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건 약학박사│공덕역 마트약국

들어가며

필자는 핀란드에서 회사생활을 했을 때 신경계 질환에 대한 연구를 했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신경계 질환 중 대표는 알츠하이머 병이다. 퇴행성 병리과정을 거쳐 인지능, 기억력 저하 증상이 생기며 종국에는 죽음에 이르는 질환이다.

그런데 최근 2-3년 구강내 세균이 알츠하이머 유병률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치은염을 유발할 수 있는 Porphyromonas gingivalis이 염증을 유발하면 뇌혈관장벽(Brain-Blood Barrier)를 느슨하게 하고 말초의 베타아밀로이드의 뇌내유입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J Neurochem 158(3):724-736 (2021)).

구강내 존재하는 세균이 신경계에 병리적 변화를 줄 수 있다는게 필자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구강 미생물군총 (Oral microbiome)

구강내에 존재하는 미생물군총은 700여종의 미생물이 혼재되어 있으며 장관 미생물총과 같이 균 뿐만 아니라 일부 바이러스 및 곰팡이도 혼재되어 있다. 우리 몸에서 5대 주요 미생물총 중 하나이다 (5대 주요 미생물총 : 장관, 구강, 질, 비강, 피부).

충치와 치은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전신 질환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구강건강이 전신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치은염이 생긴다. 주로만성으로 진행된다. 염증이 생기면 구강점막의 투과성을 높인다. 면역세포들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 때에 따라서 구강내 유해균에서 생산되는 독소들이 점막을 투과하여 염증반응을 가속화하고 혈관으로 이행되기도 한다.

혈관으로 이행되면 혈액순환을 따라 전신 염증반응으로 번지게 된다. 문헌에서는 당신이 치은염을 앓고 있다면 낮은단계의 전신염증을 갖고 있는 것과 같다고 언급하고 있다 (Int J Oral Sci 14:14 (2022)).

위와 같은 이유로 현재 구강건강은 알츠하이머병 (앞서 언급했듯), 당뇨, 류마티스 관절염, 심혈관계 질환, 암, 염증성 장질환과 조산 등과 밀접한 연관이 되어 있음에 대한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암의 경우는 구강 미생물총에 포함된 특정 유해균, 유해바이러스가 직접적으로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두종 바이러스 (human papillomavirus)는 구강내 암발생율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는 위에서 언급했기 때문에 그 외 질환도 살펴보면 대부분 염증과 관련된 질환이다.

구강내 염증이 전신으로 번지면서 혈액내에 염증반응이 증가하면 심혈관계 질환 유병율을 높이고, 인슐린 저항성에 영향을 주어 당뇨병에도 악영향을 준다. 또한 염증성 장질환 및 류마티스 관절염 또한 전신염증 반응이 증가하면 병리적 진행이 가속화한다. 

또한 조산과도 영향이 있다고 한다. 보통 조산은 임신기간 37주를 채우지 못하고 출산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위 문헌에 따르면 태반에도 미생물총이 존재한다고 하며 이 미생물군총은 모체의 구강 미생물군총과 유사하다고 한다(장내 미생물군총과 비교한 결과 구강 미생물군총과 더욱 더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이유로 구강 미생물군총에 병리적 변화와 조산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고 일부 상관성에 대한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경우는 어떨까?
 

아이들과 구강 미생물총

구강 미생물은 이미 태아시기부터 형성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문헌(Sci. Rep. 9:19732 (2019))에 따르면 나이별 구강 미생물총의 다양성의 변화를 잘 파악할 수 있다. 약 5-6세쯤 되면 구강 미생물총이 성인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시기별로 구강 미생물군총의 변화도 유발된다.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은 유전적 요인뿐민 아니라 임신기간, 분만방법, 수유여부, 양육방식 등이 있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보면 미생물군총이 다양성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나며 이 과정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그리고 초기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변화에 취약함으로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구강 미생물총의 변화가 있을 때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되는데 관련된 질병은 아래와 같다 (Int J Oral Sci 12:12 (2020)). 
 

 

1) 구강 미생물총과 충치

구강 미생물총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충치이다. 부모들이 가장 직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충치를 유발하는 균은 Streptococcus mutans 로 알려져 있다. 이 균을 비롯하여 Streptococcus속 균주들 및 여성 질염을 유발하는 곰팡이인 Candida albicans 도 충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충치가 없는 아이들에게서는 정상 구강 미생물총을 유지하고 있어서 충치를 예방하는데도 구강 미생물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2) 구강 미생물총과 비만

구강 미생물총의 변화는 비만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구강내 미생물총의 변화와 체중 증가와의 상관관계가 장내미생물군총의 변화보다 더 뚜렷하다는 결과이다.

구강 미생물총이 다양성은 체중증가와 반비례하고 특정 미생물들의 비율의 변화가 체중증가와 비례한다고 한다(Firmicutes/Bacteroidetes 증가와 체중증가와 비례한다).

