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출발한다면 당일치기로도 가능한 동해 바다로의 새해 일출 여행, 맛집 투어와 전망 좋은 카페에서 커피한잔의 여유까지 즐겨보자.

새해 첫날을 길게 보내면, 2024년 한 해가 여유로울 것이다.

 

▲ 사진=김진규 작가 제공
▲ 사진=김진규 작가 제공

서울 양양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속초까지의 여행이 쉬워졌다. 마음만 먹으면 당일치기로도 충분한 새해 일출여행을 동해 바다로 떠나보자.

몇 년 전 속초로 출장 갈 일이 있어, 새벽잠을 좀 서둘러 길을 떠나니 낙산사에서 일출을 감상하고도 아침 식사 후에 9시 미팅 시간을 맞출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 여행은 일출 전망이 가능한 호텔을 예약하고 좀 늦은 시간에 출발을 했다. 늦은 시간에 출발을 하니 교통체증이 없어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호텔에서 일출이 보인다고는 하는데, 해가 뜨는 방향이 계절에 따라 바뀌기도 하고, 호텔의 방향이 정확히 바다로 향하고 있지 않다면 아침에 눈을 떠봐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 다행히 바다와 멀지 않은 위치라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충분히 일출 감상은 할 수 있는 곳이다. 밤늦은 시간 호텔 체크인을 하고는 와인한잔을 기울이다 새벽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겨울철 일출 시간은 7시 30분이 지나야 하므로 좀 여유를 부린 거다. 새해 첫날 일출도 비슷한 시간이니 숙박 예약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당일치기 여행을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새해 첫날 일출은 어느 일출 명소를 가나 새해 첫 해를 보고 소원을 빌기 위하여 온 인파로 붐비기 때문에, 카메라를 세팅하기도 경쟁이 치열하다.

▲ 사진=김진규 작가 제공
▲ 사진=김진규 작가 제공

가장 앞줄을 고집하기 보다, 살짝 뒤로 물러서서 일출을 구경하는 분들을 보조 피사체 삼아 사진을 담는 것도 좋다. 추운 날씨를 견디기 위한 방한복과 방한도구 그리고 배터리도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 날씨가 추우면 금방 방전되기 때문에 완충이 되어 있지 않으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추워도 날씨만 좋다면 겨울에는 오메가 일출을 볼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새해 첫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행운도 노려볼 수 있다. 사진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광각렌즈와 망원렌즈를 준비하고 가급적 투바디 세팅을 하고 가면 언 손으로 카메라 렌즈를 갈아 끼우는 수고는 덜 수 있을 것이다. 

▲ 사진=김진규 작가 제공
▲ 사진=김진규 작가 제공

아침을 서둘러 일출 사진을 몇 장 담고는 호텔에서 좀 늑장을 부리다 전망 좋은 카페를 찾아 체크아웃을 한다. 작가는 속초에서 고성 방향으로 가는 길에 있는 전망 좋은 카페를 택한다. 상대적으로 조용하기도 하지만, 새로 지은 카페들 이기 때문에 시설도 깔끔하고 인테리어도 바다 전망에 맞춰서 세팅해 두었기 때문이다.

커피와 케익을 주문하고 바다가 바로 보이는 자리에 앉아 밀려오고 밀려가는 파도에 잠시 생각을 비워본다. 하얀 포말을 계속 만들어내는 푸르고 푸른 그러나 제법 거친 파도를 보며, 역시 바다는 동해라는 생각을 새삼 되새긴다.

한시간여를 앉아 지나온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이 시작될 새해를 계획하며 밀려오고 밀려가는 파도에 몇 가지 질문들을 던져 본다. 잘 살고 있는지 그리고 또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새해의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등등 온갖 생각들이 머리 속을 어지럽히다 어느 순간 맑아진다. 굳이 글로 적지 않아도 알아서 정리가 되는 듯한 느낌이다. 몇 가지 키워드만 메모해 두고 잠시 물멍에 빠진다.

▲ 사진=김진규 작가 제공
▲ 사진=김진규 작가 제공

얼마간의 시간이 흘른 후 늦은 점심을 위해 꽤 유명한 맛집인 백촌 막국수 집으로 향한다. 평소 2~3시간씩 대기를 해야 하는 맛집인데, 점심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다행히 대기가 없다고 한다. 유명 맛집들은 음식 맛은 좋으나 상대적으로 좀 더 친절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항상 남는다.

이집도 그러하다. 정해진 메뉴 주문에 있어 융통성도 전혀 없고, 매뉴얼대로만 음식을 내어 오는 느낌이다. 돌돌 말은 막국수면에 두어 가지 반찬과 동치미 국물이 전부지만 나무랄 데 없이 깔끔한 맛이 최고다. 

▲ 사진=김진규 작가 제공
▲ 사진=김진규 작가 제공

점심을 먹고 나니 문득 눈 덮인 울산바위 생각이 난다. 그 웅장한 모습을 보고 나면, 아침에 힘차게 떠오르는 붉은 태양의 기운에 울산바위의 장엄한 무게까지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해에 추진하고자 하는 계획들에 태양이 주는 밝은 기운과 그 계획들을 묵묵히 추진할 수 있는 힘까지 더한다면 못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누구나 새해가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해 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들을 실천해 나가고자 하지만 현실은 항상 녹녹치 않다. 수많은 도전이 있을지라도 마음먹은 대로 꾸준히 추진해 가고자 한다면, 스스로 세운 계획을 마음속 깊이 새겨 두고 그 계획에 힘을 더해 줘야 한다. 붉고 힘차게 떠오르는 새해 첫 일출의 기운과 울산바위의 무게감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필자의 이번 여행은 짧은 시간에 좀 서둘러서 움직인 느낌이 없지 않지만, 호텔에서의 여유로운 오전 시간과 전망 좋은 카페에서의 물멍 시간 동안 충분한 휴식과 힐링을 찾은 여행이었다. 이곳 저곳을 의미없이 둘러보기 보다 꼭 필요한 몇 가지만 챙겨서 움직이다 보니 24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이라도 꽤 알찬 여행이었다.

이번 새해 일출 여행, 필자의 동선을 한번 따라가 보면 어떨까요

▲ 사진=김진규 작가 제공
▲ 사진=김진규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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