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석 원장

수의학박사
SBS TV 동물농장 자문위원
대한수의사회 반려동물자가진료철폐 특별위원장
서울시동물복지위원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도 유산균이 도움될까?
유산균은 포도당, 유당과 같은 탄수화물을 이용하여 살아가는 건강에 이로운 장내 세균이다. 건강한 유산균이 보충되어 장 점막에 잘 정착하면 장내 나쁜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시킨다. 사람이나 반려동물 모두에게 건강한 유산균 복용은 장 건강에 당연히 도움 된다.  다만 사람이 먹는 유산균 제품이 개와 고양이에게도 적합한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살아있는 유산균의 단점  
살아있는 유산균은 위산과 담즙산에 매우 취약하다. 유산균 음료를 먹더라도 단 1% 정도가 살아서 장에 도달한다고 한다. 어찌보면 상당수 유산균 제품들이 기능성 음료였을 수도 있다.
살아있는 유산균을 장까지 건강하게 살아남게 하려 유산균을 지방으로 코팅하는 기술이 활용되기도 한다. ‘캡슐 유산균’이라 홍보하는 제품들이다. 코팅된 지방층이 위산과 담즙산으로 부터 유산균을 보호하여 생존율을 높인 제품이다. 
 
달콤한 유산균은 동물에게 부적절
시판되는 대부분의 유산균 제품들은 맛있다. 사람의 기준에서 1일 허용되는 당함량이지만 개와 고양이에게는 그 함량이 높은 편이다. 당의존성을 높이며 소화에도 도움되지 못한다.   
시판되는 대부분의 유산균 제품들이 우유를 베이스로 발효시키거나 가공한 제품들이다. 개와 고양이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유당분해 효소가 결여된 개와 고양이에게 우유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 
달콤한 맛이 가미된 액상 유산균 제품들은 대부분 개와 고양이에게 부적절하다

유산균 사균체의 장점
살아있는 유산균이 장 건강에 도움되는 건 사실이지만, 너무 많은 량의 생균이 장에 도달해도 문제가 된다. 살아있는 미생물인 만큼 그 량이 지나치면 정상 장내 미생물 구성을 깨뜨려 설사 등의 부작용을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장에 도달하는 살아있는 유산균의 수가 부족해도 효능이 없고, 그 수가 과해도 부작용을 염려한다.
이러한 생균 유산균의 부작용을 극복하고자 건강하게 배양한 유산균을 특수 열처리하여 유산균 사균체를 만들어 급여하는 방법이 있다. 부작용은 사라지고 장내 유해한 세균들을 억제시키는 효능은 여전히 발휘된다. 대신 훨씬 많은 수의 사균체가 함유되어야 한다. 

반려동물 전용 유산균제품
사람과 개, 고양이는 서로 다른 장내 미생물로 구성되어있다. 사람이 쌀과 빵 등 탄수화물 중심의 당질 식품을 주로 먹는다면, 개와 고양이는 단백질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다. 
그나마 개가 사람의 식습관을 닮아가므로 사람의 장내 미생물 구성도 닮아간다고 유추한다. 반면에 고양이는 단백질 중심의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기 사람의 장내 미생물 구성과는 확연히 다르다. 사람 장 건강에 도움되는 ‘유산균’, ‘유산균사균체’,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개와 고양이에게 동일한 효능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 유산균 제품들이 만들어져 있다. 다만, 이들 중에서도 건강한 유산균 제품이 맞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 유산균 언제부터 먹여야 할까?
새끼들은 탄생 이후 부터 젖을 빨며 어미와의 밀접 접촉을 통해 장내 미생물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어미가 주로 먹는 음식들을 잘 소화할 수 있도록 장내 미생물들이 구성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생후 2~3개월이 되면 입양이 이루어지며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료를 먹기 시작한다. 식습관의 갑작스러운 변화와 어미로 부터 분리된 불안감이 가중되어 장염이 잘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입양을 앞두고 있다면 생후 한달 령부터 유산균 사균체 제품을 소량씩 급여하며 적응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에게는 유산균 급여로 인해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되기 때문이다.

유산균 급여가 수명을 연장시킨다
사람이 설사하는 원인과 개와 고양이가 설사하는 원인은 상이하다.
사람은 자극적이고 불규칙한 식습관, 음주 습관 등으로 서서히 장의 기능 저하와 설사 증상이 유발된다. 병원 치료를 받을 정도의 심각한 증상이 아니면 유산균 제품을 포함한 정장제들을 복용하며 증상을 개선시키려 노력한다. 
반면에 개와 고양이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전염성 설사병이 가장 심각하다. 새로 입양한 어린 동물, 길고양이, 유기견에게 봄가을로 심각한 전염성 설사병이 유행한다. 이러한 전염병에 걸린 개와 고양이는 진단 즉시 동물병원에 입원하여 집중수액치료를 받아야 겨우 살 수 있을 정도다. 
전염성 설사병 다음으로 개와 고양이에게 설사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은 상한음식, 독극물, 날카로운 이물 섭식으로 인한 돌발 요인들이다. 이 역시 감별진단을 받고 입원치료와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된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서 유산균 급여는 적절하지 못하다. 
개와 고양이에게 유산균을 급여하는 최적의 시기는 건강할 때다. 만일 설사 증상이 현저해진다면 서둘러 수의사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건강한 개에게 유산균을 통해 가져오는 장점은 매우 크다. 장 내 건강한 미생물의 구성이 탄탄하게 유지시킬수록 피부가 건강해지고, 악취가 줄며, 면역기능이 활성화되어 종양과 치매예방, 노화방지 효과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에게 유산균 급여는 건강한 수명 연장에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드린다 
 

반려동물에게 적합한 유산균 제품을 가려내는 Tip을 소개한다
1. 당과 우유 성분이 함유된 액상 생균 유산균 제품은 개와 고양이에게 적합하지 않다.
2. 사람용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개와 고양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부족하다
3. ‘유산균 사균체’ 함량이 높은 ‘반려동물 전용’ 제품을 추천드린다. 
4. 기호성이 높은 애견 간식류에 함유시킨 유산균의 효능은 기대하기 어렵다. 
5. 안전성이 검증된 제조사에서 생산된 제품을 추천드리며, 1회 섭취분이 낱개로 멸균  포장되어 있는 제품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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