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역사를 품은 이천 도자기 장인들의 마을
국내 최대 규모의 예술인 마을 ‘이천 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
이천 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는 이천시가 10년 넘게 공들여 조성한 예술인 마을이다. 이천하면 쌀밥집으로 유명하지만, 원래는 도자기로 더 유명했던 곳이었다. 조선시대 3대 도요지로 경기도 광주, 충남 공주와 함께 바로 경기도 이천이 손꼽혔다.
그것은 역사 기록으로도 남겨져 있다. 조선의 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이천 특산물이 쌀이 아닌 도자기로 적혀져 있다는 것을 보고 알 수 있다. 이천이 이처럼 도자기로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도자기의 주재료인 흙이 대부분 이천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이천 쌀이 유명해진 이유도 바로 같은 이유일 것이다.
이천 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는 이천시에서 계획적으로 조성한 곳으로, 마을 규모는 40만6,900m²(12만3천평, 축구장 57개 면적)로 종일 걸어 다녀도 다 보기 힘들 정도로 넓다. 그래서 마을 안에서는 돌아다니기 편하게 전동스쿠터를 빌려 이용할 수도 있다.
우선 이천 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에 간다면 관광안내소를 먼저 들르는 것을 추천한다. 마을이 워낙 크기 때문에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보고 관심 있는 도자기 공방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면 안내소에 계신 소장님께 관심분야나 인기 있는 공방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소개해주실 것이다.
공예가들은 이곳 도자예술마을에서 거주를 하면서 도자기를 만들고, 전시하고 판매도 함께하고 있다. 물론 도자기 공방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죽·섬유·회화·조각·목공·유리·옻칠·향 등 각종 수공예 공방들이 모여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예술인 마을이다.
이곳에서는 도자기를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자기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직접 물레를 돌리며 만들기도 하고, 이미 초벌로 만들어진 도자기에 페인팅을 해서 나만의 도자기를 만들 수도 있다. 아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직접 만드는 도자기 체험은 인기가 좋다. 체험은 도자기뿐만 아니라 목공방에서는 나무 스피커, 도마, 우쿠렐레, 서핑보드까지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유리 공방에서도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포토존 가득한 카페에서의 힐링타임
인스타그램의 사진 한 장으로 이곳 이천 도자예술마을까지 사람들을 불러오게 만든 곳이 있다. 바로 카페 웰콤이다.
사진뿐만 아니라 카페 웰콤에서는 이천다운 디저트를 맛볼 수 있어 더 인기가 좋다. 이곳의 메인 디저트는 ‘옹기 티라미수’다. 짙은 갈색의 작은 항아리에 커피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티라미수가 담겨 있다. 티라미수가 담긴 옹기는 이천의 도예가가 특별히 만든 도자기이다.
그뿐 아니라 ‘쌀밥 빙수’ 역시 꼭 맛봐야 할 디저트이다. 스테인리스 미니 솥에 새하얀 우유 얼음이 가득 담겨나오는데 솥 바닥에는 캐러멜 소스와 누룽지가 붙어 있다. ‘윗부분만 먹으면 우유맛만 나니 그것은 그대의 탓이오. 쌀누릉지는 딱딱하니 꼭꼭 씹어 드시고, 치아를 조심하시오. 팥은 모자르면 더 드리니 나에게 오시오. 그럼 맛있게 드시오’라는 재치 있는 설명서가 함께 나온다.
어른, 아이 모두 좋아할 만한 디저트가 바로 ‘쌀밥 빙수’이다. 냉면과 아이스크림은 추울 때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겨울에 ‘쌀밥 빙수’를 먹어보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다.
카페웰콤 근처에는 얼마전 종영된 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 ‘미스터 선샤인’에서 나왔던 오르골을 판매했던 오르골 카페도 있다. 이곳에서는 내가 원하는 음악을 넣어서 오르골을 만들 수 있는 체험도 가능하다. 다양한 오르골을 보고 있으면 당장에라도 하나 만들고 싶어진다. 연말연시 선물용으로도 최고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카페X12인치는 12인치 크기의 각종 영화에 나왔던 배우들의 피규어가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2층에는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카페로 운영된다. 다양한 피규어들을 볼 수 있어, 피규어 매니아라면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사기막골 도예촌
사기막골 도예촌은 도자예술마을에서 자동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 고려때부터 이어져 온 전통 도예촌으로 1970년대부터 지금의 마을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도자예술마을에 비하면 아담한 규모라서 둘러보기에는 훨씬 수월하다. 사기막골에는 3대째 도자기를 빚고 있는 ‘토월요’같은 전통적인 도자기 공방부터 현대적인 공방까지 약 50여개의 공방이 있다.
물론 사기막골 도예촌에서도 도자기 만들기 체험이 가능하며, 작은 카페도 있으니 편하게 구경하기에 좋다.
사기막골 도예촌은 한때 일본인들로 붐볐다고 한다. 1980년대에 일본인들이 고려청자에 관심이 많아 이곳에서 도자기를 싹 쓸어가듯 구매했다고 한다. 현재 이곳에서 전통 도자기를 만드는 도예인은 6명 정도만 남았지만, 여전히 도예촌의 명성은 유지하고 있다.
이천시에서 주관한 이천 도자문화 마켓에서는 폐플라스틱을 가지고 오면 도자기를 구매할 수 있는 쿠폰으로 바꿔주며 도자기사용캠페인을 진행했다. 철저한 방역을 지키면서 진행된 이천 도자문화 마켓은 코로나블루로 힘들어진 도예가들과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마무리되었다.
서울에서 가까운 이천으로 떠나 나를 위한 선물로 도자기 쇼핑도 하고, 직접 만들어 선물도 해보는 보람된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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