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매산억새 일몰풍경 @박종희 여행작가
▲ 황매산억새 일몰풍경 @박종희 여행작가

경남 합천 황매산은 1984년 정부의 축산 장려정책으로 만들어진 대규모 목장이었다. 이곳에서 사육된 젖소와 양들이 독성이 있는 철쭉과 억새만 남기고 주변의 풀을 먹어 자연스럽게 대규모 군락지가 형성되었다. 축구장 40개 크기의 평원에서 봄에는 철쭉을, 가을에는 억새가 피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함께 황매산을 찾은 일행은 마치 제주도 오름에 올라온 것 같다며, 제주가 아닌 곳에서 제주를 만난 반가움을 드러냈다. 

해질 무렵이면 가을바람에 억새평원은 금빛, 은빛의 출렁이는 물결을 만들어내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황매산의 이런 아름다움은 미국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곳 50선에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황매산에서 일몰을 보고 내려와 저녁 식사를 한 뒤 어둠이 짙게 내려앉으면 다시 황매산에 올라가야 한다. 그 이유는 별을 볼 수 있는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은하수 명소로 이미 사진작가들에게는 유명하지만, 멋진 은하수 사진을 찍지 못하는 일반인들도 눈으로 감상할 수 있으니 꼭 어두운 밤에 다시 올라가야 한다. 

보름달이 뜬 지 사흘밖에 안 되어 아직 달이 환한 밤이었음에도 별들이 잘 보였다. 별 사진을 남길 목적이 아니더라도 황매산 억새 혹은 철쭉을 보고, 황매산 근처 숙소에서 혹은 식사를 하며 기다리다가 밤에 다시 와야 하는 이유이다. 

▲ 황매산 억새 @박종희 여행작가
▲ 황매산 억새 @박종희 여행작가

늦은 밤 혹은 이른 새벽에 황매산에 다시 가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최대한 황매산이랑 가까이에 있는 숙소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그런 점에서 황매산에서 가까이에 있는 합천 일랑일랑 풀빌라는 나의 합천 단골 숙소이다. 합천에 올 때마다 아주 당연하게 이곳을 예약한다. 합천에서 이런 훌륭한 시설의 숙소를 만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합천호가 보이는 수영장이 갖춰진 객실과 넓은 테라스, 스파가 갖춰진 객실, 전반적으로 호텔급의 시설을 자랑하고 있으면서도 가격은 비교적 합리적이다. 만약 혼자 왔다면 풀빌라 바로 뒤에 있는 무인텔 문레이크호텔을 이용하면 된다. 합천에는 영상테마파크가 있어 연예인들도 많이 촬영하러 오는데, 그때 이용하는 숙소가 바로 이곳이다. 사장님이 직접 받았다는 연예인들의 사인 컵들이 숙소 입구에 진열되어 있어 금방 알 수 있다.

▲ 숙소에서 바라본 합천호 @박종희 여행작가
▲ 숙소에서 바라본 합천호 @박종희 여행작가

합천 황매산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낮에는 다른 합천의 관광지를 둘러보고 밤에 별을 보러 다녀온 뒤 다음 날 아침 일찍 황매산을 가는 코스를 추천한다. 그 이유는 황매산 억새와 철쭉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이 많으므로 조금이라도 늦게 올라가면 주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황매산 근처로 숙소를 잡는 것을 추천하는 또 다른 이유다. 일찍 올라가서 사람들이 덜 붐빌 때 여유롭게 억새와 철쭉을 감상하고 내려오는 길에 황매산 군립공원 관광휴게소 ‘철쭉과 억새 사이’에서 간단한 요기도 할 수 있다.

해발 850m에 조성된 ‘철쭉과 억새 사이’는 합천의 랜드마크이다. 황매 평원의 철쭉과 억새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훌륭한 자연경관과 함께 자연을 거스르지 않은 건축물의 조화가 돋보인다. 특히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동참해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공공장소를 만들고 운영한다는 점을 인정받아 ‘2021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의 대통령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2021년 철쭉과 억새를 보기 위해 합천에 두번 갔었고, 황매산은 총 네번 방문했다. 합천 여행이 처음이 아니었음에도 자주 가게 되는 이유는 멋진 자연이 주는 선물을 잊지 못해서이다. 아마도 내년 봄이 오면 또 철쭉이 그리워 합천으로 향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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