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석 원장

수의학박사
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SBS TV 동물농장 자문위원
대한수의사회 반려동물자가진료철폐 특별위원장
서울시동물복지위원

반려인과 향후 반려견을 입양할려는 예비 반려인에게 4가지 질문을 통해 자신이 반려인으로서의 자격과 마음가짐이 얼마나 잘 갖추어져 있는 지를 평가해보자.

▲ 사진 = 박순석 수의사 제공
▲ 사진 = 박순석 수의사 제공

질문 1. 아파트에서 키우기 적합한 품종은 ? 
질문 2. 가족 중 털 알러지가 있다면 적합한 품종은? 
질문 3. 개소음을 갈등을 겪고 싶지 않은 데 적합한 품종은?
질문 4. 입양 전 반려인이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은?

 

Q1. 아파트에서 키우기 적합한 품종은?

체형이 작은 품종이 유리하다. 짖는 소리도 작다. 이웃들과 공유하는 아파트 단지의 특성 상 안고 다니기 용이한 소형견이 적합하다. 말티즈, 치와와, 포메라니안, 비숑, 토이푸들, 시츄, 최근에는 꼬똥 드툴레아 등의 소형견이 추천된다.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이웃들과 마주칠 때는 반려견을 안아 주는 것이 예의다. 어린이 놀이터, 주차장, 공원을 이동할 때도 항상 돌발 상황을 대비하고 바로 개를 안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여성이나 어린이라 해도 순간적으로 반려견을 안을 수 있는 체중 5kg 이하의 소형견이 아파트에서 키우기에 적합하다.
 

Q2. 가족 중 털 알러지가 있다면 적합한 품종은? 

개털에 민감한 가족이 있다면 장모종 견종을 추천한다. 푸들, 비숑, 말티즈, 시츄, 라꽁 드툴레아 등의 장모종은 털이 무한히 자라기 때문에 의외로 빠지는 털이 적다. 
반면에 단모종은 털의 수명이 잛다. 계절에 따른 털갈이와 건강 상태에 따라 털이 수북하게 빠지는 시기들이 자주 있다.    

▲ 사진 = 박순석 수의사 제공
▲ 사진 = 박순석 수의사 제공

단모종이던 장모종이던 피부관리를 잘하면 덜 날림이 현저히 준다. 개는 피부를 보호하는 피지 분비량이 사람에 비해 월등히 적기 때문에 샴푸를 자주 하게 되면 오히려 피부건조증이 발생하며 털 빠짐이나 부러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반려견의 샴푸 목욕은 한달 간격을 추천드린다. 어쩔 수 없이 씻겨야 한다면 샴푸를 최대한 희석하여 가볍게 헹궈내듯이 목욕을 시키고 컨디셔너, 린스 , 미스트 등을 충분히 사용해 피부 보습 관리에 신경을 써주어야 한다.

털 날림이 싫다고 털을 빡빡 깍는 것은 개의 정서적 학대이며 피부건강 측면에서도 해롭다. 특히 포메라니언의 경우 털을 잛게 깍으면 모낭과 피부위축이 동반되는 전신 탈모증(alopesia)이 발생하기도 한다.
 

Q3. 개소음을 갈등을 겪고 싶지 않은 데 적합한 품종은?

목양견, 수렵견은 주인을 부르거나, 주인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잘 짖는 습성이 있다. 야생의 본능이 남아있은 품종일수록 하울링을 자주 한다. 경비견은 칩입자를 경고하듯 열심히 짖는다. 
묶어두거나 케이지에 가둬 두면 개는 짖어야만 주인을 부르고 주변 인기척에 경고할 수 있다.  소형견도 의외로 잘 짖는다. 특히 특정 주인에 대한 의존성이 강한 개 일수록 이웃에 대한 경계심이 많고 공격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덜 짓는 품종을 딱히 고르라면 품성이 유순한 골든 리트리버가 추천되지만 이들 중 잘 짓는 개도 많다.  
결론적으로 모든 개는 짖는다. 다만 착한 개가 덜 짓는다. 순한 성품의 모견에서 태어난 새끼들이 그러하다. 강아지 때 부터 사람들과 동료 개들과 잘 어울리며 사랑받는 개들이 덜 짖는다.  

▲ 사진 = 박순석 수의사 제공
▲ 사진 = 박순석 수의사 제공

 

Q4. 입양 전 반려인이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은?

가족을 입양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되물릴 수는 없다. 즉흥적인 결정이나 동정심으로 반려견 , 유기견을 입양해서는 곤란하다. 입양에 앞서 냉정하게 자신의 처지를 살펴봐야 한다.

