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크닉으로 일몰, 차박으로 일출
서울 근교에서 즐기는 해넘이와 해맞이
드라이브 스루 해맞이

 

실미유원지에서의 차크닉
실미유원지에서의 차크닉

- 실미유원지로 떠난 차크닉

팬데믹 시대에 여행을 즐기는 것이 여러모로 조심스러운 시기이다. 하지만 여행을 삶의 일부처럼 여겼던 사람들에게 여행을 통째로 뺏어버리기는 쉽지 않다. 어떤 이에게는 여행은 떠나고 싶은 본능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최대한 타인과 마주치지 않는 방향으로 여행을 하기 위해 차박(차에서 잠을 자고 그 공간에서 즐기는 형태의 여행)과 차크닉(차 트렁크 공간을 활용해 즐기는 피크닉)을 선택했다. 

나 역시 계절마다 여행을 다녔던 여행 가이드로서 집 안에만 있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콧바람을 살짝이라도 쐬러 다녀와야 삶에 대한 원동력을 찾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차에서 잠을 자는 것보다 간편하게 차크닉을 즐기러 인천 실미도 유원지를 찾았다. 실미유원지를 들어가려면 입장료와 주차료를 내야 한다. 그래서 오히려 더 한가로웠던 곳이었다. 

현재 실미유원지는 텐트는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스텔스차박(차 안에서 잠을 자는 것으로, 밖에서 보면 주차된 차와 같다)은 가능하다.

실미유원지는 바닷가 소나무 숲 사이로 차를 주차해놓고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뷰 포인트이다. 그곳에서 간단하게 의자와 테이블을 펴고 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면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다. 

 

예쁜 가랜드나 커튼으로 풍경과 어우러지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
예쁜 가랜드나 커튼으로 풍경과 어우러지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

이왕이면 감성 캠핑을 즐겨보는 것도 차크닉을 즐기는 멋진 방법이다. 예쁜 가랜드 혹은 커튼을 달고, 작은 전구를 켜보자. 그리고 향이 좋은 원두커피를 가지고 가서 보온병에 담아간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면 나만의 오션 뷰 카페가 만들어진다. 

요즘 같은 시기에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것조차 눈치를 보거나, 혹은 그마저도 이용할 수 없게 된 곳도 있으니 이보다 더 전망이 좋은 카페가 있을까 싶다. 

만약 바깥이 추워지면 트렁크 공간을 평탄화 시킨 곳에 에어매트를 깔고 예쁜 담요를 깔아 차 안의 실내를 즐길 수도 있다. 이렇게 비대면 여행을 즐기는 것이 이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이 되었다. 

 

팬데믹으로 오히려 깨긋해진 왜목마을
팬데믹으로 오히려 깨긋해진 왜목마을

- 일몰, 일출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왜목마을

우리나라에서 일몰과 일출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당진 왜목마을은 코로나 이전부터 이미 캠퍼들에게 유명한 곳이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왜목마을 해수욕장은 점차 지저분한 모습으로 바뀌어 갔다. 결국, 해변에서 즐기는 캠핑이 금지되었다. 오히려 잘 된 결과였다. 지금은 깨끗한 바닷가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자체에서 주관했던 많은 해넘이.해돋이 행사들이 취소되었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한 해를 보내며 해넘이가 보고 싶다면 차박으로 즐겨보자. 항구 쪽에 주차하고 차 안에서 일출을 바라보는 방법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일몰과 일출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이니 가고 싶다면 12월 31일을 피해 미리 다녀오는 것이 좋다. 

- 드라이브 스루 해맞이

코로나 시대에 드라이브 스루는 우리에게 이젠 익숙해진 삶의 방식이 되었다. 이젠 해맞이도 드라이브 스루로 즐겨보자. 동해로 해맞이를 보러 간다면, 새벽에 출발해서 해가 잘 보이는 전망이 있는 해안가를 찾아가면 된다. 

해가 떠오르는 방향 쪽으로 주차하고 차 안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는 강원도 고성 공현진 해변, 강릉 사천해변과 순긋해변, 남항진해변 등이 있다. 사람들이 많이 붐비지 않는 곳으로 찾아가면 된다. 

그리고 강원도 평창 삼양대관령목장에서는 1월 1일 단 하루만 ‘드라이브 스루 해맞이’ 관람객을 받는다고 한다.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도착한 차량 순서대로 입장하여 200대가 전망대로 해맞이를 하러 올라간다.

 

해맞이가 장관인 강릉
해맞이가 장관인 강릉

드라이브 스루 여행이라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 같지만, 이 나름대로 지켜야 할 매너가 있다. 차박이 허용되지 않은 구역에서 불을 사용하지 않아야 하고, 시동도 오래 켜두면 주변에 소음과 매연의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깨끗하게 이용하고 쓰레기는 집으로 가지고 오는 것이 좋다. 

1월 1일이 지난 뒤라도 아직 우리에게는 음력설이 있으니, 사람이 몰리는 신정을 피해 2021년의 새해를 맞이하러 다녀오는 것도 좋은 해맞이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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