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가을, 큰 부담 없이 가을을 즐길 수 있는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 그리고 자연속 불멍이야기

유난히 스트레스가 많았던 일주일의 마무리는 약간의 힐링이 필요하다.

금요일 퇴근길을 산정호수로 방향을 잡았다. 한화리조트 산정호수 안시는 조용하게 쉬기에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주변에 볼 거리도 많아서 짧은 주말 여행 숙박으로 추천할 수 있는 곳이다. 이틀을 머물고 싶었지만 토요일은 예약이 너무 많아서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인기다.

도심을 벗어나 달려가는 길은 뭔가 현실로부터 멀어지면서 새로운 어떤 세계로의 진입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간단히 식사를 하고, 저녁에 먹을 것과 간단히 아침을 해결할 것들을 준비한다.

체크인을 마치고 들어간 방은 주변의 방해 없이 조용하고 깨끗하게 정리된 침구는 쉼을 준비하기에 완벽하다. 준비해간 와인으로 주말 기분을 내어 본다. 제법 늦은 시간 산책을 겸해서 나가보니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별들이 축제를 벌이고 있다. 

늦잠을 즐기고 싶었으나, 푸른 하늘과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단잠을 깨운다. 체크아웃을 하고 산정호수로 올라 보니, ‘와우’ 그 자체다. 파란 하늘 그리고 가을에만 볼 수 있는 단풍의 조화!

산정호수를 한바퀴 돌아서 억새꽃 축제가 열리는 명성산으로 방향을 잡아 본다. 여러가지 이유로 지금은 1코스만 열어 두었기 때문에,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촬영지인 돌담병원이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등산로 입구에서 김밥과 더덕무침을 사서 배낭에 넣고 단풍이 물들어 가는 명성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 김진규 에디터 제공
▲ 김진규 에디터 제공

등산길 중간 중간 사진을 담고 또 사진을 담는 사람들 때문에 길이 밀려서 예상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린다.

사실 명성산 억새꽃축제는 10월 13일부터 10월 29일까지인데, 올해 날씨가 변덕을 부려서 그런지 조금 더 늦게 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두어개의 폭포를 지나고, 단풍을 배경을 사진을 담다 보니, 어느새 억새풀 무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을 더 오르니 명성산 억새바람길이라는 관문이 보이고 억새꽃 천지가 펼쳐진다.

작가는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억새풍경길로 올라 억새밭 전체를 조망하며 김밥과 더덕무침으로 자연속 점심을 즐긴다. 아직은 꽃이 좀 더 열려야 제대로된 풍경이 되겠다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지만 푸른 하늘과 대비되는 억새밭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 김진규 에디터 제공
▲ 김진규 에디터 제공

팔각정까지 오르면서 각기 다른 각도로 가을의 억새밭을 구경하고 푸른 하늘 배경의 먼산도 바라다본다. 한참을 머물다 억새밭 중앙으로 나 있는 억새바람길을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억새 바람길 관문 앞에 다다랐을 때 만난 만개한 억새꽃은 작가를 잠시 머물러 세우기에 충분하다. 1~2주 늦게 왔으면 억새밭 전체가 꽃으로 휘날릴 것이라는 그림이 머리속으로 그려진다. 역시 축제는 피날레에 맞춰 가는 것이 정석인듯.

하산길은 제법 무리를 준다. 등산화라기 보다는 트렉킹화에 가까운 신발을 신고가서 그런지 발을 짙누르는 몸무게를 지탱하기에 딱딱한 바위 바닥은 너무 무심하다. 그래봐야 3.8KM정도의 거리. 붉은 색을 더해가는 단풍들이 주는 위로와 사진을 핑계로 잠시 잠깐 쉬어 가면서 안전하게 하산을 마무리한다. 

오늘 저녁은 색다른 경험을 해보기로 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연속 깊숙히 위치한 펜션에서 바비큐와 캠핑의 낭만, 불멍을 준비한다.

▲ 김진규 에디터 제공
▲ 김진규 에디터 제공

급하게 예약을 하다보니 럭셔리 버전이라기 보다는 독채 민박에 가까운 펜션을 어렵게 구하고, 펜션으로 가는 길에 농협마트를 들러 바비큐로 구울 것들과 와인한병 그리고 참나무 장작 한묶음을 사서 펜션으로 향했다. 기대 이상으로 자연속에 묻혀 있는 펜션 그리고 무심하든 친절한 주인분이 맞아 주신다.

제법 큰 규모의 펜션으로 여름에는 계곡을 따라 방갈로 같은 공간을 대여하기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어둠이 완전히 내리지 않았지만, 우선 방에 짐을 풀고 바비큐핏에 불부터 피운다. 등산의 피로와 간단히 해결한 점심으로 마음이 급한가 보다. 한쪽에는 참나무 장작으로 불멍을 즐길수 있도록 만들고, 참나무 장작이 적당히 타면 거기서 나오는 숱으로 반대쪽에서 바비큐를 이어갈 수 있는 구조로 세팅을 하니, 자연속에서의 완벽한 힐링이 준비가 된 것이다. 

▲ 김진규 에디터 제공
▲ 김진규 에디터 제공

가리비를 구워 맥주를 한잔하고, 한우와 한돈을 한점 한점 구워가며 와인 한잔에 늦어가는 가을 밤의 정취를 즐겨본다. 참나무 장작 한 묶음을 다 태울 정도의 제법 긴 시간의 불멍과 방금 만든 숱으로 구워 내는 고기와 와인한잔,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하늘은 어제보다 많은 별들로 빛을 더해가고, 그렇게 제법 시간이 흐른 후에는 미리 넣어둔 고구마를 꺼내 디저트 삼아 오늘밤을 마무리한다.

등산으로 인한 피로가 살짝 밀려오는데, 따뜻한 물로 샤워까지 하고 나니 불멍 힐링 후에 꿀잠 힐링 최적의 조건이 만들어진다. 조용한 산속에서의 하루밤은 그렇게 하늘 속 별들을 남겨두고 마무리가 된다.

▲ 김진규 에디터 제공
▲ 김진규 에디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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