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필러 시장이 뜨겁다. 매년 성장하는 시장 규모에도 있지만,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수입 필러 대비 우수한 품질을 가진 국산 필러들의 시장 진입 속도가 빨라지며 제품 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필러 시장 중 가장 거대한 시장은 단연 HA(hyaluronic acid, 히알루론산) 필러 시장이다. HA필러는 흡수성 필러의 일종으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분해 및 흡수되어 안전성이 높고 제거 및 수정이 용이해 글로벌 필러 시장의 80%를 차지할 만큼 대규모로 성장해 왔다.

그동안 HA필러 시장은 엘러간, 멀츠 등 외국계 기업의 제품들이 주도해 왔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국산 제품들이 시장에 다수 진입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내 HA필러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수입 제품의 점유율은 27%이고, 나머지 73%의 시장을 국산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HA필러 ‘지젤리뉴(GISELLELIGNE)’가 글로벌 HA필러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쥬비덤 볼루마를 대상으로 최근 다기관 임상을 진행해 관심을 모았다.

해당 연구는 지젤리뉴와 쥬비덤 볼루마의 안면부 볼륨 개선 효과 및 안전성 비교 평가를 위해 다기관,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방식으로 2020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약 17개월 간 진행됐다. MFVDS(Mid-face volume deficit scale) Grade 2 이상의 만 30세 이상~65세 이하의 성인 남녀 102명이 참여하였으며, 피험자는 지젤리뉴 유니버셜 그룹 또는 쥬비덤 볼루마 그룹 중 1곳에 무작위 배정되었다.

1차 평가변수는 연구 24주 시점에 MFVDS가 Grade 1 이상 개선된 피험자의 비율이었으며, 2차 평가변수는 연구 1, 4, 8, 12주 시점 MFVDS Grade 1 이상 개선된 피험자의 비율 및 시술자와 피험자가 각각 평가한 GAIS(Global aesthetic improvement scale) 개선율, 시술 당일 사용자의 만족도 점수 등이 포함됐다.

평가 결과, 연구 1, 4, 8, 12주 시점에서 MFVDS Grade 1 이상 개선된 피험자의 비율은 두 그룹 모두 90% 이상으로 통계적인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연구 24주 시점에서 MFVDS가 Grade 1 이상 개선된 피험자의 비율도 지젤리뉴 유니버셜 그룹 94.2%, 쥬비덤 볼루마 그룹 100%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p=0.244)

또한 시술자가 평가한 GAIS 개선율은 두 그룹 모두 100%였고, 피험자가 평가한 GAIS 개선율은 24주 시점에서 지젤리뉴 유니버셜 그룹 96.15%, 쥬비덤 볼루마 그룹 95.74%로 두 그룹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p=1.000)

시술 당일 사용자의 만족도 점수(매우 좋음에 투표한 비율)는 지젤리뉴 유니버셜 그룹이 92.59점으로 쥬비덤 볼루마의 27.08점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01)

또한 두 그룹의 안전성 평가에서도 지젤리뉴 유니버셜은 이상 사례 발생율(7.55% vs 28.67%, p=0.005), 의료기기 이상 반응 발생율(1.89% vs 8.26%, p=0.192), 국소 이상 반응 발생율(0% vs 0.107%, p=0.107) 등 모든 부분에서 쥬비덤 볼루마보다 유의하게 낮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해당 연구의 제1저자인 부산대학교병원 성형외과 김주형 교수는 “해당 연구 결과는 쥬비덤 볼루마 대비 지젤리뉴의 중안부 볼륨 개선 효과의 비열등성을 입증했으며, 오히려 안전성은 우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지젤리뉴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우수한 탄성과 주입감은 유효성과 안전성을 위해 필요한 성능이지만, 두 가지 성능을 모두 충족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번 임상을 통해 지젤리뉴는 단상(monophasic) 필러와 이상(biphasic) 필러의 장점을 모두 가진 필러로, 탄성과 주입감이 모두 우수하여 노화로 인한 볼륨 부족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면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필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산 HA필러가 효능 및 안전성 측면에서 수입 제품과 견줄만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세계 판매 1위 제품과 비열등한 성능의 제품을 대량 생산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의료비용 감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국산 필러의 효능에 대한 신뢰를 높여 궁극적으로 수입 제품의 국산화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필러 시장은 수입 제품들이 대부분 리드해 왔으나, 높은 가격 형성으로인해 소비자들의 의료비용 지출이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산 제품들도 수입 제품에 비해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크게 뒤떨어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더 저렴해 필러 시장의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이 부분이 K-필러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