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건 약학박사│공덕역 마트약국

이번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필수적인 영양소라는 주제를 다뤄보겠다. 관련하여 여러 다른 의견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글에서는 필자가 전적으로 아이들의 현실적인 환경과 성장과정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선정해보았다. 필자의 의견을 확인해보고 참고해주시기 바란다.

아이들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엄마의 몸에서 분리, 독립되어 세상에 태어난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정적인 면역체계의 확립이다. 엄마의 몸의 일부였던 아이는 정교하게 연결된 엄마의 면역시스템을 이용하여 본인을 지켜왔다.

하지만 출산 후에는 아이 스스로 본인을 지켜야 하는 막대한 도전 앞에 서게 된다. 따라서 아이들의 면역시스템을 성숙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의 경우 아이들은 태어나면서 모유 수유든 분유를 시작하든 현실적으로 가능한 옵션을 선택하게 되며, 또한 성장함에 따라 이유식, 더 성장하면 일반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요새는 부모들이 한 자녀 또는 두 자녀 정도를 양육하기 때문에 영양공급을 충분하게 해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은 절대적인 몸의 부피가 작기 때문에 비타민들의 요구량이 성인에 비해 높지 않아 결핍을 초래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비타민 또는 미네랄은 특정 질환적 상황이 아니면 추가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 자료=김성건 약학박사 제공
▲ 자료=김성건 약학박사 제공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는 무엇일까? 바로 ‘유산균’

첫째, 필자의 픽은 유산균이다.

유산균에 대해서는 기존 컬럼에서도 아이들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언급한 적이 있다. 간단히 정리하면 유산균은 아이들의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면역시스템의 성장을 돕는다.

장 근처에는 체내 면역세포의 약 70-80%가 분포하고 있다. 이들 면역세포는 직간접적으로 장내미생물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소위 훈련을 받는다. 성인의 경우 장내미생물군총이 안정화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원인에 의해 장내미생물군총에 어느 정도의 변화가 오더라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경우 특정원인에 의해 장내 미생물군총의 변화가 오면 쉽게 안정성이 깨지게 된다. 장내미생물군총의 안정성이 깨지게 되면 국소적으로는 장내 염증반응이 생기고 전신적으로는 면역체계가 불안정해지게 된다.

따라서 유산균을 섭취하여 이러한 장내미생물군총의 병리적 변화를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다. 이렇게 장 건강이 유지가 되면 전반적인 면역체계 성숙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아이들이 특히 취약한 상기도 감염도 유산균의 섭취로 그 증상 유발 정도 (강도 및 지속기간)를 줄일 수 있고, 또한 여러 알러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면역시스템이 과활성되어 유발되는 알러지 질환의 경우도 유산균의 꾸준한 섭취로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당연한 말이겠지만 유산균의 섭취는 장건강 자체를 도와준다. 아이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장질환은 설사이다. 유산균을 통해 장내미생물군총을 건강하게 유지한다면 다양한 원인에 의한 설사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설사에 의한 수분 손실은 치명적일 수 있다.

다만 설사가 진행되는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하여 약을 복용하여 증상을 관리하며, 한동안 유산균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산균은 장내에 자리를 잡아야 효능을 나타낼 수 있는데 설사를 하는 상황에서는 그러한 정착이 어렵기 때문이다.

차라리 증상을 다 회복한 후 유산균을 열심히 복용하는 것이 아이들의 장내 정상적인 미생물군총을 자리잡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유산균에 의한 장건강 확보는 성격발달에도 영향을 준다. 2020년 발표된 논문(Autism Res (2020)13(10):1778-1789)에 의하면 위장장애가 있는 아이들 (2-3.5세, 자폐아 255명, 일반아 129명)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서 행동장애를 보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한다.

자폐아와 일반아 모두에게서 위장관계 질환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 강박적 행동, 불안감, 수면장애, 공격성향을 보이는 비율이 더 높았다. 장과 뇌는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 있고, 특히 장건강이 악화되면 신경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들이 최근 많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므로 아이들 성격형성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장건강을 유산균 섭취로 잘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유산균 균주 중 아이들에 조금 더 적합한 균주가 있을까?

먼저, 유산균에 대해서 정확한 정의를 살펴보겠다. 유산균은 엄밀히 말하면 프로바이오틱스의 한 종류이다. 유산균은 젖산(lactic acid)를 생성하는 균주를 말하며 프로바이오틱스 범주 안에는 젖산을 생산하지 못하는 균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편의상 프로바이오틱스를 유산균으로 번역하여 사용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유산균은 프로바이오틱스의 한 종류이다. 다만 이 컬럼에서 사용한 유산균은 프리바이오틱스의 의미로 사용했다는 점, 꼭 기억해주기 바란다.

