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반려동물 약하지만 코로나19 양성반응 나와
수의계, 사람과 동물 생물학적 교류 차이로 전염 가능성 거의 없어

반려동물에게서 코로나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반려인은 괜찮은걸까 ?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반려동물에게서 코로나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반려인은 괜찮은걸까 ?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코로나19의 기세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국내 확진자는 5,000여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걱정도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해외 언론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의 반려견의 입과 코, 항문 등에서 채취한 샘플검사 결과 약한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보도가 발표됐다. 이를 국내 언론매체에서도 다루는 상황에 국내 반려동물 가정에서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결과를 보자면 세계보건기구(WHO)의 경우,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혹은 바이러스를 확산시킨다는 증거는 없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어 세계동물보건기구(OIE)도 유전자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는 관박쥐(horseshoe bat)에서 순환하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성이 있다”며 “아직까지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걸린 사례는 없고, 이를 사람에게 전염시키지 않는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한국수의사임상포럼이 “반려동물의 검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고 해도 반려견의 감염으로 확정할 수 없고, 감염된 보호자와의 생활로 배출된 바이러스가 단순 검출되었을 가능성 높다고 판단된다”라며 “다만 코로나19 감염자가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으로 반려동물을 만질 경우 반려동물이 건강한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겨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는 주의를 요한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최근 반려동물 전염 가능성에 대해 확인해 본 결과, 개인의 경우는 전문적이지 않기 때문에 우려가 더욱 강한 편이었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반려견을 기르는 A씨(29세·여)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혹시 바이러스가 강아지한테도 전염될까 봐 걱정이 많이 된다”며 “때문에 최근에는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가는 횟수도 많이 줄였다. 불가피하게 밖에 나가게 될 경우엔, 저녁 늦은 시간에 한해 인적이 드문 곳으로 산책을 한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문가의 경우, 수도권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B 수의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코로나와 관련된 질문을 받는다”며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사람들이 혹여나 자신들이 기르는 동물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는지를 걱정하며 물어보곤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개와 고양이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이 된다. 하지만 이는 현재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는 차이가 크다.

우선 반려견이 걸리는 바이러스는 ‘개 코로나바이러스(canine coronavirus)’다. 개가 이 바이러스에 걸리게 되면 구토, 설사, 탈수 등의 증상이 일어나고 품종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감수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병에 걸리는 비율인 이환율은 높은 편이고 전염성도 강하나 치사율은 낮아 위험한 질병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또한 DHPPL(반려견 5종 종합 백신)과 혼합백신도 개발돼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양이의 경우, 개와 유사하게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feline coronavirus)’라고 불리는 바이러스에 감염이 될 수 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고양이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다면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feline infectious peritonitis)이 발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의 수의사는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은 정확한 발병 원인이나 예방법이 알려지지 않았고 아직 이렇다 할 치료법도 없는 상태라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른다”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일어나고 콩팥이나 간 등에 이상이 생기거나 복부나 가슴에 물이 차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복막염의 증상 자체가 항원과 항체 간 복합반응에 의해 발생하므로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난다”며 “때문에 여러 장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손상되는 ‘다발성장기부전’이 일어나고 발병 후 수개월~1년 안에 사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에 더해 “하지만 전세계의 70% 이상의 고양이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갖고 있다”며 “또한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는 고양이에 한해 치명적인 질병으로 될 수 있을 뿐이다. 아직까지 사람에게 전염된 사례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생물학적 교류가 높은 반려동물의 경우, 치사율이 높은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도 있다.

반려동물 전문가인 설채현 수의사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바이러스들은 일반적으로 숙주를 죽이지 않는다”며 “왜냐하면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숙주가 죽으면 자기 자신도 함께 죽어버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코로나19를 비롯해 메르스나 사스와 같은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들은 대부분 사람과 생물학적 교류가 적은 박쥐, 낙타, 사향 고향이 등에서 발생했다”며 “이렇게 예상치 못한 접촉이 이뤄졌을 때,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소나 개, 고양이와 같이 사람과 생물학적 교류가 많은 동물에서 코로나19와 같이 높은 치사율을 가진 변이는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반려동물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반려동물을 통해 전염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추청한다. 

하지만 아직 반려동물에 대한 연구사례가 없으므로 절대적으로 단정을 지을 순 없다며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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