으니 제법 피곤할 만도 한데, 귀국하는 비행기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하는 수 없다. 숙소의 아침 식사 시간에 맞춰 체크아웃 준비를 끝내고, 짐은 맡겨 둔 상태로 숙소 나서 프라하 성으로 향한다. 

보기에 따라 하루를 보아도 모자랄 수 있다고 하니 마음이 급할 수 밖에. 피로는 귀국길 비행기안에서 푸는 것으로 좀 미뤄둬야겠다.

몇 번을 찾았던 카를교라서 이미 익숙해 졌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른 아침 시간의 카를교는 1683년부터 세워지기 시작했던 동상들과 함께 또 다른 신비감으로 다가온다. 

마치 신비의 세계로 안내를 하듯 카를교 양쪽 난간을 지키는 30개의 동상을 지나 18세기 이전 중세의 건물들로 이루어진 소지구(Malostranka) 광장과 네루도바(Nerudova unice) 거리를 지나 프라하 시내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프라성으로 올라가 보자. 

소지구는 구시가 다음으로 역사가 오래된 곳으로 행정부서들이 모여 있어 각국의 대사관들이 위치해 있고, 광장에는 18세기에 지어진 성미쿨라슈 성당이 있는다. 성당에는 유럽최대규모의 천정 프레스코화인 ‘성 미쿨라슈의 축제’와 모차르트가 연주했다는 오르간도 전시되어 있다. 

흐라트차니 언덕에 위치한 프라하 성은 9세기에 건축이 시작되어 14세기에서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궁전, 정원, 성당 등의 여러 건물로 이루어져 있어 프라하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필수 코스다. 

작가가 찾은 날도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로부터 일반 단체 관광객까지 몰려 겹겹의 역사가 쌓인 프라하 성을 보기 위하여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프라하 성은 왕궁으로 왕들의 숙소이자 대관식 등 각종 행사가 열리는 장소였는데, 체코민족운동이 시작되고 1918년 체코슬로바키아가 독립한 후에는 대통령 집무실이 설치되어 있다. 블타바 강 건너에서 바라다보는 프라하 성은 하나의 거대한 건물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와서 보니 이 곳은 여러 개의 건물로 구성된 복합단지이다. 
 

근위병을 지나 성비트 성당(Sv.Vit katedrala)부터 가보자. 길이 124m, 최대 폭은 60m, 최고 탑 높이가 100m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성당 실내에 들어서자 스테인드글라스의 화려함이 눈길을 끈다. 1930년대 체코 예술가들이 제작한 작품들이다. 

성비트 성당은 성 비투스(Sv.Vitus)의 이름에서 유래되었으며 1344년 카를 4세때 착공하여 1929년에 완공되었다. 16세기 중엽에 르네상스식 첨탑이 완공되고, 17세기에 돔형의 바로크식 지붕이 완성되었다. 

성당에는 체코 왕들의 묘가 있고 본당 주변에는 성 바츌라프를 추모하기 위하여 세운 예배당이 있는데 보석과 도금으로 장식된 예배당 벽면에는 성인들과 성서 속 장면들이 묘사된 그림들이 걸려 있다. 성 비타 성당을 나서면 보헤미아 왕들이 사용하던 구왕궁이 있다. 1135년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1340년 카를 4세가 고딕 양식으로 개축하여 왕국으로 사용되었고 지금은 체코 대통령의 집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안쪽에 있는 고딕 양식의 블라디슬라프 홀(Vladislavsky sal)은 가로 62m, 세로 16m, 높이 13m 규모로 건설 당시 유럽 최대였다고 한다. 

대관식 등 국가 행사에 자주 이용되었는데, 홀의 발코니에서 내려다보는 프라하 시가지의 모습이 정말 환상적이다. 프라하 성이 가진 긴 역사와 수많은 이야기들을 카를교 넘어 현대식 건물로 이어주는 듯하다. 

성이지성당은 921년 완공된 성당으로 프라하 성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며 온전하게 남아 있는 로마네스크 건물로 그 의미가 깊다. 성이지 성당은 음향효과가 좋아서 콘서트홀로도 이용 되며, 5월에는 프라하의 봄(Prazske Jaro) 음악제도 열린다. 
 

프라하 성을 구경하다 보면 영화에서나 봄직한 중세 시대의 각종 갑옷, 칼, 총, 도끼, 창 등 군사용 무기들 그리고 보헤미안 깃발 들이 진열된 것을 볼 수 있고,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국가별로 언어로 장식된 고문실 입구가 인상적이다. 

파스텔톤의 컬러풀한 작은 집들이 모여있는 황금소로(Zlata ulicka)도 둘러 보기로 한다. 처음 이 골목에는 성에서 일하는 집사나 시종들이 살았지만 차츰 연금술사들이 모여들어 살았기 때문에 황금소로라는 이름이 붙혀졌다는 설이 있다. 

16세기에는 경비대원들의 숙소로 사용되었고 19세기에는 빈민가로 전략하기도 하였지만 지금은 공예품들과 기념품들을 파는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작은 건물들 중에는 22번지(Zlat Uli ka 22)에 위치한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작업실도 있으니 황금소로를 찾는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파란색 건물을 찾아 보기를 권한다. 

황금소로를 따라 내리막길을 걸어 내려가니 계단에는 기념품과 그림을 파는 노점상들이 꽤 있다. 지금도 보관중인 몇 장의 유화와 컵 받침대 그리고 스카프 등을 선물로 구매한다. 

식당을 찾아 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마침 눈 앞에 펼쳐지는 올드카 퍼레이드가 눈길을 끈다. 잘 관리된 클래식 차량들이다. 언젠가 저런 올드카를 타고 멋지게 강변을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늦은 점심을 간단히 먹으며 이별의 맥주 한잔을 곁들인다. 문득 어제 저녁 야경을 보던 중 추위를 느껴 구매했던 후드티 디자인에 눈이 간다. 큼직한 맥주잔이 중앙에 있고, PRAHA DRINKING TEAM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과연 맥주의 나라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문득 시계를 보니 좀 서둘러야 할 것 같다. 택시를 타고 숙소로 향한다. 숙소에서 주인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짐을 챙겨 공항으로 출발한다.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프라하를 흐르는 블타바 강을 되새기고 카를교를 넘어간 강가의 어느 벽면에 새겨진 물음들에 대하여 떠올려 본다.
 

Before I die I want to…
my first answer is “Be back to PRAHA”이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들른 면세점에서 벨트를 하나 구매하고 머그잔을 몇 개 집어 든다. 충분히 기념품을 구매하였을 텐데도 미련이 남는가 보다. 미련이라기 보다는 언제고 다시 찾아와 역사와 전통 그리고 프라하 성과 구시가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이어서 듣고 싶다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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