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자의 전국여행기] 2. 남해 ‘인싸’ 빙수를 아십니까 ? 설리해수욕장, 다랭이마을이 장관을 이루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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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자의 전국여행기] 2. 남해 ‘인싸’ 빙수를 아십니까 ? 설리해수욕장, 다랭이마을이 장관을 이루는 그곳
  • 최선재 에디터
  • 승인 2020.10.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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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자의 남해 여행기 2탄, 사랑과 낭만이 넘치는 ‘남해’

 

남해 여행 둘째날에도 역시 비가 그치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계속된 장마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일상을 떠났다는 기쁨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었다. 펜션 밖으로 보이는 바다와 하늘가 만나는 끝선은 흐렸지만 바다 내음은 확실했다. 상쾌했다. 시원한 바람도 여전했다. 예정대로 맛집 여행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먹었던 전복은 전복 껍질 위에 있는 전복을 긁어먹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남해 여행 둘째날 점심 맞이로 먹은 전복은 차원이 달랐다. 껍질은 없었다. 전복들은 세갈래로 짤려 그릇 곳곳을 수놓고 있었다. 양념에 찍어 한입을 베어먹은 순간 말랑말랑한 식감이 느껴졌다. 뒤에어 나온 전복구이도 달콤하기 그지 없었다. 꼬막 무침, 애호박, 연어회 등 다른 반찬도 15가지 나왔다. 맛이 일품이었다. 

 

아무리 비가 내린다고 해도 다랭이 마을은 가야했다. 다랭이 마을은 자투리땅을 층층계단 모양으로 다듬어 일궈낸 논으로 이뤄진 곳이다. 오후 2시경 다랭이마을에 도착한 순간 남해가 지닌 또 다른 색깔인 초록색에 푹빠졌다. 

바닷가 언덕을 따라 물결무늬를 그리고 있는 논들이 바람이 불 때마다 춤을 췄다. 논 위에서 내려다보면 바다와 한몸을 이룬 논들이 그야말로 장관을 보여줬다. 논 아래 바다쪽으로 내려가서 올려다보면 다랭이 논들은 산들과도 멋진 광경을 연출했다.

 

다랭이 마을에서 독일마을로 이동했다. 독일마을로 향하는 길 양 옆으로 카페가 늘어서 있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리고 있어 바로 카페에 들어갔다. 남해 인싸 빙수와 죠리퐁 빙수를 주문했다. 두 빙수가 나왔을 때 우리는 환호성을 질렀다. 남해 인싸 빙수는 붕어 모양이었다. 붕어싸만코를 반으로 짤라 그 안을 얼음으로 채운 빙수였다. 

서울의 유명 프랜차이즈에서는 절대로 찾아 볼 수 없는 ‘유니크함’이 묻어나는 빙수다. 죠리봉 핑수는 죠리퐁 과자가 가득 들어 있었다. 밖은 장대같은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지만 오감을 채워주는 남해 빙수는 위로 그 자체였다. 죠리퐁의 톡톡튀는 식감과 시원한 얼음이 혀를 적셨고 인싸 빙수 얼음 위에 뿌려진 인절미 가루는 먹을 때마다 달달했다. 정말 남해의 인싸가 된 기분이랄까. 그런 마음이 느껴졌다.

장대같이 내리던 비가 거짓말처럼 그쳤다. 시계는 3시를 가리킨 순간 구름 사이로 해가 고개를 들었다. 날은 여전히 흐렸지만 그래도 여행 이틀만에 햇볕의 따뜻함을 느꼈다. 외면할 수 없었다. 빙수를 먹고 바로 바다로 향한 까닭이다. 남해는 곳곳이 바다다. 아기자기한 해수욕장이 섬을 끼고 늘어서있다. 조금만 차를 타고 이동하면 바다는 어디든 바로 갈 수 있었다.

설리해수욕장을 찾았다. 오늘 역시 사람이 적었다. 첫날 바다는 발만 담궜지만 오늘은 ‘입수’를 감행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하는 물놀이의 백미는 입수다. 바닷쪽으로 자연스레 발걸음을 옮기다가 발을 걸어 연인을 넘어뜨렸다. 동시에 필자도 바다에 온몸을 던졌다. 순간 너무 추워 할말을 잃었지만 이내 몸이 바다에 적응했다.

부드러운 모래 사이로 발을 옮기고 바다에 앉아 함께 파도를 맞았다. 넘실거리는 파도가 밀려올때마다 몸이 들썩거렸다. 깔깔거리며 웃었다. 서로 물을 튀기면서 장난을 칠 때마다 미소가 보였다. 

20대 시절, 친구들과 바닷가에서 왁자지껄 떠들며 놀았던 추억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점점 몸이 피곤했지만 지칠 줄 모르고 물놀이를 했다. 모래사장에 함께 누워 하늘을 보았다. 하늘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마치 단둘이 있는 것 같았다. 

설리해수욕장을 찾은 이후 또 다른 펜션으로 이동했다. 그곳도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펜션이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비큐였다. 날은 점점 어두웠지만 바비큐를 위해 준비된 숯은 따뜻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먼저 삼겹살을 구웠다. 삼겹살은 적당히 데워진 숯에 노릇노릇 익어가기 시작했다. 

고기는 달다. 이렇게 맛있는 고기를 그동안 거의 굽지 않았다. 구워 누굴 대접하는 고기보다 누가 구워준 고기를 먹는 날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요즘 여행을 떠나면 고기를 구워 대접하는 일이 많다. 

특히 사랑하는 연인이 구운 고기를 먹으면 내가 먹는 것보다 기분이 더 좋았다. 단순히 고기의 식감 뿐 아니라 마음에서도 맛이 느껴진달까. 삽겹살에 이어 목살을 굽고 또 구웠다 물론 점점 굽기 실력은 늘었다. 

남해의 둘째날 밤이 저물고 있었다. 펜션 바로 옆 테이블에 앉아 밤바다를 보면서 고기를 구워먹었다. 수도권 강가 옆 펜션에서는 느낄 수 없는 낭만이었다. 지글지글 고기 굽는 소리와 파닷가의 파도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삼겹살 불판 냄새와 소금기 묻은 바다 내음이 어울려 바람에서도 고기맛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고기는 사랑이다. 아니, 정확히 고기 굽기는 사랑이다. 독일마을의 빙수와 남해 바다의 선물도 사랑이다. 남해는 사랑의 넘치는 낭만의 장소다. 해외 여행이 우리를 떠난 지금, 남해로 향하는 것은 어떨까. 남해에서 사랑을 느끼면, 다시는 그 매혹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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