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건 약학박사│공덕역 마트약국

지난 시간에 이어서 이번시간에도 유산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전에 언급했듯이 아이들의 비타민이나 미네랄의 요구량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이들을 영양제로 섭취하기 보다는 신체 시스템에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는 장건강을 위한 유산균 복용이 아이들에게는 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전 컬럼에서 장건강과 자폐증 상관관계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오늘은 유산균이 아이들에게 또 다른 이점을 줄 수 있는가를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다.

 

 

# 로컬유산균(Local Probiotics)

지난 시간에 로컬 유산균이라는 개념을 제안하였다. 동일 인종, 즉 같은 문화 (식습관, 생활습관 등)를 공유하는 인구 집단은 같은 장내세균총을 공유하고 유산균 또한 같이 공유한다는데 기인한 개념이다. 즉, 논문에서도 동일한 유산균이라도 같은 인종 내에서 추출한 유산균이 장내에서 좀 더 잘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바 있다. 

따라서 같은 인종내에서 분리된 유산균을 섭취하는 경우 장내 정상적인 미생물총을 유지하는데 다른 유산균에 비해서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시간에도 언급했듯 유산균의 선택은 “다르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지 “좋다” 또는 “나쁘다”의 개념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지점이 상대적으로 좋은 효능을 얻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은 로컬 유산균에 좀 더 관심을 가질 당위성이 있는 것이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유산균 섭취가 아이들 건강에 어떠 이점이 있는지 알아보겠다. 

# 감기예방에 좋아요

첫째, 면역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이들은 특히 상기도 감염에 취약하다. 일상 환경에서 접촉할 수 있는 박테리아 또는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된 질병으로 어찌 보면 면역력이 성숙해가는 과정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중증으로 발전하는 경우 상당히 위험할 수 있고 후유증도 유발될 수 있다. 

2009년 진행된 연구(Pediatrics (2009) 124:e172)에 의하면 유산균 섭취가 호흡기계 질환의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4세 전후 아이들을 대상으로 1종의 유산균 또는 2종의 유산균을 섭취하게 하고 유산균을 섭취하지 않은 아이들과 감기 및 독감 증상의 유발정도를 6개월간 비교하였다. 

연구 결과, 유산균을 복용한 아이들에서 증상 발현 정도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1종의 유산균을 복용한 아이들보다 2종 유산균을 복용한 경우에 증상완화정도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2023년에 진행된 리뷰논문(J Tradit Complement Med(2023)13:161-9)에서는 위의 논문 외 4편의 논문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되었고 유산균의 복용이 호흡기계 감염횟수를 줄이고 또한 증상 발현 정도를 완화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같은 논문에서는 유산균이 독감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원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일부 유산균은 바이러스의 장내에서 체내로의 침투를 막고, 항바이러스 대사체(metabolite) 분비, 바이러스 억제를 통해 면역력을 훈련시켜 선천적 및 후천적 면역체계를 보호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유산균은 아이들 면역체계 형성에도 도움을 준다. 

# 알러지 멈춰!

둘째, 알러지 개선능이다.

물론 알러지 반응도 면역반응의 일종이기는 하지만 카테고리를 다르게 한 이유는 위에서 면역력 개선이 감염의 취약성을 개선하는 것이라면 알러지는 과도하게 항진되거나 또는 과민하게 반응하는 면역력을 개선하는 즉 ‘진정시키는 역할’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알러지 반응은 면역세포 중 Th2(type 2 T helper cell) 이 관여하여 면역반응이 과민해지면 발현되는 증상으로 비만세포(mast cell)에서 분비되는 히스타민(histamine)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유산균은 이러한 알러지 반응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2020년에 발표된 논문 (Front Pediatr (2020) 8:583946)에서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과 알러지 질환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상적인 장내 미생물총이 깨지면 장 주변 면역세포들에 영향을 주어 알러지 질환에 더 민감한 체내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유산균의 경우 장내미생물총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며 이러한 기여가 알러지 질환을 억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 주변에는 우리 몸에 존재하는 면역세포의 약 70%가 존재한다. 