다시 돌아가서 아이들에게 조금 더 적합한 유산균이 있을까? 특히 1-2세 영유아들에게 말이다. 왜냐하면 이 시기는 엄마의 몸에서 독립하여 장내미생물총이 형성되어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모유에는 유산균 중 비피더스 균이 풍부하게 존재한다. 이 비피더스 균은 젖산을 생성할 수 없지만 장내미생물총을 숙주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균이기 때문에 유산균에 포함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완전 모유수유 비율이 높지 않지만 모유수유가 아이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지면서, 엄마들이 상황에 따라서 완전모유수유는 아니지만 그래도 꼭 모유수유기간을 가지고자 한다.

모유에는 비피더스 균 뿐만 아니라 HMO (human milk oligosaccharide)라는 다당체를 함유되어 있다. HMO 자체는 체내에서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존재하지 않으나, 비피더스 균 중 일부(B. bifidum, breve, longum, infantis)에 의해서 소화가 된다.

이들 균주는 모유에 HMO를 분해하여 SCFA(Short-Chain-Fatty Acid)를 생성한다. 기본적으로 SCFA는 장내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장세포간의 밀착연접, 쉽게 말하면 장내벽세포 사이의 간극이 생기지 않게 한다.

세포사이에 간극이 생기면 그 간극을 통해 균이 체내로 유입될 수도 있고 또한 장내 유해균에 의해 생성된 독소들이 체내로 유입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염증반응이 더욱 더 악화된다.

또한 비피더스 균에는 특정 효소 (Aromatic lactate dehydrogenase, Aldh)가 탑재되어 있어서 모유에 함유된 (또는 외부에서 유입된) 방향족 아미노산 (Aromatic amino acid)을 방향족 젖산 (Aromatic lactic acid)로 전환할 수 있으며 생성된 물질들 중 ILA (indolelactic acid)는 면역력 형성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즉 비피더스 균은 영유아 시기에 장내 염증반응을 억제하며 또한 면역시스템 성숙에 도움을 주는 물질을 생성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영유아 아이들에게 비피더스 균이 추천된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영유아 시기에 반드시 유산균을 복용해야 할 당위성을 부여한다

▲ 자료=김성건 약학박사 제공
▲ 자료=김성건 약학박사 제공

첫째, 우리나라의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다.

과거에 비해 자연분만율이 많이 높아지긴 했어도 아직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은 편이다. 물론 여러 원인에 의해 반드시 제왕절개를 시행해야 할 경우도 많고 이런 경우는 필수적이다.

산모와 태아의 건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 자연분만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 자연분만시에 엄마의 질내를 통과하면서 아이들은 질내 유산균에 노출되게 되며 이 과정에서 태아의 체내에 엄마의 질유산균이 이식된다.

이러한 이유로 임산부의 경우 질내 미생물총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제왕절개를 하는 경우 이러한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태아의 체내 미생물총 다양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출산후 아이들은 유산균을 복용하여 장내미생물총을 정상화하고 균형이 깨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둘째, 앞서도 잠깐 언급하였지만 우리나라의 완전모유수유 비율이 높지 않다.

이 부분도 여러 사정을 고려해야 할 것이고, 완전 모유수유를 못하는 경우는 대부분이 모유수유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 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엄마들이 완전모유수유는 못하더라도 일정기간만이라도 모유수유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모유를 통해서 섭취할 유산균은 외부에서 투여를 해주어야 한다. 특히 영유아 장건강에 필수적인 비피더스 균을 보충해주는 것이 생애초기 장내세균총을 안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 자료=김성건 약학박사 제공
▲ 자료=김성건 약학박사 제공

셋째, 이전 컬럼에서도 언급했던 부분이다. 우리나라가 지난 3여년간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격리두기를 엄격하게 적용해왔기 때문에 아이들 장내미생물총의 다양성이 감소했을 가능성이다.

이러한 우려는 실제 몇몇 논문을 통해 제기되고 있으며 이들 연구그룹들은 코로나 시기에 태어난 또는 유아기를 보낸 아이들의 알러지 질환 유병률의 증가를 걱정하고 있다.

