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니어스타협회 김 선 대표, 장기봉 감독 인터뷰
“인생 2모작 준비하러 왔죠”, 신 한류 개척자들을 만나다

한국시니어스타협회(한스타)는 재능이 풍부한 사람들이 자신들 본연의 끼를 살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은 은퇴 후 여행을 다니거나 골프와 등산을 즐기는 이들과 달리 진정한 ‘힐링’을 추구하고 있다. 폐쇄적인 삶을 살기보다는 시니어들을 위한 놀이터에 와서 신나게 놀다 가는 것이다. 한스타 김 선 대표와 장기봉 예술총감독을 만나 그들이 만들어 가는 ‘인생 2모작 스토리’를 들어봤다.

김 선 한국시니어스타협회 대표
김 선 한국시니어스타협회 대표

 

“힐링,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

자식 셋을 낳고 초등학교 교사로 35년간 재직하면서 살았다. 아이들을 대학까지 보내고 나니 이제 내 인생을 찾아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인생 2막인 것이다. 인생 1막은 정해진 틀에 갇혀 살았기에 2막에서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 안에 숨겨져 있는 예능감을 드러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인생 2모작의 시대를 살고 있다. 힐링이라고 하면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것이나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에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힐링을 하겠다고 무작정 아무것도 안하고 쉬기만 한다. 하지만 그런 것은 올바른 힐링이 아니다. 온종일 가만히 누워 쉬면서 밥만 먹고 지내는 것이 무슨 힐링이겠는가. 그 밥을 소화하려고 움직여야 하는데, 이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활동을 해야 한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반드시 일정 부분 개인의 정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고난이나 역경도 따르게 된다. 하지만 이런 시간이 지나게 되면 보람을 느끼면서 결국 힐링이 된다. 

협회에 오면 제일 처음에 하는 것이 워킹 교육이다. 이렇게 워킹 교육을 하게 되면 걷는 자세가 바르게 되고 신체가 건강해지며 라인이 다듬어진다. 남자든 여자든 자신감이 생기면 옷차림이 달라지고 그 자신감을 분출하고 싶어지게 된다. 예전에는 남들에게 짜증 냈던 사람들이 옷차림이 달라지면서 웃게 되고 이런 긍정의 에너지가 조금씩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1단계다.

2단계가 되면 나를 넘어서서 이웃들에게 자존감을 생기게 하는 수준이 된다. 스타협회라고 이름 지은 것도 ‘스타’라는 뜻이 단순히 연예인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잊어버린 개인의 재능과 꿈을 다시 찾아 키워낸다는 뜻이다. 

오늘날 시니어들은 너무 빨리 은퇴한다. 하지만 그들이 갈 곳은 없다. 여자들은 계모임에 나가서 수다를 떨고 남자들은 등산이나 골프만 한다. 시니어들의 막대한 지식과 노동력이 사장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노인 복지 차원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그 일자리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종편을 비롯해서 방송들이 많은 편인데 바로 이런 곳에서 시니어 배우나 모델이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에 있는 사람들은 출연료가 비싸고 식상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시니어 모델들이 뜨고 있긴 하지만 돈을 받고 무대에 서는 사람들은 극히 적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시니어 모델은 동호회 수준이다. 아직까지는 젊은 모델들처럼 돈을 받고 무대에 서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 다행인 것은 시니어 모델이 대세가 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시니어 모델들도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BTS의 한류, 시니어도 만들 수 있다”

얼마 전에 아버지 환갑잔치를 한 것 같은데 어느새 내가 환갑이 훌쩍 넘은 나이가 됐다. 30년 동안에 이렇게 빠르게 세상이 바뀔 수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아버지는 중절모에 도포를 입고 환갑잔치를 했다. 그런데 지금은 환갑인 사람들이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는 100세 시대에 사는 것이다. 

