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도전해 볼만한 겨울 태백산 그리고 바닷가에서 낭만 넘치는 킬링 캠핑 후 일출을 보자.

동해 보양식의 대명사 섭국으로 온기를 더하고 통유리창으로 푸른 동해 바다를 보며 온천을 즐기면 완벽한 겨울 여행이 아닐까?

▲ 김진규 에디터 제공
▲ 김진규 에디터 제공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 제법 두터운 옷으로 무장한 세명의 남자가 모였다.

카니발에 각자의 배낭을 옮겨 싣고 서울을 빠져나간다. 조금은 덜 깬 잠을 쫓으려 커피 한잔을 나누고 오늘의 목적지가 있는 강원도 태백으로 향한다. 얼마나 달렸을까? 한적한 강원도의 길은 평화로움 그 자체를 선물한다. 좀 늦은 아침식사를 위해 멈춰선 곳은 수수한 시골 식당이다.
각종 담금주들이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고, 반찬은 나물과 김치 등으로 정갈하게 맛있다. 계란 후라이를 하나씩 구워 주는 그냥 집밥이다. 청국장의 맛이 깊고 여운이 길다. 든든하게 한그릇을 뚝딱 비워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태백산 유일사코스 주차장.

아직은 이른 시간이지만 주차장에 자리가 없다. 어렵게 자리를 찾아 주차하고 각자의 등산 장비를 챙긴다. 아이젠은 필수고 스틱도 가급적 가져 가는 것이 좋다. 여기에 물과 약간의 간식거리. 작가는 카메라 두대가 들어 있는 가방도 챙겨 든다.

겨울 산행을 하면서 무슨 카메라를 두대나 가져가냐는 일행들의 질문보다 겨울 태백이 내어줄 풍경에 대한 기대로 카메라 가방이 무겁지가 않다.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몰라 예비의 개념으로 두대의 카메라를 챙기는 것도 있지만, 일반 렌즈와 망원 렌즈의 조합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겨울 산행을 하면서 카메라를 가져갈 때는 배터리를 여유롭게 챙겨가는 것이 좋다. 급작스레 떨어지는 기온으로 배터리 수명이 평소보다 훨씬 짧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진규 에디터 제공
▲ 김진규 에디터 제공

 

태백산 유일사코스는 반정도는 임도 길로 약간의 경사가 있어도 길이 넓어 안전하고 산행이 힘들지 않다. 본격적으로 산을 타는 구간도 약간의 안전 장비와 본인의 주의를 더하면 위험하지 않다. 왕복 3~4시간 정도 걸리는 그렇게 힘들지 않은 코스지만 강원도 깊고 웅장한 산이 가진 모든 것들을 즐길 수 있는 것은 태백산만이 주는 또 하나의 매력이다.

유일사 갈림길에서 장군봉으로 향하는 길은 본격적인 산행길이다. 주목 군락지가 주는 겨울 풍경은 그 자체가 매력이다.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에 올라 기념사진 하나씩을 남기고 천제단으로 향한다.

태백산은 설악산, 오대산 등과 함께 태백산맥의 영산으로 높이 1,567m이다. 매년 개천절이면 태백제를 열어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재단은 산악인들이 안전을 기원하며 지내는 제사 장면이나 무속인들이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반인들도 뭔가 소원을 빌면 이루어질 듯하여 잠시 머물며 본인들의 소망을 담아 남기기도 한다.

▲ 김진규 에디터 제공
▲ 김진규 에디터 제공

태백산이라는 큰 글자가 새겨진 비석 앞에는 기념사진을 담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고, 실시간 중계되는 CCTV 앞에는 그들 만의 추억을 남기려는 젊은 친구들의 춤사위가 즐겁다.

얼마의 시간을 머물렀을까? 몇 장의 사진을 담았을까? 제법 시간이 흘러 일행들을 찾아보니 이미 하산 중이란다. 걸음을 서둘러 하산길을 재촉한다. 아직도 올라오는 분들이 많다. 태백은 하산길이 항상 아쉽다. 뭔가를 두고 내려가는 듯한 또는 해야 할 뭔가를 놓치고 하산길로 향하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몇 번을 찾아도 같은 느낌이다. 아쉬움이 많다는 것은 또다시 태백을 찾을 것이라는 반증일수도 있지만 여유롭게 태백산을 다 즐기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더 클 것이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동해 바다로 향한다. 본래 당일치기 산행이 계획이었지만 캠핑을 좋아하는 일행이 있어 반강제로 1박을 하게 된 것이다.

