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만족한 상태가 아닌, 하나라도 만족한 순간이 있다면,
그것을 '완벽한 하루'로 정의합니다.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면서, '완벽한 하루'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김영태 작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90년대 초에, 소설이 나오고,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국민학교 시절, 선생님과 거의 같은 위치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엄석대라는 급장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서울에서 전한 온 병태는 초라한 소도시의 학교를 보고, 우월함을 뽐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절대권력을 누리고 있는 엄석대와 그를 맹종하는 아이들을 보고 가치관이 흔들립니다. 

병태는 어떤 방법으로든 석대를 이기기로 다짐합니다. 그래야 잘못 돌아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돌려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석대의 보이지 않는 힘의 막강함을 느끼게 됩니다. 최후의 수단인 공부로 석대를 이겨보려 하지만 그 역시 어렵게 됩니다. 

그러던 중, 병태는 석대의 권력에 편입하게 되고 그 단맛을 느끼게 됩니다.

새 학년이 되고 젊고 유능한 선생님이 부임하게 됩니다. 
선생님이 석대의 위치를 눈치채던 중, 시험지 바꿔치기를 발견하고 처벌하게 됩니다.

반 아이들은 이때다 싶어, 석대에 대한 문제를 늘어놓습니다. 하지만 병태만은 모른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석대는 학교를 뛰쳐나가게 됩니다.

학창 시절을 생각해 보면, 엄석대까지는 아니었지만, 비슷한 느낌을 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반장은 아니었지만, 반장 이상의 역할을 하려는 친구였습니다. 

오히려 반장은 가만있는데, 반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그 친구의 부모님이 학교에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린 눈으로 봤을 때, 선생님들도 그 친구를 편애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학교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권한은 부모님이 받았는데, 그 친구는 자신의 것처럼 여겼습니다.
자신의 권한이 아닌데 자신의 권한으로 착각한 것입니다. 

그런 착각은 엄석대나 학교 친구처럼, 잘못된 행동을 하게 만듭니다. 
자신이 속해있다는 이유로, 자신이 마치 그 수장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과 같은 것입니다.

큰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 그런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자신의 배경일 뿐인데, 그 배경이 자신인 줄 착각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런 사람을 보면 분노했지만, 지금은 안쓰러운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전래동화 중, ‘토끼와 호랑이’라는 이야기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토끼가 숲속을 지나고 있는데, 동물들이 인사를 합니다. 
토끼는 평소에 그러지 않던 동물들을 의아하게 쳐다봤지만, 그 모습에 점점 익숙해집니다.

동물들은 뒤따르던 호랑이에게 인사를 한 것인데, 토기는 자신에게 보이지 않는 힘이 생긴 것으로 착각을 한 것입니다. 그렇게 거만하게 숲을 거닐던 토끼는 뒤따르던 호랑이한테 잡아먹히게 됩니다. 

갑질하는 누군가 때문에 마음 아픈 일이 있다면, 토끼가 호랑이 놀이한다고 생각하세요.

토끼는 토끼일 뿐, 절대 호랑이가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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