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바스·죠리퐁 라떼 10분이면 ‘뚝딱’
타인 접촉 불안감·조리 피로도 모두 줄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재확산의 기세가 심상찮은 수준을 넘어서 무서울 정도로 커지고 있다. 특히 아내는 밖에서 뭘 하기가 무섭다고 하소연하고, 부모님도 웬만해선 밖에 돌아다니지 말고 밥도 집에서 먹으라고 전화로 신신당부했다. 

다른 사람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을까. 최근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시장은 고사 수준에 이르렀지만, 온라인 시장만큼은 연일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배달업계는 호황을 넘어 가히 ‘코로나19 특수’를 맞았다고 할 만큼 호재를 맞았다. 

하지만 배달음식을 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그렇다고 매일 밥을 해 먹을 수도 없는 일. 그래서일까. 최근 ‘밀키트’(meal kit)가 한창 떠오르고 있다. 

밀키트는 요리에 필요한 재료·양념 등을 미리 손질해 소분 포장한 상품이다. 포장만 뜯어서 순서대로 넣고 조리만 하면 손쉽게 그럴듯한 요리를 할 수 있다. 배달음식은 먹기 싫지만 요리할 시간은 모자란 현대인들을 위한 맞춤 상품인 셈이다. 

맨날 배달음식 먹기도 지친 우리 부부도 밀키트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밀키트 주문을 위해 스마트폰으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내 마트 서비스에 접속했다. 한식부터 중식·일식·양식까지 생각보다 다양한 밀키트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우리 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건 ‘감바스 알 아히요’ 그리고 ‘죠리퐁 라떼’였다. 결혼 전 맛있게 먹었던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배가 고팠던 우리 부부는 서둘러 주문 버튼을 눌렀다. 

 

문앞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밀키트 봉투'
문앞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밀키트 봉투'

주문을 한 지 20분이 지났을까.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스마트폰 알림음이 동시에 들렸다. 밖으로 나가보니 이미 배달원은 떠나고 주문한 상품만 들어있는 비닐 봉투만 남아있었다. 배달원과의 대면조차 피하는 ‘언택트’ 시대를 새삼 체감했다.

 

비닐소포장이 되어 있는 밀키트 제품들
비닐소포장이 되어 있는 밀키트 제품들

제품 구성은 깔끔했다. 감바스 재료로는 주재료인 새우와 함께 올리브, 다진 마늘, 페퍼론치노, 올리브유, 작은 바게트 등이 들어있었다. 죠리퐁 라떼 재료인 우유와 커피 믹스, 죠리퐁도 함께 왔다. 감바스에 추가로 넣기 위한 양파와 방울토마토도 무사히(?) 동봉됐다.

 

금세 완성 된 레스토랑 분위기의 밀키트 한상
금세 완성 된 레스토랑 분위기의 밀키트 한상

밀키트 조리는 생각보다 간편헀다. 재료를 자르거나 씻을 필요 없이 비닐 포장만 벗겨서 순서대로 넣기만 하면 됐다. 추가로 구매한 양파를 조금 썰어 넣는 것 외엔 수고랄 만한 일이 전혀 없었다. 10여분 만에 감바스가 뚝딱 완성됐다. 

분위기를 내기 위해 집들이 이후 남아있던 화이트 와인을 꺼내 잔에 담았다. 금세 레스토랑 분위기가 났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으로 외식을 하지 못한 지 오래된 상황, 오랜만에 외식하는 기분을 집에서 낼 수 있었다.

죠리퐁을 이용한 '죠리퐁 라떼'
죠리퐁을 이용한 '죠리퐁 라떼'

 

기세를 이어 죠리퐁 라떼도 만들어 봤다. 이번에는 불을 쓸 필요가 없어 더욱 간단했다. 우유에 커피 믹스를 타고 죠리퐁을 얹으면 끝이었다. 이번엔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유리 머그잔에 담아내니 썩 그럴듯했다. 이번엔 순식간에 우리집이 카페가 됐다. 

밀키트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 본 결과, 왜 사람들이 밀키트를 구매하는지 알 수 있었다. 집들이 때 음식 하나 준비하는 데 1시간 넘게 걸렸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요리가 이렇게 쉽고 간편한 것이었나. 집들이 때도 제대로 알아봤다면, 수고로움을 덜 수 있었을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밀키트는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밀키트만 있으면 집은 레스토랑도 되고, 포차도 되고, 카페도 된다. 일만 집에서 할 수 있다면 나갈 이유가 없어진다. 수고스러움도 기존보다 크게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줄어든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과 요리에 대한 피로도 모두를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앞으로도 사람들은 밀키트를 애용하게 될 것 같다. 밀키트의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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