제대로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는 것은 기억에도 없는 옛날 일이라서 괜한 설렘이 앞선다. 캠핑장에 짐을 옮겨 주고 주변 어촌마을로 횟감을 사러 나선다. 동해 바다를 왔으니 현지인들이 단골로 있는 횟집에서 싱싱한 회한접시는 기본이다. 캠핑장으로 돌아오니 이미 텐트는 거의 완성이 되었고 식사를 위한 준비를 한다. 추운 겨울에 하는 캠핑이라 그것도 바닷가에서…. 기대반 걱정반이다.

▲ 김진규 에디터 제공
▲ 김진규 에디터 제공

소주를 곁들여 회를 다 먹어갈 즈음에 작가가 가져간 와인으로 바비큐의 맛을 더해 본다. 일행 중 한분이 배낭을 뒤적이시더니, 이거 좀 오래된 건데 괜찮을지 모르겠네 하며 슬쩍 꺼내 놓는 레드와인 한병. 와인오프너로 코르크를 오픈하려는데, 중간쯤에서 코르크가 뚝하고 끊어진다. 보관을 잘못하여 와인이 상한 것이 아닌지하는 살짝 불안한 눈빛들. 코르크 부스러기들과 함께 작가의 잔에 콸콸 따라본다.

코로 느끼는 아로마는 괜찮은 것 같고, 한모금 크게 들이켜 맛을 보니 화이트 쵸컬릿과 고급스런 민트가 느껴진다. 일단은 합격이라며 일행들의 잔을 채워준다. 조셉펠프스 2012 빈티지. 상당한 프리미엄급의 미국 나파밸리 와인인데다 숙성도 제대로 되어 시음적기다. 코르크가 말라 있었다는 것은 세워서 보관을 했다는 것인데, 맛에 영향을 줄 정도로 오랜 기간은 아니었던 것 같아 다행이다.

▲ 김진규 에디터 제공
▲ 김진규 에디터 제공

바비큐가 끝나고 제대로된 캠핑의 멋인 불멍의 시간까지 천천히 열어 와인 맛을 본다. 나파밸리 고급와인의 풍부한 맛으로 출발하여 마지막잔은 약간은 드라이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얇은 스펙트럼속에서 다양한 맛으로 리듬을 주는 고급 프랑스 와인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속에 밤은 깊어 가고 산행까지 한 덕분에 눈꺼풀이 무거워 온다. 제법 밤이 깊어 잠자리로 들었다. 등을 데워주는 전기장판을 켜 두고 누웠는데도 영하의 기온을 품은 바닷바람에 두툼한 파카를 껴입어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른 아침 잠을 깬 일행은 백사장에서 일출을 보려고 하다 계절적으로 해가 뜨는 방향을 가늠해 보니 방파제 쪽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되어 차를 몰아 이동을 한다. 엄청난 기운으로 쏟아 오르는 동해 일출은 언제 어떻게 봐도 그 기운에 감동을 받는다.

▲ 김진규 에디터 제공
▲ 김진규 에디터 제공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캠핑장으로 돌아와 캠핑의 별미,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설거지를 위해 물을 뿌리면 그대로 얼어버리는 혹한의 날씨에 후루룩 거리며 먹는 아침라면은 별미중 별미요 캠핑의 또다른 하이라이트다. 차를 운전하여 탑스텐 호텔로 향한다. 푸른 바다를 한껏 보여주는 언덕 뷰와 온천을 하면서도 통유리를 통해 바다 뷰가 그대로 이어지는 힐링의 공간이다. 1박 2일 혹한의 날씨에 굳을 대로 굳은 몸은 온천물에 그대로 녹아 든다. 이곳은 말그대로 쉼과 힐링의 공간이다.

도심에서의 쳇바퀴 돌 듯한 바쁜 일상도 그 바쁜 일상을 치유하기 위해 떠났던 겨울 태백산과 장호 해변에서도 캠핑도 모두 녹여내는 마법의 온천이다.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고 동해의 별미, 타우린 가득한 자연산 섭국으로 기운을 보충한다. 따뜻한 차안에서 즐기는 동해 바다의 풍경은 또다른 여행의 기쁨이다.

천천히 차를 달려 충분히 풍경을 눈에 담고는 서울로 향하는 고속도로로 접어 든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 가야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또다른 여행을 위한 준비도 시작을 해야 한다. 그렇게 또 여행을 꿈꾸며 일상으로 돌아가자.

▲ 김진규 에디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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