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여유] 3. 한잔의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간 춘천 신북읍에 위치한 카페 ‘커피메카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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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여유] 3. 한잔의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간 춘천 신북읍에 위치한 카페 ‘커피메카 터’
  • 김진규 에디터
  • 승인 2020.09.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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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의 커피와 그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 그리고 커피 교육을 한 곳에 모아 놓은
복합 커피 문화 공간이자 아지트 같이 편안한 곳에서 쉼을 얻고 오다

 

커피메카 터
커피메카 터

커피업계에 지인들이 제법 있다 보니 SNS를 통하여 업계 관련 정보들을 습득하는 경우가 많다. 무심코 읽다 꼭 한번 가봐야 되겠다고 생각되는 카페는 별도로 화면을 캡쳐해 두거나 메모를 해둔다. 최근 이름만 대면 알만한 분의 SNS 포스팅에 소개된 ‘커피메카 터’. 상호만으로는 그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치 않다. 

그러나 카페의 첫인상을 ‘알리바바의 보물창고’와 같다는 내용으로 시작되는 소개글을 읽고는 즉시 화면 캡쳐를 한다.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라는 궁금증과 함께 조만간 다녀와야 하겠다는 결심을 한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하여 여행을 계획하거나 휴가를 계획하기 힘들기 때문에 주말이면 가까운 카페를 찾아 잠시 쉼을 얻는 것으로 힐링을 대신 하는 경우가 많다. 

근교의 조용한 카페, 즉 사람이 많지 않으며 경치가 좋거나 분위가 좋은 곳을 주로 찾는다. 문득 지난 번에 캡쳐해두었던 커피메카 터가 떠오른다. 연휴가 있는 주말에 커피 한잔을 위하여 춘천을 다녀온다는 것이 얼마나 무리하고 무모한 계획인지를 알지만, 궁금하면 참지못하는 성격에 과감히 길을 나서 본다. 

역시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평소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던 춘천까지의 거리가 2시간 30분이 넘게 걸리는 것으로 네비게이션은 예측을 한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춘천 가는 옛길을 따라 더 쉬엄쉬엄 가며 경치나 즐기자는 무한 긍정의 마음으로 꽉 막힌 외곽순환도로를 참아낸다. 

팔당대교를 넘어서자 숨통이 트이기 시작하고 천천히 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거북이 걸음으로 도착한 춘천. 이미 식사 시간은 훌쩍 넘었지만, 단골로 가는 닭갈비 집의 대기 줄은 여전히 길다. 

다음 일정으로 인하여 오래 기다리고 있을 수 없으므로 저녁에 먹을 요량으로 포장 주문을 하고는 근처 닭갈비 집을 찾는다. 왠만하게 이름이 있는 곳이나 위치가 괜찮은 곳은 대기줄이 길거나 저녁 시간 준비를 위한 브레이크 타임이다. 

점심을 포기해야 하나를 고민하다 마침 눈에 들어오는 ‘항아리 닭갈비 막국수’. 이 곳은 숯불 방식이 아닌 철판식 양념 닭갈비 전문점이다. 닭고기를 항아리에 24시간 숙성하여 잡 냄새를 잡고 육즙을 보전하여 부드러운 맛을 만들고, 직접 재배한 신선한 야채와 10가지 이상의 재료를 이용하여 일주일을 숙성시킨 특제 양념장으로 차별화된 닭갈비 맛을 완성하는 곳이다. 

닭갈비를 다 드시면 볶음밥으로 마무리 하거나 춘천을 왔으니 막국수를 곁들이는 것도 좋다. 춘천시 신북읍에 위치해 있으며, 양념 닭갈비를 즐기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커피메카 터
커피메카 터

식당을 나와 바로 근처에 위치한 ‘커피메카 터’로 향한다. 입구에서 바라본 카페는 카페가 있을 곳이라기 보다, 시골 농가가 있으면 딱 어울리는 그런 곳이다. 

