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출발한다면 당일치기로도 가능한 동해 바다로의 새해 일출 여행, 맛집 투어와 전망 좋은 카페에서 커피한잔의 여유까지 즐겨보자. 새해 첫날을 길게 보내면, 2024년 한 해가 여유로울 것이다. 서울 양양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속초까지의 여행이 쉬워졌다. 마음만 먹으면 당일치기로도 충분한 새해 일출여행을 동해 바다로 떠나보자.몇 년 전 속초로 출장 갈 일이 있어, 새벽잠을 좀 서둘러 길을 떠나니 낙산사에서 일출을 감상하고도 아침 식사 후에 9시 미팅 시간을 맞출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 여행은 일출 전망이 가능한 호텔을 예약하
장기요양보험은 몸이 불편한 노인 환자가 자택에서 방문 요양 또는 방문 간호를 받거나 요양원과 같은 시설에 입소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이다. 장기요양등급을 받게 되면 각 등급에 따라 요양보호사가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몸이 편치 못한 분들과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신청 과정에서 의사소견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문제는 많은 분들이 의료기관을 방문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몸이 안좋다는 것이다. 예전 재가센터와 간담회때 그런 분들을 위한 왕진 요청 얘기가 있어 거동이 힘든 와상인 분들의 경우는 우리 병원에서 직접
얼마 전 문상을 다녀왔다. 동문회에서 문자가 와서 확인해보니 대학 동기였다. 평소 연락을 주고받는 절친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끔 통화를 하던 친구인데 갑자기 부친상을 당했다는 소식에 장례식장으로 찾아갔다. 예를 갖추어 인사를 하고 보니 낯익은 얼굴이 몇 명 있었다. 코로나 이후 전체 모임이 없다보니 다들 몇 년만에 만나게 된 대학 시절 친구들이었다. 서로의 근황을 물으며 얼굴을 보니 다들 얼굴에 나이만큼의 변화가 있었다. 예전에는 못 느꼈던 생경한 느낌이었다. 기억 속의 친구들의 얼굴은 대학생때 모습인데, 내 앞에 앉은 중년의 아저
치매 환자가 가정을 떠나 요양병원에 오게 되는 계기는 대개 크게 두 가지이다.폭력적이거나 또는 용변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기억력이 떨어져서 오는 문제는 어찌 보면 가정에서 돌보지 못하게 되는 사유 중에는 하위 목록에 해당한다고 본다. 우리 병원에는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해 오시는 분들이 왕왕 있다. 이 분들의 삶이 워낙 극적으로 변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얼마 전에 임종하신 김 할아버지의 경우도 그러하였다. 김 할아버지는 키가 크고 건장하였다. 80이 넘은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목소리
조금만 서두른다면 당일치기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그 곳, 하루가 아깝지 않은 한탄강 주변 가을 명소들을 소개해 본다.한탄강 잔도길은 아름다운 한탄강 주상절리를 감상하도록 만들어둔 인공의 산책로이다.드르니 마을에서 출발하는 코스와 반대길인 순담 계곡에서 출발하는 코스 두가지가 있다. 어디로 가더라도 좋은데, 작가는 드리니 매표소로 두 번을 다녀왔기에 이번에는 순담매표소에서 출발하는 길을 택한다. 드르니 매표소에서 출발하면 약간 오르막 느낌이고, 순담매표소에서 출발하면 약간 내리막길 느낌이다.고개를 돌리면 같은 경치를 감상할 수 있으
단풍 맛집 TOP 3에 오르기까지 한 남이섬의 가을, 어느 한곳 허투루 넘길 곳 없어 작가의 셔터는 걸음의 속도보다 구도의 형상을 잡느라 머리속이 더 바쁘다.수도권에서 한시간 남짓 달리면 남이섬에 다다른다. 주차장과 매표소는 경기도 가평이지만 배를 타고 들어가면 섬 자체는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해 있다. 남이섬에서 운영하는 주차장이 있지만 주변 닭갈비를 파는 식당을 이용하면 식당 주차장에 차를 두고 남이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입장료도 각종 여행 사이트를 통하여 일정 부분 할인 받을 수 있으니, 트립닷컴 등을 확인해 보면 도움이 된다
유난히 스트레스가 많았던 일주일의 마무리는 약간의 힐링이 필요하다.금요일 퇴근길을 산정호수로 방향을 잡았다. 한화리조트 산정호수 안시는 조용하게 쉬기에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주변에 볼 거리도 많아서 짧은 주말 여행 숙박으로 추천할 수 있는 곳이다. 이틀을 머물고 싶었지만 토요일은 예약이 너무 많아서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인기다.도심을 벗어나 달려가는 길은 뭔가 현실로부터 멀어지면서 새로운 어떤 세계로의 진입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간단히 식사를 하고, 저녁에 먹을 것과 간단히 아침을 해결할 것
