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건 약학박사│공덕역 마트약국

이번엔 비만과 유산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는 체중감량이다. 요즘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이러한 고민을 하는 것 같다.

물론 SNS의 발달로 외모에 대한 비교(?)가 빈번해지고 이러한 상황에서 외모에 대한 기준이 높아져서 생기는 부분도 있겠지만, 진짜 건강을 위해서 식단조절 및 운동을 통한 정상체중을 유지하면서 덤으로 본인의 아름다움(남녀 모두)을 어필하는 경우가 점점 더 증가한다고 생각된다.

필자는 본인을 위한 본인의 만족을 위한 그리고 적절한 과정을 거치면서 진행되는 체중감량은 전적으로 응원한다. 그리고 필자도 이런 시도를 해야 할 위치에 있음을 통감하고 있다.

또한 우리 아이들의 경우도 우려할 상황이다. 최근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소아비만의 유병률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소아비만은 아이들의 신체적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또한 아이들의 경우 외모에 더욱 더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성격형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소아비만은 대부분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후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증후군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성인들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비만관리도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침묵의 살인자, 인슐린 저항성

현대인들은 과영양화 시대에 살고 있다. 과연 우리 인류가 하루 3끼를 꼬박꼬박 섭취했을 때가 얼마나 됐을까? 불과 50-60년 전까지만 해도 보리고개가 있었다. 하루 3끼를 못먹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는 말이다. 그리고 인류, 즉 호모사피엔스의 역사에서도 하루 3끼를 먹는 현재가 아주 특별한 시기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신체는 지금 과영양화로 인한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영양과다로 체내에 저장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게 되고 영양분을 저장하는 세포 및 기관들이 인슐린의 말을 듣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병리적 증상이 유발되게 된다.

인슐린 저항성은 쉽게 볼 증상이 아니다. 논문(Front Endocrinol (2023)14:1149239에 의하면 인슐린 저항성과 관계된 질환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인슐린 저항성은 지방간, 간염 등의 간질환을 유발하며 각종 혈관질환 (이상지질혈증, 고혈압)과 당뇨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되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병 또한 만성신장질환, 암에도 관여하며 난임의 원인이 되는 다낭 난소증후군을 유발하기도 한다.

필자는 인슐린 저항성을 대사질환의 초기단계의 방아쇠 (trigger)로 표현하고 싶고, 극단적으로는 침묵의 살인자 (원래는 고혈압의 별명이었는데 차용해봤다)라는 닉네임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소아비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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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아이들의 상황은 어떨까? 아이들이 비만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20년 발표된 논문(J Obes Metab Syndr (2020)29:12-17)에 의하면 국내에서 소아비만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본 논문에서는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조사한 결과를 분석하였다. 비만에 대한 조사는 2가지 방법으로 시행되었고 1) NSHE (National School Health Examination), 2) KNHANES(Korea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이 두 지표는 측정하는 방법이 약간 차이는 있었고 NSHE로 측정한 소아비만율은 지속적인 증가를 말하고 있었고, KNANES의 결과는 약 10% 선으로 계속 유지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조사대상의 크기는 NSHE가 더 크고 조사방법의 세밀함은 KNANES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적어도 소아비만율은 지속되거나 증가하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필자가 생각하기로는 출산율 등 여러 요인이 본 분석에 변수로 포함되는 것으로 보이며 성인들의 변화를 감안한다면 아이들의 경우도 비만율은 증가한다고 보는게 합리적인 추론으로 생각된다.
 

소아비만이 위험한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어린나이에 찐 살들은 키로 가는걸까?

안타깝게도 소아비만은 키로 전환되지 않고 만병의 근원일뿐이다. 이미 1970년대 소아비만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고 결과 소아비만은 지방세포의 크기를 키울 뿐 아니라 지방세포의 개수도 증가시킨다는 결론이다.

지방세포의 수가 증가하면 비만이 될 확률이 높아지고 이는 자연스럽게 성인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소아비만도 성인비만과 마찬가지로 과도하게 섭취된 영양소가 축적되는 과정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유발되게 된다.

위에서 설명한 내용들이 성인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소아비만 아이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여러 성인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다. 실제 소아비만 아이들에게서도 이상지지혈증 또는 당뇨병과 같은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소아비만과 성조숙증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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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이 부모들은 성조숙증이라는 병명은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여아에서 8세 미만에 유방 또는 음모가 나오거나, 남아의 경우 9세 미만에서 음모가 나타나거나 음경이 발달하거나 고환이 4mL 이상 커지면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소위 2차성징이 굉장히 빨리오는 현상을 일컫으며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 및 치료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여아가 남아에 비해 더 흔하다고 한다. 플라스틱 소비가 늘면서 환경호르몬에 노출이 늘어서 그렇다 라는 설도 있지만 오히려 기술이 발전할수록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가 더 강화되면서 이 부분에 대한 근거는 약화되고 있다.

반면 소아비만과 성조숙증에 대한 연관성에 대한 경고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즉 성조숙증은 비만에 의해 아이들 신체내에 대사과정의 항상성이 깨지고 이러한 변화가 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킨다는 결론이다.

구체적으로는 비만에 의한 대사장애는 체내 염증반응을 유발하게 되고 이러한 만성염증은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 (난소 또는 고환)의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성조숙증은 건강에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성장이 그 시기에 멈추게 되고 또한 성인이 된 후에도 여러 대사증후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는 최대한 피하고 싶은 질환 중 하나일 것이다.
 

