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으로 보호자만 믿는 반려동물, 낯선이에게서 보호할 줄 알아야
보호자 귀가만 기다리는 반려동물, 답답한 공간 벗어나 함께 하는 시간 필요

허제강 학과장 경인여대펫토탈케어학과

허제강 학과장과 강아지
허제강 학과장과 강아지

필자에게 한 지인이‘반려동물이 자녀보다 나은 이유가 뭔지 아느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반쯤 농담 형식의 질문이었지만, 필자는 한참을 생각 후‘우리는 자녀에게 너무나 많은 기대를 하고, 노력을 강요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함께 누려야할 소소한 행복을 희생하지만, 반려동물은 반대로 우리에게 기대를 하고 우리가 그 기대를 충족시켜주며 함께 소소한 행복을 함께 할 수 있는 점이 아닐까요?’라고 답변한 기억이 있습니다. 

보호자는 우리집 반려동물이 사냥견처럼 빨리 뛰지 못한다고, 군견처럼 절도있게 행동하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하거나 슬퍼하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끼는 반려인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인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소소한 행복을 함께하며 사랑을 느낍니다.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며, 새로운 것에 적응하고 도전하며 여유 없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문득‘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이렇게 사는게 맞는지’에 대해 자문하며 고독감과 외로움 느낄수록, 아무런 조건없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며 언제나 나와 함께해주는 반려견에게 우리는 감정을 이입하며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 받습니다. 

반려인에게 반려동물이 가족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은 각자의 입장과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소소한 행복을 함께하고 서로를 위로해준 기억과 추억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듯 반려동물과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행복 중, 가장 소소하면서도 확실한 행복을 손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화창한 날씨에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산책이라 말할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반려동물 또한 보호자에게 많은 기대를 하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이며 가장 반려견이 원하는 바람은 보호자와 함께하는 산책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반려동물과의 산책은 보호자가 반려동물과 소통과 교감을 통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꼭 수풀이 우거진 야외로 산책을 가야만 산책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보호자와 함께하며 외로움을 잊을 수 있다면 그곳이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이든, 사람의 왕래가 적은 골목길이든 보호자와 함께하는 산책은 함께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산책을 낯선이가 호기심에 방해한다면 잠시 둘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낯선이에게‘반려동물이 낯선이를 두려워하니 눈으로만 예뻐해 주세요’라고 정중히 말하고 반려동물을 보호해야 합니다. 

거절의 멘트를 하는 게 어렵다면 아침 일찍 이른 시간이나 저녁 늦은 시간 자동차 경적과 오토바이 소리에서 해방된 조용한 곳에서 둘만의 조용한 시간을 갖는 다면 그렇게 형성된 반려동물과의 유대감은 평생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너무 오랜만의 산책에 반려동물이 보호자를 이끌며 산책을 하려하고 냄새를 맡거나 마킹을 하려 하여도 버릇이 없다고 생각하며, 너무 혼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혼내기 전에 반려동물이 보호자를 그리워하며 혼자 있었던 시간을 기억해주세요. 

계절에 상관없이 날씨에 상관없이 반려동물과 함께 차근차근 산책하는 시간을 늘리고 함께하는 시간을 늘린다면 반려동물은 보호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할 것입니다. 

열심히 뛰어노는 강아지들
열심히 뛰어노는 강아지들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 산책하는 동안 반려동물이 덥거나 추워하면 어쩌나 걱정하지 마세요. 반려견은 늑대의 후예입니다. 실내 좁은 공간에서만 갇혀 외롭게 지내는 것 보다 덥거나 춥더라도 보호자와 함께하는 산책을 좋아합니다. 

물론 충분한 수분공급은 필수입니다. 반려동물에게 산책과 동시에 규칙적인 배변 훈련을 한다면 가족 구성원 중 반려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이가 있더라도 냄새와 위생에 대한 걱정없이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들어온 집을 반려동물이 어질러도 그것은 당신과 떨어졌기 때문에 생긴 불안과 공포 때문에 생긴 분리불안 때문이지 당신에게 불만이 있거나 성격이 못되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럴 때는 반려동물에게 당신이 꼭 돌아온다는 믿음을 주시기 바랍니다. 잠시라도 보호자 혼자 외출했다 다시 들어오는 행동을 반복하고, 귀가한 당신을 보며 흥분한 반려견이 진정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잠시 차분히 있어 주세요. 

보호자의 외출이 일상적인 것이고 당신이 언젠가 돌아온다는 확신을 반려동물이 갖는다면 불안감은 줄어들 것이며, 자주 자주 산책도 같이 해준다면 유대감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입니다. 그동안 바쁜 일상에 치여, 의무적으로 사람을 만나 네트워킹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과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면, 새로운 현상에 천천히 적응하고 도전하며 여유있게 한 템포 쉬어가며 반려동물과 산책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반려동물은 당신이 바쁘고 힘들었던 시간에도 항상 당신을 그리워하며 옆에 있었고, 앞으로도 그 옆을 지켜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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