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Jiadong Ancient Town의 낮과 밤
홍차우 공항으로 떠나는 올드타운 여행, 상하이에는 푸동의 화려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신구의 조화 속에서 과거를 거쳐 현대로 이어지는 긴시간 천천히 걸어가기

▲ Zhouqiao old street 지역의 법화탑(Fahua pagoda)의 야경
▲ Zhouqiao old street 지역의 법화탑(Fahua pagoda)의 야경

홍차우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김포공항에서 출발한다. 

이번 출장은 상하이에 위치한 아시아 본부로 가는 것이 아니다. 신제품 수입을 위한 인증 작업을 위하여 심사관을 동행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방문하고, 현지의 생산 시설 및 생산 과정 등을 꼼꼼히 점검하는 공장 심사를 위해서 가는 것이다. 독일 브랜드의 한국 지사장으로서 신제품 출시를 위한 심사의 마지막 단계인 현장실사를 동행하는 것이다. 

홍차우 공항에 내려 입국 심사를 마치고는 공항에서 잡아주는 택시를 타고 미리 예약해둔 숙소로 향한다. 홍차우 공항에서 목적지로 갈 때 만약 택시를 이용한다면 공항에서 운영하는 공식 택시 승강대에 있는 관리인에게 목적지와 목적지까지의 요금을 사전에 확인하고, 영수증 발행까지 미리 부탁해 두고 택시를 타는 것이 좋다. 

말이 잘 통하지 않지는 것은 물론이지만 같은 목적지를 가더라도 요금이나 시간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도착한 호텔에서의 체크인도 만만치 않다. 왠만한 등급의 호텔이 아니면 체크인하면서 곤란을 겪기도 한다. 

아시아 본부로 출장을 가는 경우에는 상하이 오피스 직원이 마중을 나오거나 업무를 마친 뒤 호텔까지 동행하여 체크인을 도와주는데, 이번에는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동행한 심사관의 출장 규정에 정해진 특정 등급의 호텔 그리고 숙박료 내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아시아 본부 사무실에 있는 직원이 도와준다고 할 때 그냥 와달라고 할 것을 하는 후회가 든다. 

예약 확인증과 신용카드를 내밀고 원하는 방을 이야기해도 반영이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예약한 호텔방의 등급이 맞는지 흡연실인지 끽연실인지 원하는 층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 때문에 한두 번은 리셉션을 다녀와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체크아웃 시에도 조식비 포함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체크인을 마치고 두어 시간을 쉰 후에 식사를 하기로 한다. 호텔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니, 상하이 오피스에 근무하는 친구가 호텔에 도착해 있다. 일전에 아시아 사장이 이야기하였던 상하이 올드타운(Old Town),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올드타운 지역이 문득 떠올라서 그곳에서 간단히 맥주 한잔을 하자고 한다.
 

▲ 오래된 건물들을 손본 레스토랑이나 바가 많은 상하이 올드타운

좀 늦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젊은 친구들이 꽤 보인다. 제법 잘 꾸며진 야경과 오래된 가옥을 바(Bar)나 레스토랑(Restaurant)으로 개조하여 독특한 분위기로 손님을 맞는다. 스케일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며 좀 걷다가 적당한 집을 골라 들어간다. 

맥주를 주문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즉석에서 이뤄지는 전문 밴드의 공연을 타고 흘러 나오는 진한 재즈 음악과 조명, 옆에 앉은 현지 동료 그리고 맥주 몇 잔이 어우러지며 제법 시간이 흐른다. 

내일 일정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자리를 정리하고 다시 택시에 오른다. 호텔까지 바래다준 현지 동료는 호텔 체크인은 잘 했는지 물어주는 배려와 함께 택시에서 내려 호텔로 들어와서는 본인이 예약을 해준 내용과 체크인이 맞게 되었는지 확인해 준다. 역시나 조식 포함 여부와 아침식사를 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약간의 온도차가 있다. 

아침 식사를 하고 공장에서 보내준 차를 이용해 첫번째 공장 방문 및 생산 시설 등을 점검하고 시내에 있는 한국식당에서 점심을 같이 한다. 본사에서 사전에 조율해 둔 한국 심사관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현지식으로 먹어도 괜찮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약간 느껴지는데, 심사관들은 생각보다 융통성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딱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 몇 가지와 본인에게 허락된 금액 범위내에서만 딱 절제를 한다.

