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157명의 영화·방송·뉴미디어 종사자가 참여한 촬영 현장의 동물복지 실태 조사 결과 발표
여전히 동물과 인간의 안전 부재 속 무방비 촬영
‘출연 동물의 엄격한 기준과 관리체계 마련’ 및 스태프를 위한 ‘교육과 가이드라인’ 필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는 지난 6월 5일부터 6월 28일까지 진행한 영화, 방송, 뉴미디어 종사자 15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동물 섭외 경험 ▲동물 배우 복지 현황 ▲촬영 현장 내 동물학대와 동물권 침해 제보 ▲개선방안의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조사에 따르면 동물 배우를 섭외한 경로는 ‘동물 촬영 전문 업체에서 대여’가 응답자의 44%, ‘스태프 또는 지인의 반려동물 섭외’는 25%였으며, 동물 배우를 선정한 기준으로 ‘동물의 전문성’ 즉 동물의 경력과 훈련 정도가 36%로 가장 높았다.

▲ 구매했거나 포획한 동물 촬영 후 처리 현황 및 촬영 기간 동물의 건강 상태
▲ 구매했거나 포획한 동물 촬영 후 처리 현황 및 촬영 기간 동물의 건강 상태

동물 촬영을 위해 ‘구매했거나 포획한’ 동물의 처리 현황을 묻는 질문에 ‘입양을 보냈다’는 답변이 22%, ‘업체에 되팔았다’는 답변이 16%, ‘모른다’ 8%, ‘폐사(사망)했다는 답변이 3%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촬영 이후 소속이 명확한 개,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이나 말은 대부분 큰 문제는 없었지만, 기타 어류, 조류 또는 야생동물의 경우 폐사나 방사, 재판매로 후속 처리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촬영 현장에서 동물 배우의 복지 상황을 측정하기 위한 동물의 건강, 주변 환경, 안전에 대한 질문에는 대체로 양호했다는 답변이 많았지만, 동물의 스트레스 상태에 대한 질문에는 59%의 수치로 부정적인 답변이 더 높았다.
 

▲ 동물 촬영시 CG를 고려하지 않은 이유와 동물 촬영 현장 사고 경험
▲ 동물 촬영시 CG를 고려하지 않은 이유와 동물 촬영 현장 사고 경험

동물 촬영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65%가 가이드라인 없이 동물 촬영이 진행되었다고 답했고, 촬영 시 위급한 상황을 대비해 ‘촬영 현장 근처 동물병원의 위치를 사전에 파악’했다는 답변은 20%뿐이었다.
또한 동물 출연을 대체할 CG(컴퓨터그래픽)로 장면 연출을 고려한 적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 58%는 ‘예산 부족’(41%)과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이라서’(33%)라는 이유를 밝혔다.

촬영을 위해 고의로 동물에게 해를 가했던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답변자의 8%가 ‘있다’고 답했고, 사고로 동물이 죽거나 다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13%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설문 참여자는 “새가 멀리 날아가지 못하게 하려고 다리를 부러뜨리거나”, “촬영 중 놀란 말을 멈추게 하기 위해서 전기충격기를 사용했다”, “토끼 촬영 중 추위와 담당자 관리 소홀로 죽었다“ 등 고의성과 상관없이 촬영으로 인해 동물이 다치거나 죽는 구체적인 경험을 언급했다. 또한, 출연 동물로 인해 인간이 다친 적도 참여자의 8%가 ‘있다’고 답변했다.
 

▲ 출연 동물 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
▲ 출연 동물 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

미디어 종사자들은 촬영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출연 동물에 관한 엄격한 기준과 관리체계 마련’이 33%로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며, ‘스태프 대상 동물권 교육 의무화’(23%), ‘동물배우 가이드라인 제작 및 배포’(21%)가 그 뒤를 이었다. 설문 참여자는 “인간은 배우로, 동물은 소품으로 취급받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10년 전 촬영 현장보다는 상대적으로 좋아졌다.

다만, 개인들의 인식이 좋아졌을 뿐 시스템상으로 보호되지는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본 설문조사는 서울특별시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동물과 인간이 안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의 일환이며, 10월 말에 열리는 카라동물영화제에서 출연 동물의 복지 현황과 개선방안을 점검하는 포럼을 개최하고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일반 시민 및 촬영 현장에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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