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강화교육에서의 ‘상’이란?

위혜진 위즈동물병원 원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물매개활동은 대상자의 특징이나 활동 목표에 따라 동물이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마음에 안정과 집중력을 높여주는 프로그램부터, 매개동물을 안거나 쓰다듬거나 빗질해주는 등의 페팅 위주의 활동 그리고 더 나아가 함께 걷거나 움직이면서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동적인 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러한 동물매개활동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참여할 수 있지만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동물은 역시 ‘활동견’이며, 활동견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보다 세부적인 매개활동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동물매개활동에 있어서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 그리고 함께 활동하는 다른 동물에 대해 과한 경계를 하지 않으며 빠른 시간내에 적응하여 활동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회화교육은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활동견의 사회화 부족은 활동시 심한 긴장과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동물복지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으며, 이러한 영향은 대상자에게까지 전달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사회화 교육은 필수입니다. 

또한 서로의 안전과 활동 효율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이리와’ ‘앉아’ ‘엎드려’ ‘기다려’와 같은 기초 명령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교육은 반드시 ‘긍정강화-Positive Reinforcement’을 통해 진행되어야 합니다. 사회화 교육과 기초 예절교육은 비단 동물매개활동을 위해서만 준비해야할 사항이 아니라, 사람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반려견들이 기본적으로 익혀야 할 중요한 항목입니다. 

가장 먼저 진행될 교육은 ‘보호자에게 집중하기(Eye Contact)’입니다. 불러도 쳐다보지 않고 다가오지 않는 대상에게 ‘앉아, 엎드려, 기다려’를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보호자의 부름에 집중 할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지 그 다음 단계의 교육이 가능합니다. 어떻게 하면 ‘부름에 응답’하는 것을 가르칠 수 있을까요? 

긍정강화 교육의 기본 원칙은 우리가 원하는 행동의 빈도는 높이고 원하지 않는 행동은 감소시켜서 목표로 하는 행동을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원하는 행동을 늘여 가기 위해서는 그 행동을 할때 보상을 통해서 강화되어야 하며, 원하지 않는 행동을 감소시키려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할 때 벌을 줘서 소거 시켜가면 됩니다. 그렇다면 상과 벌이란 어떤것일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상과 벌은 동물에게 있어서의 상과 벌과 같을까요, 아니면 다를까요?  

예를 들어 ‘보호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짖는 반려견 테라’가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거실에 있는 울타리(써클)에 갇혀 있는 테라는 주방에 있는 보호자 곁에 가고 싶지만, 울타리로 인해 다가갈 수는 없습니다. 

테라는 관심을 끌기 위해 낑낑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보호자는 “테라, 짖지마~!”하고 부드럽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테라는 계속 짖으며 오히려 더 큰 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테라의 이런 행동을 멈추게 하기 위해 보호자는 점점 더 큰소리로 여러 번 “테라, 짖지마~!”를 외치기 시작합니다.

테라는 이전에도 이런 방식으로 보호자를 부르는데 성공했었기 때문에 좀더 열심히 노력해 보기로 맘 먹고 더 큰 소리로 더 자주 짖기 시작합니다. 화가 난 보호자는 큰 소리로 “테라, 짖지마~~~~~~~!”하고 소리를 지르며 테라 곁으로 다가옵니다.

보호자는 테라를 번쩍 들어 올리며, 눈을 정면으로 응시한 상태에서 “테라, 내가 짖지 말라고 했지~!”라고 소리 지르며, 엉덩이를 두세번 툭툭 때려 줍니다. 짖는 것을 멈추게 할 목적이었지만, 맘 약한 보호자는 그져 가볍게 엉덩이를 토닥이는 정도일 뿐 아프게 하지는 못합니다.

보호자의 이런 반응에 테라가 조용해 지기는 했지만, 보호자는 혼나고 약간 위축되어 보이는 테라를 향해 자신이 했던 행동에 테라가 상처받지 않았을까 걱정하며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 하며 쓰다듬어 주고는 간식을 주며 달랩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었을 때, 테라의 짖기 행동은 많아졌을까요? 적어 졌을까요?

보호자는 짖지 말라고 소리 지르며 화도 내고 눈도 째려보고 엉덩이도 때려주는 등의 벌을 줬지만, 결과적으로 테라의 짖기 행동은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왜냐하면 ‘짖기 행동’을 멈추게 하기 위해 했던 보호자의 모든 ‘꾸짖기 기법’이 테라 입장에서는 모두 ‘보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테라의 짖기 행동은 보호자의 관심을 끌고 보호자 곁에 있고 싶어서 했던 행동이었는데, 테라의 이러한 행동에 보호자는 응수하여 끊임없이 말을 걸어 주고, 다가가고, 눈을 마주치고, 안아주고, 토닥인 후 간식까지 주었습니다. 그야말로 종합 선물세트를 받은 셈입니다.

우리가 의도했던 바와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본 상과 벌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면 상과 벌의 개념을 정확히 해 두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상이란 무엇일까요? 반려동물이 원하는 모든 것은 상이 될 수 있습니다. 경험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배우지 않아도 그 자체를 원하는 것을 1차 강화자라고 하며, 대표적으로 안전이나 편안함에 대한 욕구, 이성에 대한 욕구, 먹고 마시는 등의 생물학적 욕구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교육에 가장 손쉽게 활용되는 것이 바로 간식입니다. 이러한 간식은 달라고 조르거나 무작위로 지급되는 것이 아닌, 바람직한 행동이나 원하는 행동을 할때 마다 보상으로서 주어져야 합니다. 

보상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는 식사 후 배 부를때 보다는 약간 배고플때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그렇기 때문에 교육을 진행 할때는 언제든지 먹을수 있는 자율급식 보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만큼을 급여하는 계획식이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식은 대상 동물의 체격과 체질을 고려하여 선택하고, 과도한 양의 간식을 급여하게 되면 비만이나 소화기 문제 등이 발생 할 수 있으므로 간식의 양만큼 사료를 감량하여 총량이 결정되어야 합니다.

사람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듯이, 반려동물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의 순위도 각자 다릅니다. 비교적 난이도가 높거나 새로운 교육을 진행 할때는 가장 좋아하는 간식을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므로, 자신의 반려동물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적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반려동물은 긴 시간동안 집중할 수 없으므로 짧은 시간의 교육을 여러번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빨리 먹고 다시 교육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한번에 큰 덩이의 간식을 주는 것 보다는 부드러운 간식을 잘게 잘라서 잘할 때 마다 여러번 급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스킷과 같이 부스러지는 간식은 손에 들고 있는 것 보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쪽으로 관심이 흐트러 질 수 있으므로 집중화 교육에서는 피해야 합니다. 

혼자있기 교육이나 이동장 안에서 기다리기 등의 교육에는 오래 먹을 수 있는 껌이나 상호작용 장난감속의 간식이 더 적합한 것과 같이 교육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간식의 타입을 적용 할 수 있으며, 보호자의 관심이나 안아주기, 산책이나 장난감 등도 보상으로 작용 할 수 있으므로 나의 반려동물이 가장 좋아하는 ‘상’의 우선순위를 정리해 보세요. 

다음시간에는 이어서 ‘효과적인 상의 사용법’과 ‘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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