특히 아직 면역체계가 어른들에 비해 미성숙된 아이들의 경우 더더욱 장내 환경 변화에 따른 면역계에 미치는 영향이 어른들에 비해서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유산균을 통한 마이크로바이옴의 관리는 알러지 질환 관리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같은 해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유산균의 투여가 개별 알러지 질환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결과가 있다. 2020년에 발표된 리뷰논문 (Front Immunol (2020) 8:583946)에 의하면 총 28개의 임상논문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유산균 복용이 비염 및 결막염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 기저에는 유산균이 알러지로 진행되는 면역반응을 담당하는 Th2세포의 발현을 억제한다고 하여 이러한 효능이 발현된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괴롭히는 또 다른 알러지 질환인 아토피성 피부염과 유산균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2019년에 발표되었다. (Am J Clin Dermatol (2019) 20:367-377). 본 논문은 리뷰논문으로 총 28개의 논문을 분석하였고 연구대상은 영유아(6개월에서 9세)를 대상으로 유산균 섭취와 아토피성 피부염 증상정도를 확인하였다) 

유산균의 복용이 아토피성 피부염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흥미롭게도 본 논문의 분석에 의하면 출산 후 6개월 유산균 복용이 증상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 경우는 증상완화라기 보다 발병 지연, 발병 횟수 감소 등으로 해석하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유산균은 약이 아니기 때문에 강력한 증상 치료의 접근보다는 증상 개선 또는 발병 횟수 감소 등의 효능을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인 시각이라고 사료된다.
 

# 장건강의 파수꾼, 유산균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번째로 유산균은 무엇보다 장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제1의 역할로 볼 수 있다.

즉, 장내 미생물총을 정상적으로 유지, 관리하는 것이다. 영유아의 경우 미성숙한 면역체계 때문에 감염성 질환 유병률이 높고 치료목적으로 항생제 처방을 쉽게 받을 수 있다. 

이런 경우 항생제로 인해 장내 정상미생물총이 와해되어 설사(Antibiotic-associated diarrhea)가 유발되기도 하며 또는 항생제로 인해 손상된 정상미생물총 사이로 혐기성 균(Clostridiodes difficile)이 이상증식하여 설사(Clostridiodes difficile-associated diarrhea)를 유발하기도 한다. 

설사는 기본적으로 우리 몸의 방어기전이다. 설사를 통해 설사의 원인이 되는 장내 독소 또는 유해균을 배출한다. 하지만 영유아의 경우 탈수에 취약하여 어른에 비해서 설사에 의한 체내 손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 따라서 설사 예방 및 설사에 노출되는 정도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2019년과 발표된 논문(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9) 4:CD04827)에 의하면 33개의 개별 논문을 분석한 결과 항생제와 유산균을 동시 복용한 경우 항생제 유발 설사 증상이 완화되었다고 한다. 

또한 2020년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앞선 논문과 같이 항생제와 유산균 동시복용이 혐기성 균 이상증식에 의한 설사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두 논문의 공통점은 설사가 시작되기전 항생제를 복용할 때 유산균을 같이 섭취한 경우로 유산균으로 설사를 관리하고자 한다면 예방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영유아들이 설사가 이미 시작된 경우 유산균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설사는 어차피 무차별적으로 균들을 외부로 배출하는 상황이므로 설사가 시작된 경우 유산균을 섭취하기 보다는 정장제로 장을 일단 안정화 시키고 설사 증상이 완화되면 다시 유산균을 먹이는 것이 좋은 전략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2018년에 발표된 논문(J Pediatr Gastroenterol Nutr(2018)66:3-9)에 의하면 유산균의 섭취가 영유아의 원내감염 (병원에 입원을 했을 때 병원내의 원인에 의해 감염된 경우)에 의한 설사를 완화시켰다고 한다. 즉, 유산균의 장내 미생물총의 유지 관리하는 효능은 항생제 또는 감염에 의한 설사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코로나19로 인한 환경변화, 아이들 장이 위험하다?

이번 컬럼의 마지막으로 언급할 내용이다. 마지막이지만 정말 흥미로운 내용이 최근 논문으로 발표되고 있어 소개하겠다. 

지난 2~3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난리를 겪었다. 많은 나라에서 백신개발을 필두로 치료제 팍스로비드 개발 등 여러 조치들이 신속하게 진행되어 이제는 마스크를 강제하지 않는 그나마 생활이 정상화되었다. 하지만 마스크 의무화, 격리조항, 오프라인 만남 및 외부활동 억제 등 여러 조치들이 강제로 시행되었다. 