한국에서 온 심사관들을 대해본 경험이 많은지 공장 심사를 안내하는 회사의 현지 파트너는 당연한 듯 대한다. 심사에 있어 엄격하고 같이 하는 식사 조차도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다. 

오후 일정을 위하여 이동을 한 후에 이번에도 꼼꼼하게 시설을 둘러보고 각종 서류들을 점검한다. 중국어가 능통해 보이지는 않지만, 오랜 경험에서 오는 관록인지 본인이 필요로 하는 서류들을 요청하고, 생산 시설 및 과정에 대한 질문들을 스스럼없이 던진다. 

좀 늦은 오후에 호텔로 돌아와 어제와 같은 식당에서 비슷한 메뉴로 식사를 하고는 호텔로 향한다. 정해진 예산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다. 오늘 심사한 내용들을 정리해야 하니 심사관은 방에서 서류 정리를 좀 해야한다고 한다. 
 

▲ Jiading Old Town

생각보다 일정이 빨리 끝난 까닭에 어젯밤 갔던 Jiading Old Town으로 택시를 부른다. 아직은 햇볕이 좀 남아 있어 올드타운을 둘러볼 기회가 있다. 역사적 의미를 가진 몇 곳을 방문한 후에 중앙로 양쪽으로 펼쳐진 오래된 건물을 개조한 상가길을 따라 현지인들의 삶을 기웃거려 보기로 한다. 

새를 파는 곳, 거북이를 파는 곳, 꽃을 내어 놓은 곳과 각 종 길거리 음식들. 길거리 음식점에 앉아 식사에 곁들여 차를 마시거나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 시간이 늦어가며 현지인들의 시간도 같이 흘러간다. 

상하이보다 역사가 긴 Jiading Ancient Town은 옛 건물들과 유적들을 잘 보관하고 있다. 보관하고 있다기 보다는 잘 활용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한다는 느낌이다. 
 

▲ Zhouqiao old street 지역의 법화탑(Fahua pagoda)을 배경으로

상하이 교외 북서쪽 약 20KM 지점에 위치한 이곳은 남송시대인 1137년에 현으로 지정되었다가 1992년 10월 상하이시 자딩구로 공식 지정된 곳으로 Zhouqiao old street 지역에는 멀리서 봐도 꽤 높은 법화탑(Fahua pagoda)이 중심을 잡고 있다. 

남송시대에 건립된 탑으로 높이 40.8m의 벽돌로 지어진 7층 규모의 탑으로 2002년에 상하이 문화유물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곳을 소개하려고 하면 각 건물마다 얽혀 있는 역사들, 중국의 각 시대마다 전해져 오는 유물들에 대한 소개를 해야 하는데, 사실 작가의 느낌으로는 그런 디테일들을 다루는 것보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걸어 보라고 하고 싶다. 일반 한국 관광객들이 잘 모르는 곳이기도 하고, 굳이 이곳 까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푸동 지역의 화려한 신구의 조화와는 또다른 느낌으로 훨씬 더 깊이 그들의 역사와 삶에 녹아 들어가는 느낌일 것이다. 야간에 현지에 있는 직원과 와본 느낌과 낮에 온 느낌은 또 다르다. 조명과 어둠에 갇혀서 숨어 있던 디테일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떤 각도로 사진을 남기든 그것은 또 하나의 역사가 된다. 

좀 더 사진을 배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게 만드는 곳이다. 그리고 하늘 길이 열리면 Jiading 지역으로의 여행을 다시 가보리라 생각을 한다. 지금은 더 발전해서 공항과 호텔에서의 불편함도 많이 줄었을 것이다. 불편함이지 불안함은 아니다. 서로 의사 소통이 어려운 부분에서 발생하는 해프닝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구석 구석을 여유를 가지고 걷다가 길거리 음식도 맛을 보고 음료도 맛을 보며 잠시 앉아 쉬기도 한다. 업무를 끝내고 걷는 것이라서 이미 지쳐 있는 몸은 이곳의 오래된 건물들이 속삭이듯 천천히, 천천히 걸을 것을 요청하는 듯하다.

마치 고대에서 과거를 거쳐 현재로 이어지는 긴 시간을 천천히 걸어왔고 지금 작가가 걸어 가고 있는 이 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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