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연속 우리에게 익숙한 ‘Bravo!’(브라보)와 ‘Prima donna’(프리마 돈나)

소프라노 김정민 | 앙상블 안음 대표

▲ 출처=베를린 슈타츠오퍼
▲ 출처=베를린 슈타츠오퍼

한번쯤 들어는 봤지만 우리 일상생활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 과연 어디에서 나왔고 어느 곳에서 사용되는 걸까요?
바로 클래식 공연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어들이랍니다. 클래식 음악은 옛 유럽음악의 뿌리에서 나왔기 때문에 독일어나 이탈리아어가 많은데 특히 주로 사용되는 용어에는 이탈리아어가 많이 있습니다. 

‘브라보’와 ‘프리마 돈나’ 같은 이 단어들도 이탈리아어랍니다. 클래식 공연이 끝나고 자세히 들어보시면 박수 소리 사이에 ‘bravo(브라보)’, ‘brava(브라바)’, ‘bravi(브라비)’ 같은 환호가 쏟아지기도 합니다. 이 단어의 의미는 훌륭하다! 좋다! 멋지다! 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같은 ‘브라보’인데 왜 끝의 모음이 다른 걸까요?
유럽 대다수 국가의 언어에는 명사에 남성, 여성, 중성과 같은 성이 부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명사 앞에 붙는 정관사나 부정관사 또는 형용사는 명사의 성에 따라 어미에 변화가 생깁니다. 단수이냐 복수이냐에 따라서도 달라지고요. bravo(브라보) 역시 주체의 성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졌던 것이죠. 남성 한명에게 보낼 때는 Bravo! 여성에게는 Brava! 여러 명, 복수일 때는 Bravi! 가 됩니다.

그럼 자주 언급되는 다른 단어도 한번 살펴볼까요?

우리나라의 유명한 소프라노 조수미씨를 소개할 때 ‘Prima donna(프리마 돈나)’라는 호칭을 썼던 것, 많이 들어보셨지요. 우리말로 번역하면 ‘첫 번째 여성’이라는 뜻인데 오페라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 주역가수의 명칭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우리에겐 ‘마돈나’ 라는 이름이 익숙해서 그런지 ‘프리 마돈나’라고 읽기도 하는데 사실 전혀 다른 뜻이랍니다.
이 여성 주역배우를 뜻했던 ‘프리마 돈나’는 19세기에 접어들면서는 뛰어난 실력을 가진 여성 성악가를 지칭하는 용어로 보다 넓게 불려지게 되었지요. 그래서 요즘에는 클래식뿐만 아니라 어떤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에게 사용되기도 한답니다.

Prima donna역시 뒤에 나오는 Donna가 ‘여성’이라는 뜻이기에 앞의 ‘첫 번째’ 라는 형용사 ‘Primo’가 ‘Prima’로 변형되어 ‘Prima donna’로 부르는 것입니다. 당연히 남성의 경우에는 ‘Primo Uomo’라고 하는데 저에게도 생소한 단어인 것을 보면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럼 이제 공연 중에 궁금했던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요.

클래식 공연을 보러 가면 중간에 눈치를 보는 타이밍이 생기게 되는데요, 바로 박수입니다. 프로그램은 쭉 진행되는데 언제 박수를 쳐야할지 망설일 때가 있습니다.
규칙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공연 에티켓으로는 한 스테이지가 다 끝나면 박수를 치면 됩니다.

클래식 공연 같은 경우에는 보통 한 스테이지에 한 작곡가의 곡을 연주하거나 연관 있는 곡들을 모아놓게 되는데 곡 사이 사이에 박수를 치기 보다는 그 모든 곡들이 끝났을 때 한꺼번에 감동과 응원의 박수를 치게 된답니다. 혹시 곡이 언제 끝났는지 모른다면 연주자가 인사할 때를 기다리면 됩니다.
그리고 지휘자가 있는 경우에는 지휘자가 완전히 두 팔을 내려놨을 때, 그때가 곡이 끝났을 때랍니다. 이렇게 박수를 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전체적인 곡의 흐름이나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함도 있고, 연주자들의 집중을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함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페라의 경우는 조금 다르답니다.

오페라는 첫 곡, 즉 서곡이 끝나고 박수를 치기도 하고, 중간 중간 유명한 아리아가 나오면 곡이 끝나고 박수를 치기도 합니다. 그러면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는 박수가 잦아지길 기다렸다가 다시 연주를 시작하지요. 모든 공연은 연주가 다 끝난 뒤에 연주자들이 퇴장 후 다시 무대에 나와 인사를 할 수 있을 때까지 박수를 치곤합니다. 이를 커튼콜이라고 부르지요. 보통 커튼콜이 몇 번이었느냐에 따라 그 공연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를 가늠하기도 한답니다.
앵콜은 바로 이 커튼콜 뒤에 부르기도 하고요. 공연이 끝나면 가면 되지 왜 이렇게까지 박수를 쳐야 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박수란 연주자가 유일하게 무대에서 받을 수 있는 격려와 찬사랍니다.
이 무대를 준비하기 위한 수고와 노력을 인정받고 관객들과 음악을 통해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그들의 메아리이기 때문이지요. 

클래식의 본 고장인 유럽인들이라고 이 모든 에티켓을 알고 지키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이 잘못된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요즘엔 Bravo도 상징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서 어미의 변화 없이 똑같이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러 명이 함께 즐기고 감상하는 공연이기에 이런 기본적인 에티켓을 알면 클래식을 보다 더 편안한게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보고자 하는 공연에 어떤 연주자들이 나오고 어떤 곡들이 연주되는지를 미리 조금 알아보고 가는 것입니다.

요즘 많은 클래식 공연들은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기도 하지만 이 작곡가가 왜 이 곡을 만들었는지 이해하고 들으면 곡이 보다 더 친근하게 다가오거든요.

시간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그들에게 감동을 주는 클래식이 과연 어떤 매력을 가졌는지 앞으로 저와 함께 일상의 언어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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