비만인은 갖고 있는 장내세균총도 다르다

다시 유산균으로 돌아가서 여기 흥미로운 논문결과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2020년 발표된 논문(Int J Mol Sci (2020)21:2890)에 의하면 정상인과 비만인의 장내미생물총이 현저히 다르다고 한다. 이미 이에 대해 들어본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비만인에게서는 소위 유해균으로 분류되는 Fimicutes, Gram 음성균들이 증가하고 균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상인에서는 유익균인 Bacteroidetes가 우세종이며 균 다양성이 유지되며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이러한 차이가 비만인의 장내 병리적 변화를 유발한다. 염증 수치가 높아지고 내피세포의 밀착연접(tight junction)이 느슨해진다. 이러한 변화결과 염증반응이 체내로 침투하게 되고 이들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시키고 지방축적을 유도하게 된다.

이는 소아비만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논문(Clin Exp Pediatr (2023)66(4):148-154)에 의하면 비만인 소아에게서 유해균인 Fimicutes가 증가하는 것이 확인되었고, 유익균인 Bacteriodes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비만이라고 하는 것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동일한 패턴으로 진행되며 장내세균총의 변화도 유사하게 유발된다고 볼 수 있다. 즉 과영양화는 장내에서는 유해균의 비율을 증가시키고 염증반응을 유발시키게 된다. 이러한 만성염증은 인슐린 저항성 등 내분비계 이상을 유도하고 비만 및 대사증후군의 원인이 된다.
 

비만잡는 유산균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0년에 발표된 리뷰논문 (Microorganisms (2020)8:1148)에서는 유산균이 비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연구된 논문들을 분석하고 있다. 각 세부 논문들을 모두 언급하기에는 너무 글이 복잡해지기 때문에 그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겠다 (원문은 위에 표시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독자들은 꼭 한번 확인해보기 바란다).

본 논문에서는 성인, 유아청소년, 영아, 임산부들에서 유산균의 체중감량 효과를 살펴보고 있다. 과체중인 지원자를 모집하여 보통 4주에서 12주, 24주까지의 기간동안 유산균을 복용시켰고 결과 체중감소, 허리둘레감소, 체지방량 감소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효과가 분명하지 않은 결과도 보고되었고 체중 감량의 정도가 크지 않았다. 그리고 이 논문에서도 사용된 유산균의 종류가 다양하여 일관화 하기가 어려웠다고 평가하였다. 하지만 유산균, 어떤 종류의 유산균도 그 역할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장내 미생물총 안정화” 이다.

장내 미생물총이 안정화되고 숙주하게 유리하게 유지되면 분명 정상적인 대사가 이루어지게 되고 대사증후군에 이어 찾아오는 비만에 노출될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경향은 분명해 보인다. 또한 아이들의 경우는 성인에 비해 장내미생물군총의 성숙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유산균에 의한 관리가 더욱 더 필수적인 요소이다.
 

다시 로컬유산균

필자가 지난 몇 편의 컬럼을 통해 로컬유산균에 대해 언급하였다. 동일한 문화권, 즉 식습관을 공유하고 생활습관을 공유한 인구 집단에서 추출한 유산균이 상대적으로 장내에서 잘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로컬유산균을 설명하였다.

비만 및 대사증후군에 대해서도 이들 로컬유산균이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로컬 유산균이 본인들이 자주 봐왔던 장내 미생물을 안정화하고 또한 익숙한 환경에서 익숙한 대사체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생산하면서 숙주와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한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유산균의 종류도 다양하고 그리고 개개인의 장내 미생물총도 다양하다.

이왕이면 유전적으로, 환경적으로 유사한 숙주에서 분리된 유산균이 장내 환경을 정상화하는데도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유산균과 장내미생물총은 유산이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의 장건강을 위해서도 로컬 즉 한국인에게서 분리한 유산균을 복용하는게 유리할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장내미생물군총이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익숙한 유산균을 통해 장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 건강의 중심, 장건강

필자는 지난 컬럼들을 통해 아이들의 장건강을 강조해왔다. 그리고 우리가 코로나 펜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 손소독제 과다 사용 등 때문에 이 기간에 영유아 시기를 보낸 우리 아이들의 장내미생물 다양성이 감소했다는 논문을 지난 컬럼에서 소개한적이 있다.

이러한 변화는 추후 자가면역질환 및 알러지 질환의 유병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뿐일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장건강은 대사증후군과도 밀접한 관련이 되어 있다. 따라서 불안정한 장상태를 가진 아이들의 경우 대사증후군으로 발전한 원인이 하나를 더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유산균, 이왕이면 로컬 유산균을 통해 장을 보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맞다! 유산균은 마법의 총알이 아니다. 이것 하나만으로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없다. 하지만 장건강을 정상적으로 유지하지 않으면서 정상적인 건강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이건 분명한 사실이다. 장과 뇌, 장과 폐, 장과 순환기계, 장과 피부, 장과 대사증후군에 대한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장건강은 신체 여러 장기와 시스템과 직간접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급한 장과 대사증후군이 오늘의 주제 장건강이 소아비만에 직간접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근거이다.

필자의 결론은 로컬 유산균을 이용한 아이들 장건강 관리는 우리 아이들 건강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장은 인간의 건강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우리 아이들의 장건강 “로컬유산균”으로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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