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창고형 구조에 널찍한 주차장, 반려동물을 위한 야외공간까지
카페 곳곳에 있는 푸릇푸릇한 식물들 … 어딜가나 ‘포토존’

최근 몇 년 사이에 카페 업계에 새로운 트렌드가 생겼다. 밀집된 도심 지역에서 벗어나 서울 근교 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천장과 넓은 실내공간을 갖춘 ‘창고형 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오래된 창고나 폐공장을 개조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창고형 컨셉으로 짓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창고’라는 이미지는 조금 거칠거나 투박하고 혹은 차가운 느낌마저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투박한 공간을 초록의 식물들로 채우는 순간, 거친 느낌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싱그러움’과 ‘따뜻함’이 자리 잡게 된다. 일산 근교에 위치한 카페, ‘옐로 커피’에 대한 설명이다.

옐로 커피를 찾아가는 길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대로변을 나와 구불구불한 좁은 길 양쪽에 컨테이너 건물들이 밀집된 공장 단지를 따라가다 보면, 이런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건물이 하나 나오는데 거기가 바로 옐로 커피였다.

 

일산 근교에서 찾을 수 있는 '옐로커피'
일산 근교에서 찾을 수 있는 '옐로커피'

카페에 대한 첫인상은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느낌이었다. 대중교통으로는 접근하기엔 어려운 위치에 있어, 직접 차를 모는 수고로움을 감내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페를 발견하면서 그 수고로움은 ‘특별함’으로 바뀌었다. 꼭꼭 숨어있는 공간을 직접 찾아가야만 만날 수 있는 장소였던 것이 그 이유다.

카페 옆쪽에는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었고, 근처에도 별도의 주차장이 있어 주차 스트레스는 없어 보였다. 실내로 들어서자 처음 느껴지는 감정은 속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이었다. 

창고형 카페가 으레 그러하듯이 높은 천장과 넓은 실내공간을 갖춘 것에 더해 왼쪽 벽면은 사람 키만한 창문들이 쭉 늘어서 있었고 오른쪽 벽면은 일부 기둥 공간을 제외하면 아예 통창으로 돼 있었다. 하지만 내부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앞서의 느낌과는 또 다른 감정이 들었다. 바로 ‘신선함과 따뜻함’이었다. 

 

'옐로커피' 내부전경
'옐로커피' 내부전경

널찍 널찍하게 배치된 테이블과 의자 사이로 큼지막한 화분들이 놓여 있었고, 카페를 가로지르는 중간 부분에는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식물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어 마치 식물 갤러리에 온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또한 모든 테이블에는 앙증맞은 다육이가 담겨 있는 자그마한 화분들이 하나씩 있었다.

녹색 식물들로 가득한 공간에 커다란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더해지자 초록초록한 ‘신선함’에 햇살이 주는 ‘따스함’이 더해졌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조금은 거친듯한 창고형 인테리어와 어우러져 그 어느 곳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하지만 카페에 왔는데 마냥 내부 인테리어에 취해있을 수는 없는 노릇. 시원한 아메리카노와 따뜻한 허브티를 주문하고 카페 안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한적한 테이블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니, 실내공간에 가려져 미쳐 보이지 않았던 ‘진짜’가 눈에 들어왔다. 

카페 바깥쪽에는 반려동물을 데려온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는데 그 옆에는 은행나무가 가지런히 줄을 맞춰 자리해 있었다. 은행나무 잎들이 가을이 깊어지면서 낙엽이 돼 바닥에 쌓였고 그 일대가 ‘노오란’ 낙엽들로 곱게 물들어 있는 것이 아닌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이렇다 할 단풍 구경도 가지 못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었다. 그야말로 커피 향에 취하고, 실내 분위기에 취하고, 가을 정취에 취하는 카페였다. 

이렇듯 분위기가 좋으니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은 그야말로 ‘순삭(순간 삭제)’이었다. 개인적인 일정 때문에 좀 더 머무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 가득한 채 카페를 나서며, 다음번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한가할 때 오리라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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