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란에서 당일 코스로 다녀오기 쉬운 휴양도시
아름다운 경치로 조지 클루니, 마돈나 등 해외 유명 인사들의 별장 많아

 

 

늦은 시간 도착한 밀란에서 간단히 도시 산책을 끝내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일찍 갈 곳이 있다고 하여 일행들과 시간을 맞춰 이른 식사를 한 후에 진한 커피한잔을 하고 차에 올랐다. 아메리카노에 익숙한 한국인이지만 이탈리아에 오면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여 진다. 

제법 차를 달려 형형색색의 넥타이를 판매하는 곳을 들러서 잠시 구경을 했다. 멋쟁이들의 디테일이 느껴진다. 

꼬모를 비롯한 이 지역이 실크로 유명하기 때문에 다양한 색감의 제품들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성당과 전쟁에 사용되었다는 길쭉한 건축물 등 뭔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동네이기는 한데, 짧은 시간 머물렀기 때문에 필자에게는 넥타이 가게가 더 기억에 남는다.

좀 더 차를 달려 도착한 곳에서 산책 삼아 호수 기슭을 연결하는 좁은 차도를 걸었다. 일행 중 한사람이 이 지역은 경치가 아름다워서 유명인들의 별장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는 저기 보이는 곳이 유명 영화 배우인 죠지 클루니의 집이라고 한다. 집들의 크기와 디자인이 어마어마 하다. 

잠시 걷다 보니 남산 타워 오를 때 타는 것과 유사한 산악용 기차(FUNICOLARE)를 타는 곳이 나오고, 일행이 건네준 티켓으로 가파른 언덕을 올랐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꼬모 호수는 정말 ‘와우’라는 감탄사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땅이 꽤 넓은 이탈리아에서도 3번째로 넓은 호수라고 하며, 예로부터 귀족들의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다. 

 

Lago di Como(꼬모호수)라고 불리는 이 곳은 최대 길이 46km, 최대 넓이 4.5km, 평균 깊이는 154m라고 하며 최고 깊은 곳은 수심이 450m으로 유럽에서 가장 깊은 호수라고 하니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유람선까지 타지는 못하였지만, 언덕에서 바라보는 꼬모 호수의 경치만 해도 그 느낌이 충분하다. 

꼬모는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에 있는 도시로 알프스 산맥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꼬모는 지도에서 보면 Y자 형태 또는 사람이 걷는 형태와 유사하여 도시에 호수가 들어와 있는 호반 도시의 형태이다보니 그 풍광이 정말 아름답다. 

꼬모 호수는 알프스산맥의 빙하가 녹은 물이 모이는 빙하호로 스위스-이탈리아의 알프스 국경이 아름다워 유명한 관광지로 발전했으며, 스타워즈 등 장편 영화들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한참을 호수 풍경에 빠져 있다 내려와서는 일행이 미리 검색을 해둔 맛집을 찾았다. 호수 전망의 꽤 괜찮은 곳이다. 게를 통째로 올린 파스타를 주문하고 해산물 위주의 식사를 주문한다.

간단히 와인을 곁들인 식사 후에 오후 시간은 이탈리아의 다른 도시와는 다른 감성의 이 곳 꼬모의 골목길을 산책하고 호수 주변을 돌아 밀란으로 돌아가는 계획이라고 한다. 필자가 파스타를 주문한 것은 피자와 더불어 이탈리아 대표 요리의 하나가 파스타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탈리아는 기원전 1세기경 라자냐를 먹은 기록이 있을 만큼 파스타에 대한 역사가 깊은 곳이다. 

파스타는 이탈리아어로 ‘반죽’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즐겨 먹는 토마소 소스의 파스타가 유행한 것은 18세기이후 이며, 19세기 말경 이탈리아의 이민자들이 여러 나라에 파스타를 소개하면서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즐겨먹는 요리가 되었다고 한다. 

