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 필요할 때 특별한 커피 한잔으로 쉬어가는 곳
그리고, 특별한 영국버스에서 잠시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곳

신봉동 외식 타운 끝자락, 광교산 밤나무 숲 입구에 가면 작은 농부 커피가 있다. 주소를 입력하고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주변에 보이는 카페, 레스토랑 그리고 한식당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신봉동 외식 타운을 지난다. 외식 타운을 지나도 제법 길을 가야한다. 여기에 카페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쯤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 끝자락에 건물 하나가 보인다. 

 

영국 존슨 브로스(Johnson Bros. Tours)여행사에서 실제 운행하던 1977년생 오래된 2층 버스
영국 존슨 브로스(Johnson Bros. Tours)여행사에서 실제 운행하던 1977년생 오래된 2층 버스

최근에 영국 버스를 한대 옮겨 놔서 요즘은 영국 버스가 먼저 반긴다. 영국 존슨 브로스(Johnson Bros. Tours)여행사에서 실제 운행하던 1977년생 오래된 2층 버스를 옮겨 놓은 것으로 내부를 개조하여 카페로 만들어 두었는데 실내에 들어서면 이색적인 특별함을 준다.

샤인위드컴페니언(Shine with Companion)에서 운영하는 직영 카페 ‘작은 농부 커피’다. 샤인위드컴페니언은 ‘함께하는 이들과 함께 빛나다’라는 뜻으로 정직한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카메룬 농부 직거래를 하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회사다. 

커피를 넘어 세상이 좀 더 공정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더 빛나는 공익의 가치를 커피를 통하여 추구한다는 기업이념을 가지고 있다. 

기업 가치와 어울리게 샤인위드컴페니언은 경기도 지정 사회적 경제 기업이다. 사회적 경제 기업이란 사회적 약자인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의미이다. 

샤인위드컴페니언은 당신의 1%를 더해 세상의 99%를 채운다는 의미로 모든 매출의 1%를 기부하고 취약계층(보육시설청소년)을 직접 채용하는 등으로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 있다. 

이곳 샤인위드컴페니언과 직영 카페 작은 농부 커피는 ‘커피헌터(커피사냥꾼)’가 아닌 커피가 목숨인 농부들의 삶을 알리고 그들의 커피가 캐스팅되기 위해 노력하는 국내 1호 커피 캐스팅 디렉터(Coffee Casting Director) 안광중 이사가 그의 가족과 그리고 가족과 같은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안광중 이사(좌)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봤다.
안광중 이사(좌)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봤다.

안광중 이사는 포항 출신으로 동국대학원과 성균관대학원에서 MBA 석사 과정을 마쳤고, 아시아 커피 감정사(Asia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Instructor), 커피 비평가 협회 교육문화 이사, 세계 유소년 바리스타 챔피언쉽(World Young Barista Championship) 후원이사 등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왕성하게 진행하고 있다. 

또한 생활작가로서 글을 쓰고, All One Program이라는 이름으로 환경이 열악한 카메룬 현지 커피 농가 지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작은 농부 커피가 수입하는 커피는 카메룬의 ‘Hilltop Farmers Direct’와 연대하여 각 산지 농부들에게 자체 가공시설과 창고를 지어주고 품질 개선을 교육하고, 직거래를 통해 적절한 가격을 지불하는 공정무역의 가치를 실천하는 커피다. 

카메룬 고도 1500미터 이상의 고산지 작은 마을들을 찾아다니며 소량씩 생산되는 커피를 일일이 찾아가 맛보고, 생두를 선정하고 수입해와 알리는 커피 캐스팅 디렉터의 노력으로 한국에서도 다양한 카메룬 블루마운틴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광교산의 고즈넉함이 느껴지는 자리에서 커피 한잔.
광교산의 고즈넉함이 느껴지는 자리에서 커피 한잔.

일상에 지친 마음을 잠시 쉬어 보려고 주말 오후 시간에 찾은 작은 농부 커피는 제법 손님들로 가득하다. 본 매장과 컨테이너 매장 그리고 영국 2층 버스까지 볼거리도 많다. 한바퀴 둘러 보고 본 매장 창가에 앉아서 밖을 바라본다. 경치가 시원하다. 

잠시간의 시간이 흐르고 안광중 이사의 핸드드립 커피(일명 손흘림 커피)가 도착한다. 드립 스테이션에서 커피 내리는 모습은 참 멋있다. 왠만한 커피 전문점을 다녀 봤지만 이 집만의 맛이 명확히 있다. 