첫째, 냉정하게 현실을 따져보자. 

강아지를 키우는 데 수반되는 사료, 식기, 장난감, 용변패드, 샴푸, 빗, 이동케이지, 하우스, 목줄, 인식표 등이 왜 필요한 지를 공부하고 그에 따르는 지출을 따져봐야 한다.  

예방접종, 중성화수술, 정기건강검진, 반려동물건강보험에 가입할 경제적 여력이 충분한지도 살펴야 한다. 
개의 품종에 따라 합당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마당과 견사를 마련해줘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1년 뒤,  5년 뒤, 개가 노령견이 되었을 때도 내가 그 책임을 다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해야 한다.
강아지 입양을 ‘반려가족’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내 자녀를 키우기 위해 시간과 돈, 그리고 부모의 헌신이 필요하듯, 반려동물에게도 시간과 돈, 반려인의 헌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사진 = 박순석 수의사 제공
▲ 사진 = 박순석 수의사 제공

 

둘째, 반려견과의 행복은 반려인이 노력하는 만큼 이루어진다.

반려견이 예의 바르면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이는 곧 개의 행복이다.
착한 개가 되기 위해서는 치열한 본능이 자제되어야 한다. 긍정적인 체험을 통해 개 스스로가 예의바르게 행동할 때 자신이 더 행복하다는 인식을 습득시켜야 한다. 이를 ‘반려 교육’ 또는’ 사회화 과정’이라 부른다.

예를 들어, 낯선 사람을 보고 위협하는 행동을 교정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반려인이 개를 강압적으로 다그치기를 반복한다면 개는 주인을 두려워하기 시작한다. 서열 상 상위의 주인에게 꼬리는 흔들지만 정작 신뢰하지는 않는다. 이는 곧 서열이 낮은 사람은 제압할려는 본능을 촉발시킨다. 개가 감당하기 쉬운 어린이, 여성, 노인을 서열 상 만만한 대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기도 한다. 개와 주인 모두에게 심각한 불행이 초래된다.

그래서 개의 문제행동을 교정할려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야 한다. 절대 자기 방식으로 개를 통제하려 해서는 안된다. 조급하게 성과를 얻으려 하면 실패한다. 집을 찾아오는 지인과의 만남, 산책을 통해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그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방법을 체득해 나가야 한다. 우호적인 행동 표현, 소리 표현, 표정을 자연스럽게 체득해날 때 까지 더 많은 기회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개 스스로가 예의바르게 행동할 때 자신이 더 행복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문제행동이 교정되어 진다. 예의바른 개는 반려인의 노력에 의해 완성됨을 명심하자.

▲ 사진 = 박순석 수의사 제공
▲ 사진 = 박순석 수의사 제공

 

셋째. 생로병사, 이별을 대비하자.

개의 수명은 15년 정도다. 12세 정도가 되면 노화가 본격화 되며 이때 부터는 자주 아프고 치매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들을 반려인이 지켜줘야 할 때가 반드시 온다.

애틋한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면 마치 자식 잃은 부모의 심정 마냥 힘들어하는 반려인들이 의외로 많다. ‘펫로스신드롬’(Pet loss syndrom)이라 한다. 심지어 심인성 심장병 ‘타코츠보 증후군’(takotsubo syndrom)으로 발전하는 사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6~7살 터울을 두고 반려견 동생을 입양하도록 권장한다. 반려견 간에도 외로움을 덜어줄 동료가 필요하며, 때가 되어 첫째가 먼저 세상을 떠나더라도 남은 둘째를 통해 작게 나마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진 = 박순석 수의사 제공
▲ 사진 = 박순석 수의사 제공

 

넷째, 생명은 누구나 아프다. 반려동물의료보험은 필수.

생명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은 말보다 실천이 필요하다.  동물의료는 사람처럼 국민건강보험의 혜택을 누릴 수 없다. 그래서 진료비의 20% 정도를 자기 부담하는 손실보험 형태의 반려동물의료보험을 가입해 두는게 좋다.  

자녀를 키우면서 아이들을 위한 보험을 대비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그런데 국내 반려동물의료보험 가입율은 턱없이 낮다. 당장 건강하다 보니 그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료보험을 가입해 둔 보호자들은 반려견의 건강에 더 섬세하다. 보험에 가입해둔 만큼 질병의 초기에 더 적극적으로 치료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료보험 가입과 반려동물 등록은 반려인으로써의 의무이자 생명을 지키겠다는 최소한의 약속임을 기억하자.

▲ 사진 = 박순석 수의사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힐링앤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