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멸에만 집중된 개발 트렌드…‘인식의 전환’ 필요한 시점
시대상과 개인체질 반영한 맞춤형 제품 개발이 ‘나의 책무’

손원록 대표이사(솔빛피앤에프)

과학 기술의 발달로 ‘삶의 질’이 몰라보게 좋아지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삶의 질을 가늠하는 최우선 척도인 ‘건강과 위생’에 대한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조기에 질병을 진단하는 것은 물론 유해균과 미생물 등을 완벽하게 살멸하는 것이 가능한 수준까지 의‧약학이 진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인식의 전환을 통해 건강과 위생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내는 이가 있다. 바로 약사 출신 손원록 솔빛피앤에프 대표이사다. 최근 노근 추출물을 바탕으로 위생 스프레이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그를 만나 제품 개발 동기와 함께 그가 주창하고 있는 의‧약학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손원록 대표이사(솔빛피앤에프)
손원록 대표이사(솔빛피앤에프)

 
≫ “살멸이 능사 아니다”…공존하는 위생 제품 ‘절실’

시중에 나와 있는 위생 스프레이 제품은 공존의 개념 보다는 무조건 살멸하는 개념이다. 인간과 함께 하는 유해균과 미생물은 셀 수 없이 많은데 모두 살멸한다고 건강과 위생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진화를 거치면서 더 무서워 질 수 있고 살멸을 위해 사용된 성분이 오히려 인간에게 위해를 끼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동물을 키우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위생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제품 상당수에 항염소계 표백제 성분이 포함돼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잘 모르고 있거나 간과한다. 이러한 제품을 사용하면 1차적인 위생 문제는 개선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사람과 동물에게 피해가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준비 중인 개인 위생 스프레이 제품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개발되고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타인과의 접촉은 피할 수 없는데 이 제품은 나를 위하고 타인까지 배려하는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또 인체에 무해해 사람과 접촉할 수 있는 모든 부위에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이상 발효로 인한 유해균 발생, 악취 제거 등의 효과는 연구·개발 과정에서 확인이 된 상태다.

최종 상업화 단계를 10단계로 본다면 현재 3단계까지 개발됐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나머지 단계는 기업, 투자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추진해야 할 영역이라고 보고 있다. 제 역할은 기존에 사용하지 않았던 신물질을 발굴하고 개인 위생의 개념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계몽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갈대 뿌리 노근 추출물, 솔빛피앤에프 근간

개인 위생 스프레이 제품은 갈대 뿌리인 노근 추출물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회사에서 선보이거나 개발 중인 제품 대부분도 노근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노근과 관련된 특허는 아마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특이한 것은 남이 실험했을 때는 확인되지 않았던 유효 성분이 우리가 실험했을 때는 확인이 됐다는 점이다. 노근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인 것 같다(웃음).

노근은 강, 바다, 육지를 연결하는 중간자 역할을 한다. 나쁜 물질을 정화해 육지로 보내주거나 육지의 나쁜 물질을 정화해 강이나 바다에 보내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기능을 갖고 있는 식물이다. 많은 사람들의 요구에 의해서 진화하는 생물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래서 노근을 설명할 때 ‘갈대의 신비’라는 말을 자주 인용한다.

최근 노근에서 자외선, 전자파 차단 성분도 발견했는데 이것이 10~20년 이후에는 상용화 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확신하고 있다. 지금은 이 성분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효능‧효과가 검증되고 널리 전파되면 언젠가는 빛을 보게 돼 있다.

1970~1980년대 누님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정도로 시대를 앞서 가던 여성이었다. 당시에는 생소한 제품이었고 효능‧효과도 알려지지 않아 차단제를 바른 하얀 얼굴을 당시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어렸던 나도 누님의 그 모습이 너무 이상했고 보기 싫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현대인의 필수품이 됐다. 계몽과 홍보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개개인 체질 반영한 맞춤형 제품 개발 ‘나의 책무’

약국이라는 안정된 직장을 뒤로하고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왜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약을 먹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사상의학을 보면 사람은 4가지 체질로 구분 되는데 이 중 태양인은 굉장히 적다. 가만히 살펴보니 그 사람들을 위한 맞춤형 약이나 제품이 없었다. 그래서 사업 초기부터 특이체질을 갖고 있는 환자를 겨냥한 제품 개발에 몰두해 왔다.

대부분의 시선은 이 사람들이 특이하다고 단정한다. 과연 그럴까. 저는 편견이라고 생각한다. 항생제를 복용하고 발진 등의 이상반응이 유독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소수의 환자들이 있다. 그런데 이물질이 들어와 인체가 반응하는 것이 이상한 것일까. 보는 관점에 따라 이 환자들이 오히려 정상일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그런 의문에서 시작한 사업이 결국 지금까지 왔고, 천연물과 한방을 베이스로 한 여러 제품이 세상에 나오게 된 원동력이 된 것 같다.

 

≫ 시대상에 맞는 처방과 진료…“한방 신뢰 회복 지름길”

일각에서는 한방이 과학적 근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하는데 효과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시대상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한약이든 양약이든 환자를 위해서라면 배제하고 폄하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본다.

현대사회에서 의학과 양약이 절대적으로 신봉되는 이유는 암을 진단하고 치료한다는 믿음이 공고하기 때문이다. 암이 되기 전의 원인을 찾고 예방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인데 어떻게 보면 선후 관계가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개개인이 질병의 원인을 사전에 차단하고 자신에게 꼭 맞는 약을 복용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모든 의료와 약료가 상업화라는 거대 시스템 안에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방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시대상에 맞게 처방과 진료가 진화해야 한다. 과거에는 에너지가 부족했던 시대다. 사람들이 초근목피로 연명해야 하다 보니 항상 에너지가 부족했다. 그래서 인체에 열을 내주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처방이 으뜸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에너지 과잉의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를 고려하지 않고 열을 내주는 홍삼, 인삼, 녹용 등을 무작정 처방하면 인체가 끓게 되고 이로 인해 생체 신경계가 흥분하게 되면서 예민해지고 화가 많아진다. 정말 사소한 일이 발단이 돼 사회적 이슈까지 되는 범죄들이 심심찮고 발생하고 있는데 바로 이런 이유에서 기인하는 것도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약성을 충분히 고려해 시대상에 맞게 한약을 다뤄야 한다. 과잉된 부분은 줄이고 부족한 부분은 늘려 균형을 맞춰야 한다. 현 시대상을 제대로 분석하고 이해한 후 약을 다뤄야 한방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다.

 

손원록 대표이사

약력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임상약리학회장
현강학회장

학력
중앙대학교 의학과 약리학 박사
중앙대학교 의약식품대학원 사회약학 석사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약학과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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