커피와 함께 제공하는 커피 테이스팅 노트에 있는 맛을 굳이 찾을 필요가 없다. 그냥 그 맛을 느끼면 된다. 일반 커피 전문점에서는 맛볼 수 없는 카메룬 블루마운틴의 다양한 맛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농부 커피는 다양한 종류의 카메룬 커피를 판매한다. 

 

'작은 농부 커피'의 실내 전경
'작은 농부 커피'의 실내 전경

살구, 레몬에이드, 허브 그리고 쵸코릿 맛을 지닌 카메룬 보요지역 커피(BOYO Division의 작은 마을들 커피), 살구, 블루베리, 박하, 캐러멜 맛이 일품인 알롱시(Alongsi Farm Coffee) 커피, 자두, 쟈스민, 캐러멜 그리고 밸런스가 좋은 오쿠-토론(OKU-TOLON small farmer coffee) 마을 커피 등 안광중 이사가 직접 산속 마을들을 뒤져가며 찾은 작은 농부들의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작은 농부 커피'의 실내 전경.
'작은 농부 커피'의 실내 전경.

카메룬은 아프리카 대륙 중부 기니만에 면한 나라로 정식명칭은 카메룬공화국(Republic of Cameroon)이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동카메룬과 영국 식민지였던 서카메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카메룬이라는 말의 어원은 1472년 포르투갈 항해자 페르난도 포가 해안에 도착하였을 때, 강어귀에 새우(포르투갈어로 카메레스-Camares)가 많은 것을 보고 그 강을 카마롱이스강이라고 부른데서 유래했다. 

카메룬은 리베리카종과 천연디카페인 커피인 샤리에가 야생에서 발견되는 등 다양한 커피가 존재하는 곳으로 이곳의 커피 재배는 대형농장 재배 방식이 아니라 아주 소규모의 개인 텃밭 정도에서 야생 재배되며, 커피나무는 평균 60년 이상 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정부의 무관심과 거대농협회사의 불공정한 가격 체계 등으로 커피 생산량이 줄어서 현재는 연간 2만톤 내외의 커피만이 생산되고 있다. 그나마 핸드 드립 커피용으로 수입하는 아라비카종은 전체 생산량의 15~20% 수준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는 로부스타종이다. 

아라비카종 중에서 약 80%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으로 이 곳 샤인위드컴페니언에서 수입하여 국내에 공급하고, 직영 카페인 작은 농부 커피에서도 판매를 한다. 다양한 카메룬 커피를 맛보고 싶다면 이곳 작은 농부 커피를 반드시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한다. 

작은 농부들의 손길을 그대로 가져와 안광중 이사가 직접 로스팅하고 손으로 내려 그 맛을 그대로 전해준다. 대형 비닐하우스 농장에서 생산된 농산물보다 강원도 산지의 작은 마을에서 동네 어르신들의 손길로 자연과 함께 자란 농산물이 더 맛이 있고 귀하듯이 이곳 커피 역시도 일반적으로 맛보기 힘든 다양한 특색을 자랑한다. 

대한민국 1세대 바리스타이자 유일한 현직 바리스타로 활동 중인 박이추 선생이 운영하는 보헤미안 카페, 서초동 이종신 대표의 바오밥나무, 압구정동의 허형만의 압구정커피집, 연남동 바람커피, 샤로수길 카페 산다를 포함하여 제법 이름난 핸드드립 전문점에서도 카메룬 블루마운틴 커피를 판매하지만, 그 종류가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이 곳 작은 농부커피에서는 커피 교육, 커피 실습 및 견학, 창업상담, 각종 카페쇼 참여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을 한다. 잠시 앉아 쉼을 얻고 시간이 맞으면 안광중 이사와 앉아 몇 마디 나눠 보시라. 살아가는 이야기도 좋고, 커피에 관한 또는 창업 관련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다. 

최근 내놓은 카메룬 알롱시팜의 내추럴 커피로 만든 캔커피도 맛이 일품이다.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주변의 파트너들과 같이 빛나고자 하는, 매출의 1%를 기부하여 더 나은 사회를 같이 만들어 가고자 하는 그 삶에 대한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최근 코엑스에서 개최된 카페쇼에서 잠시 만나 인사를 나누고 곧 쉼을 얻으러 가겠노라고 이야기하였던 것이 또 약속이 되어 이렇게 몇 자 적게 되었다. 안 이사가 하는 사회적 경제 기업의 다양한 활동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 공존하고자 하는 마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제 곧 한해를 마감하고 또다른 새로운 해를 맞아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 더 나누고 이해하며, 보다 공정하고 밝은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 주실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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