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은 전주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고향도 전주다. 3살 무렵 서울에 네 식구가 올라왔지만 명절엔 고속버스를 타고 친할아버지 댁이 있는 완산구 서서학동을 향했다. 방학 때도 다르지 않았다. 2주 동안 동생과 함께 할아버지댁에 머물 때가 많았다. 7살 무렵, 할아버지는 가끔 손자들의 손을 나란히 붙잡고 서서학동 옆 교동으로 향했다. 어렴풋이 기억이 나지 않지만 길 사이사이로 크고 작은 기와집들이 보였다. 할아버지는 사당과 성당으로 손자들을 이끌고 가셨다. 그곳이 전주한옥마을과 전동성당 그리고 경기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는 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