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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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 WILL NEVER DIE!”

 

필자를 포함해, 락(Rock)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 속에 자리 잡은 한 마디다. 물론 국립국어원이 정한 락의 표준어는 록이지만, 어쩐지 록으로 쓰면 어감이 살지 않는다. 

락(사실 락보다는 롹에 가까운 발음이다)이라고 말해야 그 거칠고 남자다운 느낌이 산다. 적어도 ‘락덕’을 자칭하는 필자에게 그렇다.

락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락의 꽃은 ‘헤비메탈’이다. 

드라이브가 잔뜩 걸린 울부짖는 듯한 일렉기타 리프에 더블 페달로 쏟아내는 강렬한 드럼 비트, 그리고 철컹거리는 금속 느낌을 주는 묵직한 베이스, 마지막으로 짐승이 포효하는 것처럼 울리는 샤우팅,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사운드가 거대한 스피커에서 뿜어져 나오면서 압도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물론 최근 헤비메탈은 주류 음악이라고 볼 수 없다. 특히 가뜩이나 락의 불모지로 꼽혔던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이변이 일어났다. 최근 JTBC에서 방영한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 – 무명가수전’에서 헤비메탈 밴드 ‘바크하우스’ 출신인 29호 정홍일이 준우승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한 것. 우승자인 30호 가수 이승윤도 밴드 ‘알라리깡숑’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락커들의 반격의 서막이 올랐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시작부터 스스로를 정통 헤비메탈 가수라고 칭한 정홍일은 자신의 창법과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고, 점차 헤비메탈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대중을 매료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헤비메탈의 매력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그렇다면 헤비메탈을 알려면 어디부터 들어야 하고, 또 어디까지 알아야 할까. 

 

도서출판11 '헤비메탈 계보도'
도서출판11 '헤비메탈 계보도'

이제 막 락에 입문한 ‘락린이’들을 진정한 ‘메탈 키드’로 거듭나게 만들어 줄 A급 참고서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헤비메탈 계보도’다.

헤비메탈 계보도를 지은 작가 사은국 씨는 락에 대한 열망 하나로, 락이 주는 희열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작가의 길을 걸어왔다. 헤비메탈 계보도는 그동안의 글을 모으고 다듬어 집대성한 한 편의 서사시다.

책 표지 자체는 의외로 매우 평범하다. 락 하면 생각나는 거칠고 음울한 그림은 아니다. 흰색 표지에 검은색 글씨로 헤비메탈 계보도가 적혀있고, 그 배경으로 헤비메탈 신을 풍미했던 여러 밴드들의 이름이 금색 글씨로 적혀있다. 

책꽂이에 한 권 둬도 그렇게 두드러질 만한 책은 아니다. 과하게 튀지 않는다는, 좋은 의미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면 저자가 얼마나 헤비메탈을 사랑하고, 또 정통해있는지 그 내공을 알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어깨너머로 락을 배운 타입이다. 

그래서 어떤 밴드가 있고 어떤 밴드가 어떤 곡으로 역사를 뒤흔들었는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필자의 이전 글을 본 독자들이라면, 그들을 따라하면서 베이스의 길(물론 취미다)을 걸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내공은 곁눈질로 배운 필자의 내공으로는 감히 상대할 수 없는 수준이다. 각 시대를 뒤흔든 밴드들의 결성부터 활동, 해체, 그리고 비화까지, 이 한 권의 책으로 모두 섭렵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어디에서 헤비메탈을 안다고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글의 서사는 대부분 ‘열전’의 형식을 취한다. 열전이란 사기 등 동양 역사서에서 주로 채택하는 형식 중 하나로, 인물에게 초점을 둔 서술 방식이다. 

시대를 70년대, 80년대, 90년대로 나눈 뒤, 각 시대를 풍미했던 밴드들의 이야기를 서술했다. 한 밴드 밴드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수십 편을 보는 기분이 들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애플뮤직, 바이브, 멜론, 지니 등 무제한 음악 스트리밍에서 웬만한 음원은 다 찾을 수 있고, 과거 밴드들의 활동을 유튜브에서 다시 볼 수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관심을 갖게 된 밴드의 음악을 글로만 체득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저자의 서사를 더욱 실감나게 따라갈 수 있는 것이다.

헤비메탈에 막 관심을 갖게 된 입문자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사서 읽어보길 강력히 추천한다. 

특히 싱어게인을 통해 정홍일에게 관심을 갖게 된 팬이라면 더더욱 추천한다. 그가 왜 헤비메탈을 자랑스러워 하고 사랑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헤비메탈 계보도 지은이 '사은국'
헤비메탈 계보도 지은이 '사은국'

 

 

 

 

 

 

 

* 이 기사는 도서출판 덤보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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