카페 뒤로 이어진 길을 따라 박물관 형식의 건물로 다가가니 문이 잠겨 있다. 다시 돌아와 카페로 들어섰는데, 정리가 된 듯 정리가 안된 커피 관련 소품들 그리고 LP와 오래된 타자기 등의 앤틱한 소품들이 박물관 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은 케냐AA 핸드드립을 주문하고 자리를 잡는다. 나중에 안 이야기지만 본래 일요일은 문을 열지 않는단다. 주인장이 일이 있어 커피한잔 마시러 나왔다가 잠시 열어둔 것이라고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하마터면 춘천까지 헛걸음 할 뻔 하였다. 

이런 것이 바로 커피인들의 여유이자 융통성이다. 휴일임에도 사정에 따라 문을 열어 두기도 하는 그래서 상업을 목적으로 하는 가게라고 하기 보다는 공방이나 아지트에 가까운 그런 편안한 곳이다. 
 

커피메카 터의 융드립 커피
커피메카 터의 융드립 커피

카페 내부를 둘러보는데 한참이 시간이 필요하다. 융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니 커피가 나오기까지 충분한 여유가 된다. 가게 이곳 저곳을 장식한 것은 박물관과도 같은 앤틱한 소품들이다. 억지로 모았다고 하기 보다는 자연스레 그곳에 그렇게 자리한 것이라는 느낌이다. 

기본 인테리어를 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주인장 취향에 맞게 수정하고 추가하여 지금의 편안함을 만들어낸 것 같다. 각종 커피 추출도구들과 오래된 그라인드들 그리고 소품과 같은 느낌의 원두들. 가게 구석구석이 주인장 손길이고 그 분의 정성과 역사가 녹아 있다. 이 집 커피는 융드립으로 싱글오리진 커피를 내려 주는데, 융드립은 일반 종이 필터 드립과 달리 커피 원두가 가진 기름 성분을 그대로 녹여 내기 때문에 부드러운 풍미와 함께 묵직한 바디감이 좋다. 

집에서는 어지간한 부지런함 없이는 맛보기 힘든 융드립 커피. 왠만한 핸드드립 전문점에서도 관리의 복잡성 때문에 맛보기 힘든 융드립 커피를 여기서는 기본처럼 맛을 본다.
 

커피메카 터
커피메카 터

커피메카 터는 카페와 박물관 그리고 바리스타 교육과정을 함께하는 복합 커피 문화 공간이다. 또한 사단법인 한국 커피협회의 공식 시험장이기도 하다. 

커피를 즐기려는 사람에게는 커피 맛으로 그리고 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앤틱한 공간이 주는 여유로움으로 그리고 커피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체험하고 자격증 응시까지 가능한 커피를 중심으로 만들어둔 공방이자 아지트같은 곳이다. 

집으로 돌아갈 길이 아득하여 가게를 나서면서 주인장에게 카페를 알게 된 사연과 이렇게 먼 길을 찾은 이유를 설명하자, 카페 뒤편에 위치한 커피 박물관을 보여 주겠 단다. 잘 정리된 마당을 지나 커피 박물관을 바라보니, 오래된 농가와 같다는 생각이 스친다. 
 

커피메카 터의 '커피 박물관'
커피메카 터의 '커피 박물관'

박물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들어 온 느낌이다. 다양한 커피 추출 관련 도구들, 차를 우리는 다기들, 빼곡히 정리된 LP판과 책들. 과거 필자가 근무했던 회사의 제품들도 눈에 띄어 한참을 바라다 보며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머물고 싶다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마법을 만들어 내는 주문과 같이 머리 속을 맴돌지만, 매장에 손님이 있기에 오랜 시간을 비워둘 수 없는 주인장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다. 

오랜 노력을 들여 만들어 놓은 본인만의 역사적 공간을 내어주는 주인장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꼭 다시 들리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한다. 다시 들릴 때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이 집에 있는 각종 전시품들의 역사뿐만 아니라 이집을 만들어내고 지켜가고 있는 분의 삶을 조금 들여다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먼 길을 달려왔고 또 막히는 길을 되돌아가야 하지만 그것 이상의 쉼과 즐김이 있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발길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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