3) 구강 미생물총과 기타질환

구강 미생물총의 변화는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된다. 문헌에 따르면 장내 알러지 반응을 유발하는 셀리악 증후군이 구강내 미생물총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되어 있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자폐증, 소아 충수염, 소아 염증성 장질환과도 상관관계가 보고되어 있다.

장내 미생물군총과 자폐증과의 상관관계는 이전 컬럼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추가로 구강 미생물군총과도 관련성이 제시된 것이다. 나머지 질환들은 알러지와 염증을 기저 병리 과정을 갖고있는 질환들이며 이는 구강 미생물군총의 불균형이 염증반응과 밀접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이들이 구강내 미생물총은 시기별로 변화가 일어나며 다양성 측면에서 성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따라서 이를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전략으로 아이들 구강 미생물총을 관리할 수 있을까?
 

제형의 변화?

2015년 발표된 논문 (BMC Oral Health 15: 112 (2015))에 의하면 츄잉 (chewing) 제제 유산균을 섭취하는 것이 충치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발표하였다. 유산균 균주는 Streptococcus 속의 유산균을 사용하였다.

2-3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 유산균과 함께 불소 치약을 적용하여 충치예방효과를 확인하였다. 2022년 발표된 리뷰논문에서는 분석결과 Lactobacillus 속 유산균에서 충치예방효과를 확인하였다.

이처럼 유산균의 사용이 구강 미생물총에 영향을 주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학술자료들이 있다. 물론 장내 적용하는 유산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수는 적지만 구강 유산균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되고 있다.

그렇다면 아이들 구강에 적용하는 유산균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필자는 제형의 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해외에서 유통되는 구강 유산균 제품은 츄어블 (또는 트로키) 제형인 경우가 많다.

즉 씹어먹는 (또는 빨아먹는) 형태이다. 당연히 입안에서 씹어먹는 (또는 빨아먹는)  형태의 제형은 그 안에 유효성분의 구강내 머무름시간을 극대화할 수 있고 이는 효능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국내 아이들 유산균은 주로 과립형태가 많고 츄어블 (또는 트로키)  제형은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츄어블 (또는 트로키) 제형의 유산균은 차후에 어차피 장내로 유입이 되기 때문에 구강과 장내 미생물총에 동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1일 1회 보다는 2-3회 나누어 복용하면 더욱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장내 미생물총을 넘어 구강 미생물총까지, 관리는 로컬 유산균!

아이들에게는 특히나 로컬유산균의 섭취가 중요하다. 로컬유산균이란, 동일 인종, 즉 같은 문화 (식습관, 생활습관 등)를 공유하는 인구 집단은 같은 미생물총을 공유하고 유산균 또한 같이 공유한다는데 기인한 개념이다.

즉, 논문에서도 동일한 유산균이라도 같은 인종 내에서 추출한 유산균이 장내에서 좀 더 잘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바 있다. 따라서 같은 인종내에서 분리된 유산균을 섭취하는 경우 정상적인 미생물총을 유지하는데 다른 유산균에 비해서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장내 뿐만 아니라 구강 미생물총 관리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에는 유산균들의 효능을 특허로 받는 경우가 종종있다. 2016년 Bifidobacterium longum CBT-BG7과 Bifidobacterium lactis CBT-BL3의 경우 아이들 성장촉진용 원료로 특허를 받았고 이들은 소위 로컬 유산균으로 이러한 유산균을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 1개의 속 (Genus)의 유산균을 이용하는 것보다 여러 속에 속하는 유산균을 이용하면 각각의 성장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장내정착에 유리하다고 한다. 유산균을 조합할 때 이러한 내용도 고려한다면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면역이다. 면역체계가 미성숙했기 때문에 미생물에 쉽게 감염이 되고 면역작용이 조절이 안되어 염증반응이 빈번히 유발된다.

따라서 유산균을 통해 미생물총을 잘 보호하여 염증 및 알러지 반응이 유발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또한 면역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비타민D와 아연과 같은 영양소를 같이 공급을 해주면 아이들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 마치며…

이번 글에서는 구강 미생물총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였다. 장내 뿐만 아니라 구강내 미생물총도 여러 질병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특히 아이들의 경우 태어나면서 약 5-6세까지 큰 변화를 겪기 때문에 잘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전략으로 특정 제형의 선택을 언급하였고 그 제형은 씹어먹거나 빨아먹을 수 있는 형태인 츄어블 또는 트로키제였다. 이런 제형의 유산균을 통해 구강내 미생물총과 동시에 장 미생물총을 관리하는 전략이 2-6세 사이의 아이들에게는 최적의 방법으로 사료된다. 

또한 지난 컬럼에서 언급했듯 유산균의 선택은 "다르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지 "좋다" 또는 "나쁘다"의 개념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지점이 상대적으로 좋은 효능을 얻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은 로컬 유산균에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로컬유산균을 이용하여 장내 미생물총만이 아니라 구강 미생물총까지 관리하여 아이들 건강을 챙겨보는 것으로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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