지금 제일 필요한 것은 무엇을 하며 남은 일생을 살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60만 넘어도 노인정을 갔었다. 요즘은 70대 중반이 넘어도 노인정에서 막내 취급을 받는다더라. 시대가 이렇게나 바뀐 것이다.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던 베이비붐 세대는 1955~63년생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때 태어났다. 이 세대 중에 58년생에 가장 많은 인구가 집중됐다. 이들 대부분은 독재 시대 속에서 장발 단속을 피해 도망 다니고 미니스커트 규제에 억눌려 살아온 만큼 내면에 있는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산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자녀 세대들이 그들로부터 물려받은 끼와 재능을 통해 한류열풍을 만들고 있다. 소녀시대, 엑소 BTS와 같은 가수들이 그 예다. 

그렇다면 우리 시니어들도 ‘신 한류’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흥이 넘치는 민족이다. 관광버스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 노래만 나오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몸을 들썩이며 즐긴다. 그중에서도 특히 베이비붐 세대들의 끼와 재능을 다시 살려보자는 것이 우리 협회의 슬로건이다. 

저의 첫 직장은 KBS PD였다. 건설회사로 이직해서 중역까지 하다가 은퇴를 하게 됐다. 은퇴한 후에 처음 일했던 경력이 생각나 시니어로써 연출 쪽을 개척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예술감독 직을 시작했다. 모든 모델 중에서도 특히 시니어 모델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것이다. 

예전에 어떤 시니어 남자 모델이 크게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수염도 멋있게 기르고 하얀 머리에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모든 시니어들이 그 모델의 스타일을 따라 하게 됐다. 이러면 차별화를 할 수가 없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찾기 위해 본인도 노력해야 한다. 

협회에서는 이런 부분을 도와주고 있다. 차별화된 캐릭터를 찾으면 무대에 서거나 방송에 출연할 수 있다. 일하면서 보람도 느낄 수 있고, 벌어들인 돈으로 자식과 손자들에게 용돈도 줄 수 있다. 사실 이런 부분은 국가에서 신경 써야 하지만 많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 협회라도 나서서 이 분야를 개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은 나이가 들게 된다. 언젠가는 모두가 시니어가 되기 때문에 지금 그 길을 잘 닦아놔야 한다. 우리 자녀 세대들이 세계에 이름을 날린 것처럼 우리 시니어들도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노동력이 있고 생산성이 있는 시니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시니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김선 대표와 함께 열심히 하고 있다. 

장기봉 한국시니어스타협회 예술총감독
장기봉 한국시니어스타협회 예술총감독

 

“시니어들이여, ‘밖으로’ 나오라”

미국에서 열리는 ‘World wide star search’라는 행사에 참여했었다. 미국 전체에서 재능과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경연하는 자리였다. 

이런 곳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모두 날씬하고 잘생긴 사람들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몸매가 중요한 것이 아니더라. 자신의 신체적 단점을 유머와 재치로 승화해서 선발되는 사람들이 많았다. 협회 이름을 시니어모델협회가 아니라 시니어스타협회로 만들었던 이유다. 신체적인 조건이 아니라 정신이 건강한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다.

작년에 대학로에서 ‘58(오팔)주점’이라는 연극도 진행했다. 58년생 즈음의 사람들이 나와서 각자의 인생 얘기와 앞으로 살아갈 얘기를 나누는 내용이었다. 반응이 아주 좋았고 올해도 공연을 해달라고 할 정도로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이 연극은 시니어들이 전부 연출하고 참여해서 만들었다. 약 한 달 반의 시간 동안 배우들이 라면만 먹으며 연기 연습을 했다. 이렇게 열정을 갖고 진행하니 사람들도 활기가 생기고 건강해지더라. 정신이 건강하면 신체도 건강해진다. 가만히 있으면 병이 생기는 거다. 

처음이 힘들다. 나서서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시니어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사람들의 관심과 더불어 시니어들의 참여도 필요하다.

한국시니어스타협회 회원들 단체사진
한국시니어스타협회 회원들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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