20년쯤 전에 있었던 일이다. 선배가 부친상을 당하여 문상을 갔었다. 집안 어른이 아닌 분의 문상은 처음이었다. 잘 모르면 물어보기라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약간의 분위기 파악을 하면서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방명록도 처음 써보고, 생각해보니 부조금을 준비하지 못해서 한쪽 구석에서 부랴부랴 봉투에 돈을 넣는데, 한 분이 대뜸 이렇게 말씀하셨다.‘젊은 친구, 잘 몰라서 그러는 것 같으니 내 알려줄게. 돈을 넣을 때는 앞뒤를 섞지 않고 차곡차곡 정리해서 하는거에요.’ 1초의 멍한 시간이 흐르고...아 네,하고는 말씀대로 돈을 정리
그리스 신화에는 기회의 신인 카이로스가 있다. 이 신은 앞머리는 길지만, 뒤통수에는 머리카락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기회 역시 나타났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으나 지나가고 나면 다시 붙잡을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간경화 환자는 손이 많이 간다. 복수 관리도 해줘야 하고, 부종도 신경을 써줘야 한다. 간질환에 동반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도 힘이 들고, 의료진도 힘이 많이 든다. 의식이 명료하기에 고통을 느끼는 정도가 심하고, 현실적으로 회복 가능성도 간이식 이외는 없어서 암 만큼이나 나쁜 병이라고 생각
얼마 전 아버지가 필자의 병원에서 입원하였던 적이 있었다. 1년간 총 네 번의 수술을 받게 되었는데, 평생 건강히 지내시다 생긴 갑작스러운 변화에 가족 모두가 적잖게 당황을 했다. 가장 큰 수술은 암 수술이었다. 건강검진으로 발견하고, 원격 전이 전에 수술하여 병소를 절제할 수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일이었다. 진단에서 수술 결정까지, 그리고 수술 전 검사 과정은 참 복잡하였다.하루에 검사가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수 차례 병원을 방문해야 하였고, 시간 맞춰 가더라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었다. 하루는 매번 두 분만 가는 것이
출근하자마자 급한 전화가 걸려왔다.“원장님, 환자가 숨을 안 쉬어요!”병동으로 가서 환자를 진찰해보니 이미 심정지가 온 상태였다. 심폐소생술을 원하지 않는다는 보호자의 의사 표시가 있었던 분이었다. 보호자에게 전화로 현재 상황을 말씀드렸다. 30분 후 도착한 보호자 앞에서 사망 선언을 하였고, 환갑이 넘은 보호자 부부는 이내 눈물을 터뜨렸다. 어떤 위로의 말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 힘들지 않게 가셨다는 말을 뒤로 하고 방을 나왔다. 서류를 정리하면서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나
6개월쯤 입원해 있던 할머니 한 분이 갑자기 돌아가셨다. 벌써 한 달이 지났는데도 가끔 얼굴이 생각나는 분이다. 아마 남들보다 더 잘 웃는 분이어서 그런 것 같다. 이 분은 뇌경색이 있었으나 특이 후유증 없이 일상 생활을 하시던 분인데 갑작스러운 의식 소실이 발생하여 대학병원에 입원, 요로감염으로 인한 패혈증 및 급성 신장 기능 저하로 치료받았다. 이후 보행이 되지 않아 자택으로 갈 수 없어 우리 병원으로 오시게 되었다. 뇌 검사를 포함 여러 검사를 해도 걷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재활 치료를 해도 반응이 없었고, 어찌
원장님, 저 수혈 하는거 원치 않습니다.수화기 너머 떨리는 목소리로 보호자께서 말씀하셨다. 환자는 90세를 바라보는 나이로 치매가 심하고 누워서 눈만 깜빡이는 것이 전부인 어떠한 의사소통도 안되는 분이다. 자식들도 못 알아보는 상황에서 수 년째 조금씩 컨디션이 나빠져 가고 있었다. 이 환자는 우리 병원에 오기 전부터 계속 빈혈 문제를 갖고 계셨다. 그런데 최근 빈혈 수치가 급격히 나빠지는 양상이었다. 수혈을 해도 잠시 뿐, 다시 일반 성인의 절반 수준의 수치를 보였다.두세 달에 한번꼴로 수혈을 하였는데, 세 번째인가 네 번째 수혈을
산수유 축제는 구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접근성도 좋은 이천 백사 마을로 가보자.한두 그루로 천천히 시작한 산수유 나무는 군락지로 이어지며 꿈을 꾸는듯 환상적인 노란색 꽃으로 봄의 시작을 알린다.끝날 것 같지 않던 겨울은 계절의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서서히 봄에게 그 자리를 내어준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길목에 서면 통도사 홍매화를 출발점으로 해서 산수유길을 건너고 개나리 골목을 따라 그렇게 꽃의 계절은 새로운 생명들을 담아낸다.봄이 오면 한번쯤은 꽃 마중을 나갈 기대감에 마음이 설렌다. 그러나 이