현재는 과거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만큼 엄격하진 않지만 그래도 마스크가 당연해지고 위생개념(알코올을 이용한 생활용품의 소독 증가, 손소독제 이용증가 등)이 철저해지는 것이 뉴노멀로 자리 잡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 아이들의 장내미생물총 다양성을 확보하기가 불리해졌다.

필자의 이러한 주장이 절대 더러운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과거에 자연스러웠던 부분이 어떠한 상황에 의해 부자연스러운 부분으로 전환되었고 이러한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 장건강을 확보하기 위한 유산균 섭취는 필수적이라 생각된다.
 

로컬유산균의 섭취가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자료=김성건 약학박사 제공
▲ 자료=김성건 약학박사 제공

아이들에게는 특히나 로컬유산균의 섭취가 중요하다. 로컬유산균이란, 동일 인종, 즉 같은 문화 (식습관, 생활습관 등)를 공유하는 인구 집단은 같은 장내세균총을 공유하고 유산균 또한 같이 공유한다는데 기인한 개념이다.

즉, 논문에서도 동일한 유산균이라도 같은 인종 내에서 추출한 유산균이 장내에서 좀 더 잘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바 있다. 따라서 같은 인종내에서 분리된 유산균을 섭취하는 경우 장내 정상적인 미생물총을 유지하는데 다른 유산균에 비해서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듯 유산균의 선택은 “다르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지 “좋다” 또는 “나쁘다”의 개념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지점이 상대적으로 좋은 효능을 얻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은 로컬 유산균에 좀 더 관심을 가질 당위성이 있는 것이다.
 

아이들 필수 영양소, 면역비타민, 비타민D

필자의 두번째 픽은 비타민D이다.

비타민D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위상에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비타민이다. 기존 비타민D는 뼈건강에 초점을 맞추었다. 비타민D의 결핍은 구루병을 유발하며 이는 비타민D가 뼈건강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비타민D가 활성화되면 조골작용을 도와 골밀도를 높이고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 아이들에게 뼈건강도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비타민 D는 아이들 성장에 필수요소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비타민D는 단순히 뼈건강만을 관리하는 비타민이 아니다. 필자가 비타민D를 아이들의 필수영양제로 선정한 이유는 비타민D가 면역체계 성숙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타민D는 먼저 선천적 면역체계를 튼튼하게 한다. 선천적 면역체계의 역할을 외부로부터 바이러스 또는 세균이 침입을 하였을 때 이들을 빠른시간내로 무력화한다. 비타민D가 부족한 경우 선천적 면역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감염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비타민D는 과도하게 활성화된 후천적 면역에서 비롯된 염증반응을 완화한다. 염증반응은 제어되지 않은 면역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병리적 증상으로 이 반응이 지속되는 경우 우리 몸의 정상 장기 및 조직을 공격하여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코로나 펜데믹 시기에 사이토카인 폭풍도 염증반응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 펜데믹 시절 아이들의 경우 어른보다 중증으로의 이행 비율이 낮았었다. 하지만 다발적 장기손상 (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 in Children, MIS-C) 이라는 급성 염증반응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수는 아니지만 아이들의 사망사례가 보고되었고, 연구에 따르면 이 극단적인 염증반응과 비타민 D와의 역상관관계에 대한 가설이 제기되었다.

이처럼 비타민D는 뼈건강 뿐만 아니라 면역기능에도 필수적인 비타민이다. 또한 비타민D는 비만, 대사증후군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고에 의하면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은 경우 비만 및 대사증후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따라서 소아비만을 관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최근들어 부모들을 걱정하게 하는 성조숙증 발생도 비타민D의 체내 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관련 논문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외에도 실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증가하는 것도 비타민D를 건강을 위해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아이들 건강을 위해 꼭 섭취해야할 비타민은 비타민D이다.

▲ 김성건 약학박사(공덕역마트 약국)
▲ 김성건 약학박사(공덕역마트 약국)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부모들이 잘 챙기고 있고 절대적인 영양소 요구량이 크지 않기 때문에 따로 여러 영양소를 챙길 이유는 없다. 다만 면역체계를 안정화하는 것은 아이들 건강과 직결되어 있고 아이들이 외부세계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공간이 장인만큼 장건강은 아이들 성장에 필수적이다.

더하여 장건강은 면역체계의 성숙을 돕는다는 부분에서 더 신경을 써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유산균과 비타민D는 위에서 언급한 면역 및 장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이들 두 영양소를 섭취하게 하여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자도 아이의 아빠이지만, 건강하게 우리에게 찾아온 우리 아이들, 더 건강하게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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