2021년 발표된 논문(PNAS (2021)118:e2010217118)에서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장내미생물총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위생가설을 언급하고 있다. 위생가설에 대해 설명을 간단히 하자면 기생충 감염과 면역질환의 유병율이 상반되어 있다는 것이다. 

기생충 감염이 많은 비교적 중 또는 저소득 국가에서는 면역질환 즉 알러지 또는 자가면역질환의 유병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고소득 국가에서는 감염질환이 감소하고 알러지와 같은 면역 질환의 유병율이 증가한다. 물론 아직까지는 '이론'이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디테일에서 이견의 여지는 있지만 이론의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위 이론을 본 컬럼에 맞게 다시 해석하면 외부 환경적 요인에 노출이 많이 된 아이들의 경우 알러지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시 논문내용으로 들어가서 논문에서는 사람들과의 접촉 감소, 실내활동 증가(그로 인한 비만 유병율 증가), 실제 코로나 감염으로 염증반응 증가 및 항생제 사용 증가, 과도한 위생(표현이 적합하지 않지만 코로나 이전에 비해서 요구된 위생정도가 커진 것을 말한다) 등의 요인으로 장내 미생물총의 다양성이 감소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 자료=PNAS (2021)118:e2010217118에서 발췌 @김성건 약사
▲ 자료=PNAS (2021)118:e2010217118에서 발췌 @김성건 약사

2022년에 발표된 논문(Microorganisms (2022) 10:2460)에 의하면 위에서 언급한 논문과 비슷한 논리를 갖고 여러 가능성을 서술하고 있다. 코로나 19시기를 거치면서 여러 요인에 의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감소하고 소아의 면역력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하고 있다. 특히 알러지성 질환 유병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가 위생가설을 바탕으로 두 가지 논문을 정리해보면,

▲코로나19, 코로나 19보다 엄격하게 진행되어 왔던 사회적 거리두기 등 여러 조치들이 그 시기에 태어난 또는 영유아기를 거친 아이들의 장내 미생물총의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악영향을 주었다. 

▲위생 가설에 의하면 감염병 유병율이 낮은 지역에서 면역관련 질환, 특히 알러지 등이 유병율이 증가한다는 내용을 근거로 코로나 19 펜데믹 시기에 태어난 또는 영유아 시기를 보낸 아이들의 알러지성 질환의 유병율의 증가를 경고한다.

▲필자가 한 가지를 첨가하자면 서양의 국가보다 우리 대한민국은 위와 같은 방역조치들을 비교적 장시간 그리고 엄격하게 시행되었다.
 

# 다시, 로컬유산균

▲ 김성건 약학박사(공덕역마트 약국)
▲ 김성건 약학박사(공덕역마트 약국)

필자가 지난 시간에 로컬유산균에 대해 소개를 하였다. 동일한 문화권, 즉 식습관을 공유하고 생활습관을 공유한 인구 집단에서 추출한 유산균이 상대적으로 장내에서 잘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로컬유산균을 설명하였다. 

유산균 자체가 장내 미생물총을 정상화하여 장 주변에 분포하고 있는 체내 약 70% 면역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계를 정상화한다. 그 결과 호흡기계 감염을 억제하고, 알러지 질환 증상도 완화한다. 이 뿐만 아니라 유산균은 항생제 또는 감염으로 인한 설사증상도 예방할 수 있다. 전편에서는 자폐증 즉 아이들 성격발달에 장건강이 밀접한 관련이 되어 있고 유산균이 장건강에 도움을 주므로 성격발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최근 논문에서 코로나19 펜데믹을 지나면서 아이들 장내 미생물총의 다양성이 현저히 저하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충분히 가능성 있는 주장으로 생각되고 펜데믹 시기에 태어난 또는 영유아 시기를 보낸 아이들은 장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시 로컬 유산균으로 돌어가서 위와 같은 이유로 우리 아이들 장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산균 섭취가 필요하며 이왕이면 로컬유산균 섭취가 더욱 더 좋은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

"위기에 처한 우리 아이들의 장내 미생물총을 위해 로컬 유산균이라는 경찰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거기, 꼼짝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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