정통 이태리식 레스토랑을 가면 파스타를 먹을 때 약간의 밀가루 맛과 함께 파스타 면의 중심 부분의 심이 살짝 씹히는 느낌이 있다. 이 정도 느낌의 파스타면을 만들려면 알덴테(Al Dente)의 익힘 정도로 삶아야 하는데, 수많은 종류의 파스타면은 그 특성에 따라 알덴테 익힘을 맞추는 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를 잘 맞추는 쉐프가 제대로된 경력이 있는 쉐프라고 할 수 있다. 

이태리 식당에서는 좀 덜익은 듯한 맛이 나더라도 면이 덜 익은 것 같다고 오해하지 말고 그 특유의 밀가루 향과 식감을 그대로 즐겨 보시기를 권한다. 파스타가 너무 익으면 면의 탄력이 떨어지고 퍼지게 된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파스타는 알덴테 정도의 익힘에 소스가 면에 일정부분 스며들어서 면과 소스의 맛이 균형을 이루고, 면 자체가 요리 과정에서 전달된 열을 잘 머금고 있는 파스타이다. 

우리가 주로 먹는 파스타는 길죽한 면의 스파게티류인데, 이태리 현지에 오면 정말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를 즐길 수 있다. 모양과 형태에 따라 면의 모양이 긴 형태의 스파게티, 조개모양 파스타, 리본처럼 넓고 형태의 파스타, 라비올리, 덤플링 등의 다양한 형태가 있고 요리에 주로 사용하는 소스는 토마토, 크림, 올리브 오일 등이다. 

 

레스토랑을 방문하여 그 집이 파스타를 제대로하는 집인지를 판단해 보려면 알리오 올리오를 주문해 보라고 한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정통적인 파스타인 알리오 올리오는 올리브 오일에 페페로치노를 넣고 마늘과 함께 볶으며 정확히 알덴테로 익혀야 제맛을 내는데, 알리오 올리오가 맛있으면 그 레스토랑의 파스타는 다 맛있다고 봐도 무난하다. 

왜냐하면 알리오 올리오는 레시피에 들어가는 재료보다는 쉐프의 손맛으로 완성되는 파스타이기 때문이다. 정말 파스타가 자신 있는 집이라면 알리오 올리오를 행사 특가로 내어 놓은 레스토랑도 꽤 있다. 

한참의 시간을 레스토랑에 앉아 회사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개인적인 부분까지 대화를 나누고 주변을 산책해 보기로 한다. 준비해둔 시간이 짧은 것이 정말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눈 앞에 보이는 꼬모 호수의 풍경 하나하나가 멋있고 골목길 하나하나가 정겹다. 

 

필자가 계획을 했더라면 밀란을 거쳐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꼬모로 바로 와서 숙소를 잡았으리라. 여행이란 것이 본래 계획보다는 현실에서의 적응이 더 중요하겠지만 이번 여행은 별도의 일정을 가지고 반드시 다시 와야겠다는 그래서 이 곳에서 몇 일을 머물러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한다. 

언젠가 다시 기회가 된다면 아니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반드시 다시 찾고 싶은 호반 도시, 꼬모. 유명 연예인들이나 과거 귀족들의 휴양도시라는 수식어를 떠나 그냥 느낌 자체가 휴식이고 힐링이고 쉼이다. 이태리의 맛있는 음식들과 그 음식에 잘 어울리는 와인 한잔 그리고 에스프레소 한잔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같이했던 그 일행들.

꼬모 호수를 따라 차를 달린다. 창 밖으로 바라다 보이는 풍경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아 중간 중간 차를 세웠다. 다시 밀란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는 다들 말이 없다. 그 짧은 시간에 대한 아쉬움일 것이다. 숙소 근처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각자 방으로 돌아간다. 내일은 밀란 공항에서 새벽 비행기 이기 때문에 호텔에 새벽 택시를 미리 예약해 두고 일찍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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