연말 연시는 다들 바쁘다. 그동안 눌려 있던 모임 수요가 폭발해서일까, 필자도 오래간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다. 만나서 하는 대화는 모임의 성격마다 다르지만 이야기꽃이 활짝 피면 다들 건강, 특히 비만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를 하게 된다. 그러다가 갑자기 필자가 입방아에 오른다.왠만한 모임에서 필자보다 마른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노파심에 밝혀두지만, 필자의 체중은 정상 범위에 있다.) 굳이 관리를 하지 않는데, 20년째 몸무게가 큰 변화가 없는건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당사자에게는 고민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언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금융도 이제 체질개선에 나선 것을 보인다. 작년에 대비 모든 금융사들은 방문을 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인해서 스마트 폰으로 모든 업무를 볼 수 있고 처리 할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지나 10년간 눈부신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통장을 개설하려면 은행에 방문해서 각종 서류를 작성한 뒤 통장을 받아갔지만 현재는 은행앱(어플)을 다운 받은 뒤 비대면으로 가입하면 종이통장이 필요 없이 인터넷상에 계좌가 생성이 된다. 이제는 “마이데이터” 시대가 온다
의미는, 두 가지로 나뉜다.‘발신자의 의미’와 ‘수신자의 의미’다. 말하는 사람의 의미와 듣는 사람의 의미가 다를 때가 많다. 심지어 말한 사람의 의미는 관심인데, 상대방은 폭력으로 들을 때도 있다. 서로 말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가까운 사이일수록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내가 말한 의미를 정확하게 알려 줄 필요가 있고, 상대방은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가족도 그렇다.가족은 오히려 서로 너무 잘 알고 있고, 어제든지 뭉친 마음을 풀 수 있다고 생각한
30을 바라보던 시절에 흔히 듣던 말이 “결혼할 때 집안을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때는 그 말이 참 듣기 싫었다. 사람이 중요하지 왜 자꾸 배경을 따지려 할까. 속물근성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양병원에서 일을 하면서 부모와 자식을 동시에 보게 되는 일이 많다 보니 이제는 결혼과 같은 중대사에는 반드시 집안을 봐야 한다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A 할머니는 첫 인상부터 참 선한 얼굴이었다.말기 암 환자로 통증 조절이 안되어 입원하였다. 순간적으로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응급실 몇 번 다니다 보니 너무 고생스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도전해 볼만한 겨울 태백산 그리고 바닷가에서 낭만 넘치는 킬링 캠핑 후 일출을 보자. 동해 보양식의 대명사 섭국으로 온기를 더하고 통유리창으로 푸른 동해 바다를 보며 온천을 즐기면 완벽한 겨울 여행이 아닐까?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 제법 두터운 옷으로 무장한 세명의 남자가 모였다.카니발에 각자의 배낭을 옮겨 싣고 서울을 빠져나간다. 조금은 덜 깬 잠을 쫓으려 커피 한잔을 나누고 오늘의 목적지가 있는 강원도 태백으로 향한다. 얼마나 달렸을까? 한적한 강원도의 길은 평화로움 그 자체를 선물한다. 좀 늦은
“나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마라!”전태일 열사가 아무리 호소해도 바뀌지 않는 노동환경을 고발하고자,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르고 울부짖은 몇 마디가 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외친 한 마디가, 자신의 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아 달라는 당부였다. 자신이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외치는 이 몇 마디가, 꼭 현실로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애원이기도 했다. 어머니가 병원으로 달려왔다.전태일 열사는 코와 입만 빼고, 온몸에 붕대가 감겨있었다. 하지만 목소리만큼은 또렷했다.